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쟁은 못 일으키더라도 국지적 도발 계속할 듯
DJP공동정부 시절 내각제는 JP가 먼저 포기했다
내일신문은 창간 17주년(일간 10주년)을 맞이해 <한국정치의 내일을 말하다>라는 기획인터뷰를 진행한다. 대한민국 정치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여야의 대선주자를 비롯한 유력 정치인, 대표적인 지식인 등을 독자들과 함께 인터뷰해 정치 발전의 사회적 공론과 비전을 국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인터뷰는 지난 13일 오후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진행됐다. <편집자>
- 정치에 참여를 하게 된 계기나 배경은 무엇이고, 정치참여를 권유한 사람은 누구였나.
어렸을 때부터 정치를 좋아했다. 그리고 시골이지만 가족들이 정치하는 데 많이 관여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책상위에 대통령이라고 써붙였다고 하는데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누가 꿈을 물어보면 ''국회의원하고 야당 원내총무(현재의 원내대표) 한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꿈은 이뤘다. 집권을 하고 다른 것도 해 봤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지금 원내대표를 하고 있어서 내 꿈을 이뤘다. 그때 만약 대통령을 얘기했으면 대통령 됐을 텐데(웃음).
-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대화와 타협의 정치기조로 파트너십 정치를 유지해왔는데.
결과론적으로 보면 나는 의회주의자다.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는 그런 정치를 하고 또 김대중 전대통령도 ''어떤 경우에도 싸우지 마라. 이제 국민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본회의장에서 몸싸움하는 그런 시대는 지났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김 전대통령은 MB정부 집권 초에 굉장한 기대를 했다. 그리고 협조를 했다. 우리한테도 말조심하라고 했다. 그러나 서거하시기 전에 이명박 정부의 3대 위기를 보고 특히 민주주의와 남북관계를 보고 ''행동하는 양심''을 강조했다. 행동하는 양심은 별 것 아니다. 좋은 신문보고, 좋은 방송 듣고, 꼭 투표장에 나가서 좋은 정당에 투표하는 것이다. 이것도 못할 거면 담벼락을 보고 욕이라도 해야 한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는 그전부터 잘 알고 공감대도 있고 좋은 파트너로 잘해왔다. 그런데 이렇게 잘 얘기를 진행해오다가 청와대 지시로 왜 그렇게 갑자기 무너졌는가. 지금도 나는 이해를 못하겠다.
- 이번 예산안 통과를 놓고 사전에 전혀 교감이 없었나.
나하고 김무성 대표하고 10일까지 계수조정 소위를 하자고 했다. 계수조정 소위원들의 보고를 받아보고 민주당의 정책예산, 지역예산 등 소위 말하는 쪽지를 10일까지 주겠다고 했다. 4대강 예산은 1조 이상 삭감해야 한다고 했다. 한나라당 쪽에서 수석부대표를 통해 3000억원 삭감해주겠다고 했다. 그건 안 된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밀고 당기다 보면 어떤 의미에서는 6500억원 정도 삭감하고 예산이 통과됐을 수도 있다. 대신 우리는 반대한다. 본회의 장에서 물리적 저지는 안한다. 로텐더 홀에서 항의하니까 (물리적 충돌 없이) 단독으로 통과시켰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완전하게 타협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얘기까지 갔다.
- 김무성 대표는 노력했는데 청와대 지시로 불가피하게 이렇게 된 것이라고 보는가.
그렇다. 그리고 연평도 사건 났을 때 보니까 김무성 대표가 엄청난 강경보수더라. 난 그 정도인지 몰랐다. 전쟁이 났는데 무슨 평화냐 그런 식이다. 이번 예산도 그런 것이다. 정치란 살아있는 생물이라 예측 불가한 것이다. 만약에 내가 타협을 하고 김무성 대표가 받아들여서 타협의 결과로 통과됐다면 지금 어떻게 돼 있을까. 완전히 반대방향이 돼 있을 것이다. 그런데 김무성 대표가 응하지 않고 날치기로 법안까지 저렇게 밀어붙여서 한나라당이 국민들로부터 비판을 받는 것이다. 심지어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마치 1996년도 김영삼 정권의 노동법 날치기처럼 자기들은 축배의 잔을 들었지만 국민이 심판해서 50년 보수정권을 놓쳤다''고 말했다. 정치는 참 예측불허다.
- 이재오 특임장관이 개헌은 지금이 적기라며 개헌론을 주장하고 있는데.
