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장기화에 공무원 초죽음

지역내일 2011-01-13 (수정 2011-01-13 오후 1:18:11)
3명 사망·40명 부상에 유산까지 … 극심한 정신적 고통

지난해 발생한 구제역이 두달여간 지속되면서 방역활동에 나선 공무원들의 희생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2일까지 보고된 피해만 40명을 넘어섰다. 이 중 군인을 포함해 3명이 사망했고, 1명이 의식불명 상태다.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경북지역 공무원들의 피해가 가장 컸다. 경북 A시의 한 30대 여성공무원은 구제역 발생 이후 초소근무와 약품 배포로 밤샘근무를 하다 지난해 12월 유산했다. 다른 여성 공무원 1명도 유산위기에 처해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다른 1명은 유산위기를 겨우 넘긴 채 안정을 취하고 있다.

구제역 방역과 제설작업을 하던 고령군 공무원 곽선순(46)씨가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 군위군 방역책임자인 김운찬(54) 농정과장도 피로 누적으로 얼굴근육 마비와 함께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말 영양군 김경선(37)씨와 안동시 금찬수(50)씨가 방역초소에서 근무 중 사고와 과로로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김씨는 모래살포기에 압사해 숨졌고, 금씨는 뇌출혈로 쓰러졌다. 지난 9일에는 경기도 연천군에서 방역초소 지원근무를 하던 권인환(23) 이등병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매몰작업에 참여한 일부 공무원들은 구제역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고 있다.

살처분이 진행된 대부분 지자체에서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최근까지 보고된 환자만 경기 18명, 경북 11명, 충북 5명, 충남 3명, 인천 3명 등 40여명이다. 보고되지 않은 사례도 많아 실제 피해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지자체마다 정신건강 상담 및 사례관리 접수창구를 설치했다. 경북 안동의료원에서는 의료지원팀을 구성해 살처분 지원인력에 대한 무료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필요할 경우 권역별 지원팀(국립정신병원)을 구성해 방문상담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다. 경북 영양군청 산림축산과 공무원 심재길(36)씨는 지난달 5일 결혼식을 올렸지만 신혼여행을 포기하고 한 달 넘게 방역근무에 몰두하고 있다. 봉화군의 한 공무원은 어머니의 제사를 매몰처리 현장의 마을회관에서 간략하게 치르는 일도 있었다.

유달리 춥고 눈이 많이 내린데다 이동이 많을 수밖에 없는 연말연시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공무원들은 살처분 매몰과 이동통제초소 근무, 예방접종, 차량 및 인력통제 등 구제역 방역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살처분 현장에 동원된 한 공무원은 "구제역 확산을 막지 못한 상황이어서 공무원들의 어려움을 하소연하기도 쉽지 않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신일·최세호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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