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시민혁명에 미사일까지 동원한 유혈진압 … 한국 교민 안전확보 비상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시민혁명이 리비아에서 강력한 역풍을 맞고 있다. 42년간 철권통치를 해온 카다피 최고지도자가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중무장한 친위대를 동원해 짓밟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소 2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리비아의 공식 국명은 자마히리야(Jamahiriya)로 이는 '대중의 나라'라는 의미다.
◆중무장한 민병대 투입해 시위대 제압 시도 = 수도 트리폴리에서 1000㎞ 떨어진 '반골의 도시' 벵가지에서 시작된 독재철폐 시위가 수도로 옮겨갈 기미가 보이자 18일 새벽부터 정예부대인 카미스 여단과 아프리카인 용병이 포함된 민병대가 전격 배치됐다. 민병대(militia)나 폭력단(thug)을 동원해 위협하거나 시위조직을 와해시키는 시도는 이집트에서도 동원됐던 방법이다.
하지만 이들은 AK소총과 칼, 심지어 대공미사일 등으로 중무장하고 카다피의 퇴진을 외치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마구 쏘아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 진압에 박격포까지 동원됐다는 소문까지 떠돌고 있다. 지난 며칠 간의 시위 동안 벵가지에서 숨진 사람이 정확히 몇 명인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외신과 인권단체, 국외 망명 활동 중인 야권 단체가 현지 병원과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추정하는 수치는 최대 300명에 이르고 있다.
반체제 작가인 아수르 샤미스도 "카다피는 죽느냐 죽이느냐로 이번 시위사태를 접근하고 있으며 이제 그는 죽이는 쪽으로 분명하게 방향을 정했다"고 밝혔다. 리비아 정부는 1996년 정치범과 이슬람 무장대원들이 많이 수감돼 있는 트리폴리 인근의 아부 살림 교도소에서 폭동이 벌어지자 중화기를 1시간 동안 난사해 1000여 명의 재소자를 숨지게 한 바 있다.
◆미, 리비아 등 시위 적극 지원 = 오바마 미 행정부는 리비아의 유혈사태 등 각국의 무력진압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20일 NBC방송에 출연, "리비아군이 평화적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는 보도에 대해 미국정부는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폭력은 용인될 수 없으며 평화적 시위는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일요일 방송된 ABC 방송 일요토론에서 "미국은 각국의 민주화 개혁 운동에 직접 개입할 수는 없지만 적극 지지하고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현재 트위터를 개설해 각국의 민주화 개혁 세력들에게 미국의 지지와 지원 입장을 알리면서 소통하고 있으며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기술적,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클린턴 장관은 전했다.
◆리비아 공항 마비, 현지 교민 탈출 애로 = 한편 현지 상황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우리 교민의 안전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리비아 주재 한국 대사관과 기업들은 대책회의 등을 열고 동포 1500여 명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조속히 리비아를 떠나는 것이지만 현지 사정이 여의치 않다. 유혈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벵가지의 공항은 사실상 폐쇄된 상태여서 이곳의 동포들이 수도 트리폴리나 국외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벵가지 주변의 공사 현장에 있는 한국인들은 이동중에 폭도들에게 차량을 빼앗기거나 군부대에 징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현지에 남아 자구책을 찾고 있다. 벵가지 인근에서 송전시설을 짓고 있는 모 건설사 직원 17명은 최근공사 규모가 큰 다른 한국 기업의 현장으로 피신했으며 또 다른 한국 건설업체 직원 70여명은 최근 숙소가 리비아 빈민들에게 습격당하는 바람에 대형 예식장을 임대해 임시 숙소로 쓰고 있다.