나는 개헌주의자다. 김대중 대통령은 개헌을 반대했다. 모시면서 유일하게 의견이 다른 것이 개헌이었다. 나는 내각책임제나 분권형을 주장했고, 김 전대통령은 대통령중심제를 주장했다. DJP때도 나는 내각제 개헌해야 된다고 그랬다. 그런데 김 대통령은 절대 반대였다. 지난 얘기지만 흔히 김 전대통령이 내각제 개헌을 반대했기 때문에 JP(김종필)가 나갔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JP가 먼저 (내각제) 포기를 했다. 그러니까 내각제를 주창하던 김용환 강창희 이런 사람들이 치고 나간 것이다. 지금까지 모든 사람들은 DJ가 안했다고 하는데 아니다. 우리는 JP의 의사를 감사하게 접수했을 뿐이다. 아무튼 그랬는데 김대중 전대통령이 서거하시기 얼마 전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역시 보니까 개헌은 해야 되겠다. 내각제나 이원집정제로 가는 게 좋다. 그 대신 우리 국민들이 대통령을 직접 뽑는 열망이 있으니까 직선으로 하고, 4년 중임의 정부통령제가 좋다고 하셨다. 그러다가 서거하셨다. 자서전에 그게 나온다. 개헌을 해야 한다고 처음 얘기했다. 그런데 나는 본래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창했던 사람이다. 이렇게 개헌을 찬성하지만 MB가 개헌을 하려 했으면 집권 초에 했어야 한다. 이제 2년 밖에 안 남았다. 이미 실기했고, 진정성도 없다. 게다가 한나라당내 친박계가 반대를 하고 있다. 민주당내 개헌찬성론자도 지금은 찬성할 수 없게끔 정국을 만들었다. 그래서 지금 개헌은 꼼수고, 해 보려고 해도 안 된다고 본다. 물 건너갔다.
-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처에 대한 평가는.
MB는 한마디로 철학이 없고, 남 탓하는 정권이다. 특히 대북문제가 그렇다. 햇볕정책은 현재의 남북관계로 봐서 제일 좋은 정책이니까 해야 된다. MB도 대선 후보 때 동교동을 방문했다. 한 시간 대화를 하면서 30분 정도 김대중 전대통령이 햇볕정책에 대해 설명하니까 "각하 저하고 똑 같습니다." 이걸 다섯 번 얘기했다. 제가 옆에 있었고, 이동관 전 수석이 옆에 있었다. 그래서 김 전대통령이 ''비록 선거 때 우파의 길을 갔지만 나한테 그렇게 얘기하고, 실용주의 노선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 대북문제를 고칠 것''이라고 생각하다 실망을 한 것이다. 아무튼 국가정책은 결정을 할 때는 신중해야 되지만 결정을 하고 나서는 나쁜 정책이라도 밀고 가야 된다. 그래야 국민이 믿어주고 따라준다. MB의 대북정책은 한마디로 강경정책 아니냐. 강경정책이라도 제대로 써야 한다는 것이다. 햇볕정책도 한미동맹과 한미일 공조와 한일중러의 협력 속에서 한반도 평화를 지킨다는 것이다. 튼튼한 안보 속에서 교류협력을 통해서 평화를 지킨다는 것이지 튼튼한 안보가 빠진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해에서 교전 났을 때 두 번 다 승리했다. 그 결과 노무현 대통령 5년에는 한 번도 그런 사건 안 났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해서 햇볕정책을 제일 먼저 폐기시켰고, 강경정책을 썼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강경정책은 실패했고, 역시 햇볕정책으로 돌아가야 된다고 본다. 북한 경제가 약하기 때문에 전쟁은 못 일으키더라도 국지적 도발은 계속 할 것이다. 6자회담을 빨리 열어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북한 핵은 날로 개발돼 가벼워지고, 작아진다. 만약 소형경량화 된 핵이 미사일에 탑재된다면 세계적 재앙으로 크나큰 문제가 된다.
- 햇볕정책에 대해 최근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에 있으면서 햇볕정책을 지지했다. 그러니까 거기서 성공할 수 없었다. 고건 총리는 우리 쪽에 있으면서 상호주의를 부르짖었기 때문에 우리 쪽에서 성공할 수 없었다. 그런데 손학규 대표가 (민주당에) 왔다. 비록 온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손학규 대표는 햇볕정책을 신봉하는 분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주위 참모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김정일도 만나고 약간 좌클릭 하다가 후보가 안됐다. 그래서 지금은 완전히 보수 쪽으로 가버렸다. 만약 박근혜 대표가 후보가 되면 좌클릭 할 거다. 그래서 손 대표에게 그런 얘기를 한다. 당신은 민주당 대표가 아니라 결국 민주당 후보를 할 것 아니냐. 대통령 후보라고 하면, 후보가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지금 손대표 측근이나 참모들이 하는 것은 후보가 된 다음에 하는 일을 찾고 있다. 후보가 돼서는 중도 우클릭을 하는 게 좋다. 그렇지만 지금은 정체성을 확실하게 하면서 후보가 되는 길로 가야 한다.
