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위기에 빠진 학교교육, 어떻게 살릴 것인가

지역내일 2011-02-07

박제윤 서울 영등포고 교장

학교 교육이 위기에 빠져 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일선 고교 교장 입장에서 왜 이런 말이 나오게 되었는지 이해가 간다. 교육 수요자들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에 대해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교실을 돌아보며 학생들이 수업 받고 있는 모습을 보면 상당수 아이들이 수업 내용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엎드려 자거나 다른 책을 펴고 개별 학습을 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해당 학생들과 대화를 해 보면 무작정 나무랄 수만도 없는 이유가 발견된다. 학생들이 배우는 과목 중에는 자신의 진로에 관계가 없거나 관계가 있다 해도 너무 어렵거나 혹은 너무 쉬워서 수업에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학생 개개인의 수준과 입맛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는 학교밖 교육기관에 의존하면서 학교는 졸업장을 위해 다니는 기관으로만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학교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가장 기본적인 해결책으로는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원하는 과목을 개설해 주거나,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수준에 맞는 과목을 개설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과목 선택의 기회를 확대해야 하며, 자신의 수준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과목도 수준별로 다양화해 주어야 할 것이다.

'기초수학'과 '기초영어' 과목 신설

금년에 고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 학생들부터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다. 1학년은 공통필수과정으로 운영되고 2~3학년은 선택중심 교육과정으로 운영되던 과거와 달리 1학년부터 3년간 선택교육과정으로 운영하게 되어 학생들에게 자신의 관심과 진로에 맞는 과목 선택의 기회를 확대해서 부여한 것은 매우 적절한 결정이라고 판단된다.

의무적으로 배워야 했던 국어, 영어, 수학, 도덕, 사회 등 필수과목을 없애고 선택과목 중심으로 정비한 것도 선택교육과정의 취지에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국어도 실제적인 통합과목으로 재구조화되었다. 여기에 더하여 학생들이 배우는 선택과목도 중학교 수준부터 대학 수준까지 다양한 수준으로 개설하여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를 높이려는 정책이 추진된다는 소식을 접하여 기대하는 바가 크다.

이번에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표한 내용 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수학과 영어의 선택과목에 '기초수학'과 '기초영어'라는 과목을 신설하겠다는 부분이다. 아직 이차방정식조차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 학생이 미분과 적분을 다루는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수학이나 영어처럼 위계가 분명하여 이전 내용을 습득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의 내용을 배우기 어려운 과목을 대상으로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위해 고등학생일지라도 중학교 수준의 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은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바람직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자신의 수준에 맞게 선택하여 배울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바뀐다는 것은 학생들을 교실 수업으로 돌아오게 만들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과교실제가 전국적으로 확대되어야

그러나 교육과정만 변해서는 학교현장에서의 궁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학생이 자신의 수준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서 듣는 일이 가능하려면 우선 교과교실제가 전국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또한, 문과와 이과라는 단순한 구분으로 이루어지는 현행 대학입시정책도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와 관심도를 평가해줄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사들의 수업방법 개선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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