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은 곧 백수” 취업대란

면접 기회도 없어 ‘저주받은 세대’ … 여대생 지방대생 더 심각

지역내일 2001-10-31 (수정 2001-11-01 오후 3:48:00)
“30곳 넘게 원서를 냈지만 연락 한번 없습니다”
서울 ㄱ대 신방과 졸업반인 김 모씨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올해 스물 일곱, 졸업반인 그는 1년 내내 취업을 목표로 동분서주했지만 어느 회사도 받아주지 않고 있다. 소위 명문대는 아니어도 ‘중류’대학을 나왔고 토익도 900점대에 육박하는 그가 취업 재수생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대졸 취업 예정자 43만명에 일자리는 고작 6만개인 시대가 닥치면서 김씨는 주변에서 흔한 사례가 돼버렸다. ‘취업대란’이 그만의 불행은 아닌 것이다.

◇대학가는 아우성= 졸업생들은 취업을 ‘전쟁’에 비유하며 열심히 뛰고 있지만 솔직히 결실을 기대하지 않는다. 채용 자체가 워낙 적어 원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서울 ㅎ대 철학과 졸업예정자인 최 모씨(27)는 최근 우편과 인터넷 등을 통해 스무곳 넘게 원서를 냈지만 소식이 없어 사실상 취업을 포기했다. 기업들의 공채가 대부분 끝이 났고 나머지 회사들도 거의 공대생을 원하기 때문. 최씨는 “한두 과목을 일부러 F학점을 받거나 휴학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취업을 한다고 해도 소속이 없는 실업자보다 학생신분이 낫다고 주위에서 권유한다.
IMF 실업난을 피해 대학원을 진학했던 서울 ㅅ여대 진 모씨(26)도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94학번인 그녀는 졸업반이던 97년 IMF를 맞아 취업을 포기하고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막상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갈곳이 없기는 4년 전과 마찬가지. 그녀의 동기들은 자신들을 ‘저주받은 세대’라고 부른다. IMF와 최근의 경제난을 연속 겪으면서 사실상 취업을 포기하고 백수생활을 강요받은 자신들의 처지를 빗대 표현한 말이다. 진씨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대학원까지 마치고 어학연수도 다녀왔지만 어느 기업도 여성 지원자를 환영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서울지역 대학은 나은 형편. 지방대에는 아예 취업 원서조차 오지 않고 있다. 학점 좋고 어학실력이 아무리 특출해도 기업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올해 2월 대구 ㅇ대학을 졸업한 김 모씨(28)는 구직을 포기하고 최근 학원강사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더 이상 취직을 꿈꾸며 집안에 기대기는 어려웠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이제 원서 구하러 다니기도 지쳤다. 학원강사를 하면서 방법을 찾겠다”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기업은 난색= 기업들은 신규직원 채용 계획을 묻는 질문에 손을 내젓는다. 업계에 따르면 상장기업 10곳 중 1곳 정도만 직원을 뽑을 계획이다.
인력전문회사 리쿠르트 정보통신은 하반기 기업채용 규모를 1만5000여명 수준으로 잡고 있다. 이는 올해 취업 희망자 43만명(내년 졸업예정자 16만명, 대졸취업재수생 27만명)에 비춰볼 때 ‘코끼리 비스킷’수준.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입사원 채용에는 사상 유례없는 인파가 몰리고 있다. 15명을 뽑는 예금보험공사에는 무려 2400여명이 원서를 제출했다. 회사관계자들은 서류전형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300명 모집에 5만2000여명의 지원자가 쇄도, 17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600명 모집에 3만명이 몰렸던 것에 비해 경쟁률이 크게 급증했다. 지원자 가운데는 석·박사 학위취득자도 13.9%에 달했다.
SK의 경우에도 400명 채용에 2만4000여명이 지원, 60대1의 경쟁률을 넘어섰다. 워커힐 호텔은 고작 10명 모집에 1400여명이 지원했으며 석사학위 소지자가 24%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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