- 한국사회의 시대정신과 2012년 대선에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될 화두는 뭐라고 보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서민경제를 살리고, 남북관계를 평화로 가는 것 이 ''3대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 뭐가 되겠나. 국회를 무시하고, 언론을 장악하고, 민간사찰하고, 국가인권위를 저렇게 만들어 민주주의를 하지 않고 인권이 기본적으로 틀려버린 나라로 가고 있지 않나. 서민경제도 마찬가지다. 4대강 공사를 12개 건설회사 순서대로 줬다고 하더라. 6조3000억원 투입해 가지고 겨우 1222개 일자리 창출했다. 지금 서민경제 다 죽고 있다. 더구나 ''형님예산'' 살리려고 결식아동 방학 때 밥 안주면 어떻게 하나. 학교가 방학하지 결식아동 입과 배도 방학하나. 대학생들 등록금 지원해주는 예산도 빠졌다고 한다. 그 다음에 남북문제는 경제문제 이기도 하다. (연평도 포격) 저렇게 터져서 시장 반응이 굉장했지 않나. 그러나 확전 안한다는 그 말로 다시 살아났다. 그게 평화다. 통일은 몇십년 후의 일이다. 민주주의, 서민경제 여기에 평화, 이 세 가지가 곧 위기이고 우리 시대정신이다. 분단된 국가에서 5년 동안 한 번도 민족문제와 통일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강경으로 간 이명박 정권이다. 계속 전쟁의 위협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지가 2012년에 굉장한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역시 일자리, 서민경제와 민주주의다. 우리 민주당의 정체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한나라당이 망쳐버린 경제를 살렸고, 그 어려운 위기 속에서 평화를 이뤘는데 이명박 정부 집권 후 다시 총체적으로 후퇴를 했다. 이것을 회복하는 일이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2012년에는 우리가 승리한다고 본다. 저렇게 한나라당은 분열하니까 우리가 단합해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대담 김종필 정치팀장 jpkim@naeil.com정재철 기자 j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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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P공동정부 시절 내각제는 JP가 먼저 포기했다
내일신문은 창간 17주년(일간 10주년)을 맞이해 <한국정치의 내일을 말하다>라는 기획인터뷰를 진행한다. 대한민국 정치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여야의 대선주자를 비롯한 유력 정치인, 대표적인 지식인 등을 독자들과 함께 인터뷰해 정치 발전의 사회적 공론과 비전을 국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인터뷰는 지난 13일 오후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진행됐다. <편집자>
- 정치에 참여를 하게 된 계기나 배경은 무엇이고, 정치참여를 권유한 사람은 누구였나.
어렸을 때부터 정치를 좋아했다. 그리고 시골이지만 가족들이 정치하는 데 많이 관여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책상위에 대통령이라고 써붙였다고 하는데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누가 꿈을 물어보면 ''국회의원하고 야당 원내총무(현재의 원내대표) 한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꿈은 이뤘다. 집권을 하고 다른 것도 해 봤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지금 원내대표를 하고 있어서 내 꿈을 이뤘다. 그때 만약 대통령을 얘기했으면 대통령 됐을 텐데(웃음).
-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대화와 타협의 정치기조로 파트너십 정치를 유지해왔는데.
결과론적으로 보면 나는 의회주의자다.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는 그런 정치를 하고 또 김대중 전대통령도 ''어떤 경우에도 싸우지 마라. 이제 국민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본회의장에서 몸싸움하는 그런 시대는 지났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김 전대통령은 MB정부 집권 초에 굉장한 기대를 했다. 그리고 협조를 했다. 우리한테도 말조심하라고 했다. 그러나 서거하시기 전에 이명박 정부의 3대 위기를 보고 특히 민주주의와 남북관계를 보고 ''행동하는 양심''을 강조했다. 행동하는 양심은 별 것 아니다. 좋은 신문보고, 좋은 방송 듣고, 꼭 투표장에 나가서 좋은 정당에 투표하는 것이다. 이것도 못할 거면 담벼락을 보고 욕이라도 해야 한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는 그전부터 잘 알고 공감대도 있고 좋은 파트너로 잘해왔다. 그런데 이렇게 잘 얘기를 진행해오다가 청와대 지시로 왜 그렇게 갑자기 무너졌는가. 지금도 나는 이해를 못하겠다.
