노숙인 3인, 서울 노숙인쉼터 ‘저축왕’ 저축의날 표창
노숙인쉼터에 거주하면서 자활·자립을 위해 꾸준히 저축을 해 온 노숙인 3명이 저축의 날 표창을 받는다.
서울시는 26일 수년째 노숙인 생활을 하고 있는 오 모(53)씨와 신 모(49)씨, 김 모(41)씨가 제47회 저축의 날 행사에서 금융위원장 표창을 받는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지난해 시내 보호시설에 사는 노숙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숙인 저축왕 선발대회에서 뽑힌 70명 중 10명을 표창 대상자로 금융위원회에 추천했고 이 중 3명이 최종 선정됐다. 이 대회는 노숙인들의 저축을 장려하고, 자활·자립을 도모하기 위해 2008년부터 서울시가 독자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오씨는 사업 실패 후 일본으로 건너가 10년간 갖은 고생을 하다 귀국하고서 부인과 이혼하고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며 고시원 생활을 했다.
거기에다 설상가상으로 2005년에는 실수로 1000만원이라는 큰 빚을 졌고, 그 뒤 술과 가까이하는 시간이 늘었다. 그러던 중 빚을 정리하지 않고서는 앞날이 없다는 생각에 노숙인 쉼터에 들어가 생활하며 열심히 일을 해서 빚을 갚았다. 올해 5월 재활용센터인 서울에코시티로 직장을 옮긴 뒤 월급이 130만원으로 늘자 이 중 90만원씩을 저축하고 있다.
신씨는 대학에 다니던 중 군에 입대했다가 사고를 당한 이후 환청에 시달리고 헛것이 보이는 등 초기 정신질환 증세가 나타나는 바람에 수년간 정신병원을 전전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몸 상태가 좋아지고 서울시 노숙인 자활프로그램인 자활영림단에서 1년간 숲가꾸기 사업에 참여하면서 1000만원을 모을 수 있었다.
2002년부터 노숙인 시설을 오간 김씨는 100만원 이상 저축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삶의 목표가 없었지만 2008년 희망플러스통장 가입자격을 얻은 뒤 2년간 성실히 돈을 모아왔으며, 1년 뒤 1440만원이라는 목돈을 받게 된다. 공부도 열심히 해서 보일러취급자격증, 주택관리사자격증 등을 취득했으며, 아파트관리소장을 꿈꾸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들에게는 저축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이라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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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쉼터에 거주하면서 자활·자립을 위해 꾸준히 저축을 해 온 노숙인 3명이 저축의 날 표창을 받는다.
서울시는 26일 수년째 노숙인 생활을 하고 있는 오 모(53)씨와 신 모(49)씨, 김 모(41)씨가 제47회 저축의 날 행사에서 금융위원장 표창을 받는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지난해 시내 보호시설에 사는 노숙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숙인 저축왕 선발대회에서 뽑힌 70명 중 10명을 표창 대상자로 금융위원회에 추천했고 이 중 3명이 최종 선정됐다. 이 대회는 노숙인들의 저축을 장려하고, 자활·자립을 도모하기 위해 2008년부터 서울시가 독자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오씨는 사업 실패 후 일본으로 건너가 10년간 갖은 고생을 하다 귀국하고서 부인과 이혼하고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며 고시원 생활을 했다.
거기에다 설상가상으로 2005년에는 실수로 1000만원이라는 큰 빚을 졌고, 그 뒤 술과 가까이하는 시간이 늘었다. 그러던 중 빚을 정리하지 않고서는 앞날이 없다는 생각에 노숙인 쉼터에 들어가 생활하며 열심히 일을 해서 빚을 갚았다. 올해 5월 재활용센터인 서울에코시티로 직장을 옮긴 뒤 월급이 130만원으로 늘자 이 중 90만원씩을 저축하고 있다.
신씨는 대학에 다니던 중 군에 입대했다가 사고를 당한 이후 환청에 시달리고 헛것이 보이는 등 초기 정신질환 증세가 나타나는 바람에 수년간 정신병원을 전전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몸 상태가 좋아지고 서울시 노숙인 자활프로그램인 자활영림단에서 1년간 숲가꾸기 사업에 참여하면서 1000만원을 모을 수 있었다.
2002년부터 노숙인 시설을 오간 김씨는 100만원 이상 저축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삶의 목표가 없었지만 2008년 희망플러스통장 가입자격을 얻은 뒤 2년간 성실히 돈을 모아왔으며, 1년 뒤 1440만원이라는 목돈을 받게 된다. 공부도 열심히 해서 보일러취급자격증, 주택관리사자격증 등을 취득했으며, 아파트관리소장을 꿈꾸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들에게는 저축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이라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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