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자산가격에 거품이 없다고?

지역내일 2010-12-30

송기균충남경제진흥원장


"자산가격 거품 징후 없다." 지난 13일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한 말이다. 이 말을 전해 듣는 순간 '놀람'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왜냐면 이 말이 가져올 파급효과가 실로 끔찍했기 때문이다.

지금 아파트 구입을 놓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무주택자들은 물론 집이 있는 사람들도 망설이고 있다. 아파트 투자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지금의 아파트 가격이 비이성적으로 높다는 생각 때문이다.

2001년 이후 거의 10년간 상승했는데 이제 겨우 반년간의 조정으로는 불충분하다는 생각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부동산 폭락에 비해 한국의 하락폭이 지나치게 작다는 점도 아파트 투자를 망설이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 총재의 "거품징후 없다"는 말은 바로 "아파트 가격에 거품이 없으니 마음 놓고 아파트에 투자해도 된다"라는 말로 들렸을 것이다.

가계대출 살얼음판 걷는 형국

올해 초 이후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가계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주요 국가들에 비해 엄청나게 높다'는 연구결과를 줄줄이 발표했다. 달리 말하면 '한국 아파트 가격에 큰 거품이 끼었다'는 말이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아파트 거품이 가계부채 문제를 극도로 악화시켰다는 점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버블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가계들 역시 지난 10년간 '대출받아 아파트 투자하기'에 나섰고, 그 결과 아파트 가격이 폭등했다. 올해 상반기 내내 하락세를 지속했던 아파트 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멈춘 이유도 가계대출의 급증 덕분이었다.

그 결과 한국의 가계대출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상태에 이르렀다. 가계는 소득으로 대출을 상환하는데,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2009년 말 현재 143%로 서브프라임 버블이 정점에 달했던 2007년 미국의 139%보다 더 높다.

소득으로 원리금을 상환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출을 과다하게 안고 있는 한국 가계들이 최근 들어 또 대출을 늘려가고 있으니 가히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살얼음이 깨져 가계부채 문제가 터진다면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경제위기가 덮칠 것이 자명하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이런 위험을 여러 차례 지적했다. 지난 7월 6일 발표한 '2010년 IMF의 한국에 대한 경제정책 자문'에서도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것을 권고함과 동시에 '통화정책의 목표는 물가관리만이 아니라 자산가격의 버블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까지를 포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자산가격에 거품이 크게 끼어있다고 판단했기에 이런 강한 톤의 경고성 자문을 했음이 분명하다.

한은, 가계부채 해결 책임

IMF 뿐만 아니라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심각하게 제기하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은 한국은행에 있다.

그럼에도 "자산가격에 거품은커녕 징후조차 없다"라며 '대출받아 아파트 투자하기'를 부추기는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은 지극히 무책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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