- 이번 예산안 통과를 놓고 사전에 전혀 교감이 없었나.
나하고 김무성 대표하고 10일까지 계수조정 소위를 하자고 했다. 계수조정 소위원들의 보고를 받아보고 민주당의 정책예산, 지역예산 등 소위 말하는 쪽지를 10일까지 주겠다고 했다. 4대강 예산은 1조 이상 삭감해야 한다고 했다. 한나라당 쪽에서 수석부대표를 통해 3000억원 삭감해주겠다고 했다. 그건 안 된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밀고 당기다 보면 어떤 의미에서는 6500억원 정도 삭감하고 예산이 통과됐을 수도 있다. 대신 우리는 반대한다. 본회의 장에서 물리적 저지는 안한다. 로텐더 홀에서 항의하니까 (물리적 충돌 없이) 단독으로 통과시켰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완전하게 타협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얘기까지 갔다.
- 김무성 대표는 노력했는데 청와대 지시로 불가피하게 이렇게 된 것이라고 보는가.
그렇다. 그리고 연평도 사건 났을 때 보니까 김무성 대표가 엄청난 강경보수더라. 난 그 정도인지 몰랐다. 전쟁이 났는데 무슨 평화냐 그런 식이다. 이번 예산도 그런 것이다. 정치란 살아있는 생물이라 예측 불가한 것이다. 만약에 내가 타협을 하고 김무성 대표가 받아들여서 타협의 결과로 통과됐다면 지금 어떻게 돼 있을까. 완전히 반대방향이 돼 있을 것이다. 그런데 김무성 대표가 응하지 않고 날치기로 법안까지 저렇게 밀어붙여서 한나라당이 국민들로부터 비판을 받는 것이다. 심지어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마치 1996년도 김영삼 정권의 노동법 날치기처럼 자기들은 축배의 잔을 들었지만 국민이 심판해서 50년 보수정권을 놓쳤다''고 말했다. 정치는 참 예측불허다.
- 이재오 특임장관이 개헌은 지금이 적기라며 개헌론을 주장하고 있는데.
나는 개헌주의자다. 김대중 대통령은 개헌을 반대했다. 모시면서 유일하게 의견이 다른 것이 개헌이었다. 나는 내각책임제나 분권형을 주장했고, 김 전대통령은 대통령중심제를 주장했다. DJP때도 나는 내각제 개헌해야 된다고 그랬다. 그런데 김 대통령은 절대 반대였다. 지난 얘기지만 흔히 김 전대통령이 내각제 개헌을 반대했기 때문에 JP(김종필)가 나갔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JP가 먼저 (내각제) 포기를 했다. 그러니까 내각제를 주창하던 김용환 강창희 이런 사람들이 치고 나간 것이다. 지금까지 모든 사람들은 DJ가 안했다고 하는데 아니다. 우리는 JP의 의사를 감사하게 접수했을 뿐이다. 아무튼 그랬는데 김대중 전대통령이 서거하시기 얼마 전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역시 보니까 개헌은 해야 되겠다. 내각제나 이원집정제로 가는 게 좋다. 그 대신 우리 국민들이 대통령을 직접 뽑는 열망이 있으니까 직선으로 하고, 4년 중임의 정부통령제가 좋다고 하셨다. 그러다가 서거하셨다. 자서전에 그게 나온다. 개헌을 해야 한다고 처음 얘기했다. 그런데 나는 본래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창했던 사람이다. 이렇게 개헌을 찬성하지만 MB가 개헌을 하려 했으면 집권 초에 했어야 한다. 이제 2년 밖에 안 남았다. 이미 실기했고, 진정성도 없다. 게다가 한나라당내 친박계가 반대를 하고 있다. 민주당내 개헌찬성론자도 지금은 찬성할 수 없게끔 정국을 만들었다. 그래서 지금 개헌은 꼼수고, 해 보려고 해도 안 된다고 본다. 물 건너갔다.
-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처에 대한 평가는.
