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성 때문에 청약률 계약률 호조
일반주택 시장과 연계는 무리
최근 고가주택과 대단지 아파트의 펜트하우스 청약 및 계약률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한 동부건설의 '용산 센트레빌 아스테리움'은 3.3㎡당 평균 분양가는 3600만원, 최고 42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3순위 마감을 한 뒤 70%가 넘는 계약율을 보이고 있다. 1~2순위에서 마감하지 못한 일부 주택형은 3순위에서 최고 5.5대 1을 기록했다.
동부건설 한제훈 차장은 "한남동과 동부이촌동 등 부촌지역과 인근 주민들이 계약을 했다"며 "시티파크 등 인근 아파트 시세가 3.3㎡당 3000만원선이기 때문에 가격 저항력도 적고 입지나 조망에 후한 점수를 준 관람객들이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 상황도 비슷하다. 한라건설이 청주 용정지구에 분양한 '한라비발디'도 일반청약에서 상당수가 미분양으로 남았지만 대형 주택형은 인기를 끌었다. 134㎡A형의 경우 23가구 모집에 34가구가 지원해 3순위 마감했으며, 134㎡B은 22가구 모집에 15가구가 지원했다. 미달된 아파트도 있지만 계약률은 60%선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이 용인포곡에 분양한 쉐르빌의 경우 153㎡과 154㎡형 2가구 모두 3순위에서 마감했다.
롯데건설과 한진중공업 등이 인천 송도에 분양한 '송도 캐슬&해모로'도 일부 중대형은 남았지만 일반 청약에서 153~164㎡ 형의 경우 최고 4대 1로 1순위 마감했다.
기존에 분양한 고가 아파트들도 초기에는 청약 및 계약률이 신통치 않았지만 최근에는 프리미엄이 수억원까지 붙는 상황이다.
한화건설이 뚝섬 일대 서울숲에 짓고 있는 '갤러리아 포레'의 경우 230가구 중 20가구 정도만 남고 모두 계약됐다. 애초 이 아파트를 분양했을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으나 재벌 오너가를 비롯해 연예인과 각종 전문직 종사자들이 잇따라 계약을 하면서 프리미엄까지 붙고 있다.
내년 6월 완공을 앞둔 이 아파트는 3.3㎡당 4500만원대에 분양가가 정해졌으며, 최고층 펜트하우스의 분양가는 64억원에 달할 정도다.
3~4억원의 웃돈으로 거래가 진행중이고 뒤늦게 펜트하우스를 구입하려고 10억원의 웃돈을 제안해도 계약자가 내놓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타워팰리스 등 강남권 고급 아파트단지가 입주 10년차를 맞으면서 이주를 준비중인 수요자가 상당수 된다"며 "지난 10월에만 견본주택 방문자가 3배 늘었고 10여건의 계약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주택경기가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갖기도 하지만 업계에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SK D&D가 판교에 분양한 타운하우스 아펠바움은 일반 청약에 단 한명도 지원하지 않았고 수도권 일부 대단지의 펜트하우스는 청약에서는 성공했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다.
경기 남부권에서 주택을 분양한 업체 관계자는 "실제 청약을 했지만 지금 계약을 해야할지 판단을 못내리는 고객이 대부분"이라며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조성된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주택시장과 연계시키기에도 무리"라고 말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고가주택은 희소성 때문에 차별화된 상품"이라며 "일부 입지가 좋은 주택의 계약률이 좋다고 해도 지엽적인 호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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