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시계수리의 명장 최광열 씨

“고장 난 명품 시계, 제 손에서 다시 살아나요”

지역내일 2010-12-05 (수정 2010-12-05 오후 1:04:24)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시간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고마운 도구인 시계. 누군가에게는 패션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액세서리 역할을 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징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시계라면 단연 정확한 시간 작동이 우선. 그래서 시계는 그 공정과정이 까다롭고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특히 명품시계일수록 그 복잡함과 정교함이 더한데, 문제는 이런 명품시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다. 아무 데나 맡길 수도 없을뿐더러, 어쩔 수 없어 맡겼다가도 큰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광열(50·초이스 명품시계 수리점) 대표에게라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30년을 시계와 더불어 살아온 최 대표는 우리나라 명품시계수리의 명장으로 국내 최고의 실력을 자랑한다. 


뛰어난 손재주, 직업이 되다
최 대표가 시계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중 집안 어른 누군가가 “시계 기술을 배워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한 것. 타고 다니던 자전거 정도는 혼자서 수리해서 다닐 정도로 손재주가 남달랐던 최 대표는 어렵지 않게 진로를 결정하게 된다.
 “어렵던 시대에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어릴 때 다리를 다쳐 불편한 다리도 ‘시계수리’라는 직업을 선택한 데 한 몫을 차지했죠.”
 꿈을 정하자 최 대표는 고향인 경기도 평택을 떠나 바로 서울로 올라왔다. 그때만 해도 찾아보기 힘든 시계 수리 학원을 다니기 위해서다.
 최 대표는 “그 당시에는 시계 수리를 배우기 원하는 학원 수강생들이 꽤 많았다”며 “학원을 수료한 후 바로 취직이 되어 그때부터 쭉 이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시계 수리를 배우며 겪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중학교 입학할 때 ‘오리엔트’ 시계를 선물 받았어요. 그 시계를 6년이 넘게 차 오다가 시계 수리를 배우며 망가뜨렸죠. 시계를 분해하고 조립하고 하다 보니 멀쩡한 시계가 오히려 망가지더군요.”
 
뛰어는 실력, 탄탄대로를 달리다
 현장에서 시계 수리를 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실력은 나날이 발전하기 시작한다. 1983년 서울지방 기능경기 대회 금메달을 시작으로 전국 장애인 기능경기 대회와 1986년 전국 기능경기 대회 금메달을 휩쓸었다. 또 1991년에는 홍콩 샤틴에서 열린 국제장애인 기능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그해 철탑 산업훈장을 받는 등 그의 길은 그야말로 승승장구였다.
 그의 능력을 인정받아 국내 시계 명품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런 최 대표가 회사에서 나와 자신만의 능력을 살린 수리점을 차리게 된 것은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쌓은 실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다양한 편의성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주위에서 고가의 시계를 구입하고도 수리가 힘들어 불편을 겪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런 서비스를 제가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1999년 롯데월드 지하 1층에 현재의 수리점을 열게 됐다.
그가 수리하는 시계는 수 십 만원에서 수 억 원을 호가하는 시계까지 매우 다양하다. 로렉스·피아제·까르띠에·티파니·불가리 등 각종 명품시계들이 그의 손을 거쳐 갔다. 하지만 일단 그의 손에 시계가 맡겨지면 수리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방에서 몇 군데 수리점을 거치고 거치다가 못 고치고 결국 마지막으로 최 대표에게 시계 수리가 맡겨지는 경우도 있다.
최 대표는 “정확한 고장 원인을 분석하다보면 못 고칠 시계가 없다”며 “브랜드마다 부품을 갖추고 있어 수리 또한 쉽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명품시계 최고의 수리를 위해 스위스에서 공부한 경험도 있는 최 대표는 요즘도 꾸준히 연구와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기능성 시계들이 많이 나오면서 기존의 이론과 실기로는 부족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후진 양성에도 힘써
 최 대표는 자신의 일을 하면서도 꾸준히 후배 양성을 위한 다양한 일들도 하고 있다. 전국 기능 검정 출제위원와 집행위원을 꾸준히 맡고 있으며 대회 심사위원와 심사장으로도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또 2001년부터 3년간은 한국 시계 기술 협회 회장으로 역임하며 시계 상식 보급에 힘쓰기도 했다.
 현재 동서울대학 시계주얼리 학과에 강의를 나가고 있는 최 대표는 같은 길을 걸으려는 후배들에게 꼭 해줄 말이 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힘든 일을 많이 회피하지만, 이 길을 계속 걷고 싶다면 ‘이 기술을 천직으로 알고 꾸준히 하라’는 말을 꼭 하고 싶어요. 명품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판매된 만큼 우리가 할 일도 많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자신의 일을 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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