MB는 한마디로 철학이 없고, 남 탓하는 정권이다. 특히 대북문제가 그렇다. 햇볕정책은 현재의 남북관계로 봐서 제일 좋은 정책이니까 해야 된다. MB도 대선 후보 때 동교동을 방문했다. 한 시간 대화를 하면서 30분 정도 김대중 전대통령이 햇볕정책에 대해 설명하니까 "각하 저하고 똑 같습니다." 이걸 다섯 번 얘기했다. 제가 옆에 있었고, 이동관 전 수석이 옆에 있었다. 그래서 김 전대통령이 ''비록 선거 때 우파의 길을 갔지만 나한테 그렇게 얘기하고, 실용주의 노선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 대북문제를 고칠 것''이라고 생각하다 실망을 한 것이다. 아무튼 국가정책은 결정을 할 때는 신중해야 되지만 결정을 하고 나서는 나쁜 정책이라도 밀고 가야 된다. 그래야 국민이 믿어주고 따라준다. MB의 대북정책은 한마디로 강경정책 아니냐. 강경정책이라도 제대로 써야 한다는 것이다. 햇볕정책도 한미동맹과 한미일 공조와 한일중러의 협력 속에서 한반도 평화를 지킨다는 것이다. 튼튼한 안보 속에서 교류협력을 통해서 평화를 지킨다는 것이지 튼튼한 안보가 빠진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해에서 교전 났을 때 두 번 다 승리했다. 그 결과 노무현 대통령 5년에는 한 번도 그런 사건 안 났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해서 햇볕정책을 제일 먼저 폐기시켰고, 강경정책을 썼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강경정책은 실패했고, 역시 햇볕정책으로 돌아가야 된다고 본다. 북한 경제가 약하기 때문에 전쟁은 못 일으키더라도 국지적 도발은 계속 할 것이다. 6자회담을 빨리 열어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북한 핵은 날로 개발돼 가벼워지고, 작아진다. 만약 소형경량화 된 핵이 미사일에 탑재된다면 세계적 재앙으로 크나큰 문제가 된다.
- 햇볕정책에 대해 최근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에 있으면서 햇볕정책을 지지했다. 그러니까 거기서 성공할 수 없었다. 고건 총리는 우리 쪽에 있으면서 상호주의를 부르짖었기 때문에 우리 쪽에서 성공할 수 없었다. 그런데 손학규 대표가 (민주당에) 왔다. 비록 온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손학규 대표는 햇볕정책을 신봉하는 분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주위 참모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김정일도 만나고 약간 좌클릭 하다가 후보가 안됐다. 그래서 지금은 완전히 보수 쪽으로 가버렸다. 만약 박근혜 대표가 후보가 되면 좌클릭 할 거다. 그래서 손 대표에게 그런 얘기를 한다. 당신은 민주당 대표가 아니라 결국 민주당 후보를 할 것 아니냐. 대통령 후보라고 하면, 후보가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지금 손대표 측근이나 참모들이 하는 것은 후보가 된 다음에 하는 일을 찾고 있다. 후보가 돼서는 중도 우클릭을 하는 게 좋다. 그렇지만 지금은 정체성을 확실하게 하면서 후보가 되는 길로 가야 한다.
- 한국사회의 시대정신과 2012년 대선에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될 화두는 뭐라고 보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서민경제를 살리고, 남북관계를 평화로 가는 것 이 ''3대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 뭐가 되겠나. 국회를 무시하고, 언론을 장악하고, 민간사찰하고, 국가인권위를 저렇게 만들어 민주주의를 하지 않고 인권이 기본적으로 틀려버린 나라로 가고 있지 않나. 서민경제도 마찬가지다. 4대강 공사를 12개 건설회사 순서대로 줬다고 하더라. 6조3000억원 투입해 가지고 겨우 1222개 일자리 창출했다. 지금 서민경제 다 죽고 있다. 더구나 ''형님예산'' 살리려고 결식아동 방학 때 밥 안주면 어떻게 하나. 학교가 방학하지 결식아동 입과 배도 방학하나. 대학생들 등록금 지원해주는 예산도 빠졌다고 한다. 그 다음에 남북문제는 경제문제 이기도 하다. (연평도 포격) 저렇게 터져서 시장 반응이 굉장했지 않나. 그러나 확전 안한다는 그 말로 다시 살아났다. 그게 평화다. 통일은 몇십년 후의 일이다. 민주주의, 서민경제 여기에 평화, 이 세 가지가 곧 위기이고 우리 시대정신이다. 분단된 국가에서 5년 동안 한 번도 민족문제와 통일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강경으로 간 이명박 정권이다. 계속 전쟁의 위협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지가 2012년에 굉장한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역시 일자리, 서민경제와 민주주의다. 우리 민주당의 정체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한나라당이 망쳐버린 경제를 살렸고, 그 어려운 위기 속에서 평화를 이뤘는데 이명박 정부 집권 후 다시 총체적으로 후퇴를 했다. 이것을 회복하는 일이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2012년에는 우리가 승리한다고 본다. 저렇게 한나라당은 분열하니까 우리가 단합해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대담 김종필 정치팀장 jpkim@naeil.com정재철 기자 j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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