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수도권서 ‘깜깜이 분양’ 등장

지역내일 2011-02-08
1천가구 대단지 … 분양성 낮아 초기 마케팅 포기

연초부터 분양공고는 하되 실제 청약접수를 받지 않는 '깜깜이 분양'이 수도권에 등장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건설업체인 A사는 이달중 수도권 서북부지역에 100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 1~3순위 청약 홍보를 사실상 중단했다. 분양 공고에서 청약자가 몰릴 가능성이 없자 실제 분양을 연기하는 것이다.

'깜깜이 분양'이란 아파트 분양 초기에 홍보를 최소화해 1~3순위 청약율을 0%로 유지하는 것이다. 실제 분양공고를 형식적으로 낸 뒤에 일절 홍보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분양 방식은 일종의 변칙 마케팅이기 때문에 사업성이 낮은 지방 현장이나 소규모 단지에 주로 이용된다.

'깜깜이 분양'이 활용되는 경우는 실제 청약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가 대부분이다. '미분양 단지'라는 오명을 쓴 아파트 단지는 이후 미분양 마케팅도 어려워진다.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도 미분양 단지로 전락할 바에는 나중을 기약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경기가 좋아지는 시기에 홍보를 강화하거나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선착순 계약을 받을수도 있다.

A사는 이달 분양을 앞두고 두달여간 사전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견본주택도 미리 준비해뒀다. 대단지에 중소형과 대형 평형이 어우러져 있다. 3.3㎡당 평균 분양가도 900만원 미만으로 인근지역에서 3~4년전 분양된 아파트 분양가보다도 낮다. 인근에 대형 산업현장도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사업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사 관계자는 "사전 마케팅을 했지만 사업성이 낮다는 판단에 공고만 하고 실제 청약은 나중에 받을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인근 지역에 미분양 아파트가 많고 입주 대기물량도 많기 때문에 해당 건설사로서는 불가피한 결정을 한 것 같다"며 "다른 건설사들도 지난해 준비한 사업을 올 상반기로 연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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