리비아에는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등 20여 개 건설업체가 진출해 복합화력발전소와 호텔, 병원, 주택단지 등을 짓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20일 벵가지, 알베이다, 데르나, 토부룩 등 리비아 동부지역을 여행경보단계 3단계(여행제한), 여타 지역을 2단계(여행자제)로 지정해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5907@aol.com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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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시민혁명이 리비아에서 강력한 역풍을 맞고 있다. 42년간 철권통치를 해온 카다피 최고지도자가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중무장한 친위대를 동원해 짓밟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소 2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리비아의 공식 국명은 자마히리야(Jamahiriya)로 이는 '대중의 나라'라는 의미다.
◆중무장한 민병대 투입해 시위대 제압 시도 = 수도 트리폴리에서 1000㎞ 떨어진 '반골의 도시' 벵가지에서 시작된 독재철폐 시위가 수도로 옮겨갈 기미가 보이자 18일 새벽부터 정예부대인 카미스 여단과 아프리카인 용병이 포함된 민병대가 전격 배치됐다. 민병대(militia)나 폭력단(thug)을 동원해 위협하거나 시위조직을 와해시키는 시도는 이집트에서도 동원됐던 방법이다.
하지만 이들은 AK소총과 칼, 심지어 대공미사일 등으로 중무장하고 카다피의 퇴진을 외치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마구 쏘아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 진압에 박격포까지 동원됐다는 소문까지 떠돌고 있다. 지난 며칠 간의 시위 동안 벵가지에서 숨진 사람이 정확히 몇 명인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외신과 인권단체, 국외 망명 활동 중인 야권 단체가 현지 병원과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추정하는 수치는 최대 300명에 이르고 있다.
반체제 작가인 아수르 샤미스도 "카다피는 죽느냐 죽이느냐로 이번 시위사태를 접근하고 있으며 이제 그는 죽이는 쪽으로 분명하게 방향을 정했다"고 밝혔다. 리비아 정부는 1996년 정치범과 이슬람 무장대원들이 많이 수감돼 있는 트리폴리 인근의 아부 살림 교도소에서 폭동이 벌어지자 중화기를 1시간 동안 난사해 1000여 명의 재소자를 숨지게 한 바 있다.
◆미, 리비아 등 시위 적극 지원 = 오바마 미 행정부는 리비아의 유혈사태 등 각국의 무력진압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20일 NBC방송에 출연, "리비아군이 평화적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는 보도에 대해 미국정부는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폭력은 용인될 수 없으며 평화적 시위는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일요일 방송된 ABC 방송 일요토론에서 "미국은 각국의 민주화 개혁 운동에 직접 개입할 수는 없지만 적극 지지하고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현재 트위터를 개설해 각국의 민주화 개혁 세력들에게 미국의 지지와 지원 입장을 알리면서 소통하고 있으며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기술적,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클린턴 장관은 전했다.
◆리비아 공항 마비, 현지 교민 탈출 애로 = 한편 현지 상황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우리 교민의 안전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리비아 주재 한국 대사관과 기업들은 대책회의 등을 열고 동포 1500여 명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조속히 리비아를 떠나는 것이지만 현지 사정이 여의치 않다. 유혈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벵가지의 공항은 사실상 폐쇄된 상태여서 이곳의 동포들이 수도 트리폴리나 국외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벵가지 주변의 공사 현장에 있는 한국인들은 이동중에 폭도들에게 차량을 빼앗기거나 군부대에 징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현지에 남아 자구책을 찾고 있다. 벵가지 인근에서 송전시설을 짓고 있는 모 건설사 직원 17명은 최근공사 규모가 큰 다른 한국 기업의 현장으로 피신했으며 또 다른 한국 건설업체 직원 70여명은 최근 숙소가 리비아 빈민들에게 습격당하는 바람에 대형 예식장을 임대해 임시 숙소로 쓰고 있다.
리비아에는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등 20여 개 건설업체가 진출해 복합화력발전소와 호텔, 병원, 주택단지 등을 짓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20일 벵가지, 알베이다, 데르나, 토부룩 등 리비아 동부지역을 여행경보단계 3단계(여행제한), 여타 지역을 2단계(여행자제)로 지정해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5907@aol.com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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