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 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재료 선정부터 저장까지 모든 면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담그는 것만큼이나 저장 상태도 맛을 내는데 큰 역할을 한다.
김장 김치의 맛과 신선도를 장기간 유지시키는 가장 좋은 보관 적온은 5℃전후가 적당하다. 맛난 김치를 먹기 위해서는 옛날처럼 김장독을 땅에 묻는 방법인데, 이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땅속은 온도변화가 심하지 않으면서 아무리 추워도 김치가 얼지 않기 때문에 김치 맛을 오랫동안 유지 할 수 있다. 김치가 얼게되면 김치 내부의 수분이 덩어리를 지어 결정화(結晶化)가 일어나 김치 조직을 파괴하고, 그로 인하여 김치의 맛을 잃게 만든다. 땅에 묻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황토로 만든 질그릇에 보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질그릇은 적당한 습도와 공기의 통풍으로 용기 자체가 숨을 쉬며 발효 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신선도가 오래간다.
김치를 보관하는 데 가장 크게 작용하는 요소는 보관 온도와 산소와의 접촉이다. 그래서 독에 김치를 담을 때는 김치를 꾹꾹 눌러 담거나 돌로 눌러 놓고 또 땅에 묻어 놓는 것이다.
김치를 김치 독에 담는 순서는 무처럼 단단한 종류를 먼저 밑에다 넣고 김치를 넣은 후 우거지를 맨 위에 덮는다. 그리고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비닐 같은 것으로 뚜껑을 단단히 막아주면 된다. 공기와 접촉을 하게 되면 부패균이 번식하여 맛과 향이 변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김치를 꺼낼 때는 젖은 손으로 꺼내면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하루에 먹을 양만큼 각기 작은 비닐 봉지에 따로 따로 넣어 차곡차곡 쌓아 독에 넣으면, 김치를 시어지게 하고 군내를 유발하는 곰팡이의 노출을 최소화 시켜 오랫동안 신선한 김치를 즐길 수 있다.
김치가 지나치게 시어지면 먹기 곤란하고 영양가치도 떨어지는데, 김치를 너무 시어지지 않게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치가 시는 것을 늦출 수 있는 방법은 첫째, 김치를 담그기 전에 게나 계란껍질을 깨끗이 씻은 뒤 곱게 빻아 양념에 섞어 담그면 젖산을 중화시켜 김치가 시는 시기를 두 배 이상 늦출 수 있다. 둘째, 김치 포기 사이에 감나무·도토리 잎이나 밤 껍질을 끼워 넣는다. 이는 밤 껍질에 함유된 타닌 성분이 김치가 시어지는 것을 막는다. 셋째, 녹차 잎을 켜켜이 쌓아 담그면 오래 저장하여 먹는 겨울철 김치는 무르지 않아 신선한 김치 맛을 즐길 수 있다. 넷째, 시어진 김치에는 깨끗이 씻은 조개껍데기를 넣어두면 한나절도 지나지 않아 신맛이 없어진다.
김장 김치를 가장 맛있게 먹는 최고의 방법은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다. 김칫독을 땅에 묻고 짚으로 보관하는 방법(김치광)이지만, 현대는 김치 광을 아파트나 주택에서 이용하기 힘들므로 그 과학성을 이용한 김칫독, 김치 냉장고, 옹기, 진공 항아리, 바이오 탱크, 밀폐용기 등이 상품으로 개발되어 선보이고 있다.
현대인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김치를 보관 할 수 있는 방법은 냉장고를 이용하는 것인데 주의할 점은 냉장 온도를 적정 온도로 맞추는 것이다. 0∼5℃ 정도를 유지하면서 김치가 얼지 않게 주의하면 3개월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김칫독을 땅에 묻을 수 없는 아파트 주부들은 톱밥과 겨를 이용해보자. 골판지 상자에 톱밥이나 겨를 채우고 그 안에 김칫독을 넣어 베란다에 둔다. 상자 둘레와 김칫독을 가마니로 덮어두면 땅에 묻은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는다. 스티로폼 상자도 김장 김치의 싱싱한 맛을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조슬기네 리포터 sellyjung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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