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에 자립·순환형 농축산단지 추진
긴급식량지원에서 시작, 개발협력으로 발전 … 지자체 협력창구 역할도
다시 한반도공동농업 실천을 제안한다
남과 북의 들녘에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유난히 길었던 겨울이었지만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천안함·연평도 사건으로 긴장이 높았던 한반도에도 자연의 봄과 함께 평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북·미 관계도 남·북 당국자 사이에도 끊이지 않는다. 세계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 등이 북의 식량사정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곧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자연의 봄은 기다리면 오지만 사람 사는 세상의 봄은 우리의 노력없이 오지 않는다. 몇몇 당국자들 사이의 밀실합의나 국제관계에 의해 별안간 주어지는 평화가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지 역사를 통해 우리는 안다.
이에 내일신문은 지난 2008년 이후 중단된 남북 농업협력을 다시 시작하고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을 이어갈 남북경제공동체 건설을 재개하길 희망한다. 이를 위해 지난 2007년 남측의 농업계가 제안했던 '한반도공동농업'을 실천할 것을 제안한다.
그동안 많은 기관, 단체, 지방자치단체들이 농업협력을 실천했다. 여기엔 보수도 진보도 따로 없다. 지난 성과를 이어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을 이어갈 남북경제공동체 건설의 밑돌을 다시 쌓자. 바로 지금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상임공동대표 윤여두 영담 인명진 등)은 1996년 창립 이후 북한의 농업분야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진행했다.
홍상영(44)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국장은 "농업분야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가장 대표적인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의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분야에 대한 지원은 처음에는 긴급구호 차원에서 식량을 제공하는 방식을 출발했다. 홍 국장은 "1996년 당시에는 북측의 대량 아사를 막는 게 최우선 과제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곧 식량난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북의 농업생산성을 올리는 길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운동의 사업은 북의 근본적인 변화를 점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개발지원 방식으로 바뀌었다.
운동은 2001년부터 대북농업기술협력사업을 시작했다. 첫해에는 북측 전역에 이앙기 50대를 지원했고 경운기, 중고콤바인, 부속작업기 등 농기계를 지원했다.
2002년에는 북측 농업과학원과 공동으로 평양시 사동구역 농업과학원 농기계화연구소 내에 첫 번째 농기계수리공장을 건설했고 2003~2004년에는 각각 평안남도 대동군과 황해남도 신천군에 농기계 수리공장을 건설하고 이앙기 11대, 경운기 608대, 콤바인 270대와 각종 중소형 농기계 등 50억원 규모의 물자를 지원했다.
이듬해인 2005년에는 농기계의 단순 수리가 아닌 농기계 생산기반 조성을 위해 평안남도 강서군 금성뜨락또르공장 안에 '우리민족·금성·동양 농기계공장'을 건립, 같은 해 하반기에 콤바인 50대의 조립·생산을 시작으로 2006년 남측에서 지원한 이앙기 1200대를 조립생산하기에 이르렀다.
2007년에는 평양시 강남군 당곡리의 농촌주택개보수, 소학교·유치원·탁아소 개보수 및 신축, 도로포장, 벼농사 및 채소사업을 위한 농기자재를 지원하는 등 농촌현대화작업을 지원했다. 또 경기도와 함께 개성시 개풍군에 양묘장사업도 시작했다. 2008년에는 평양시 대성구역 대성동에 시설채소온실 건설을 지원했다.
2003년부터는 국내 지방자치단체 남북협력사업의 가교역할을 하며 본격적인 대규모 개발지원 사업의 틀을 마련했다.
2007년부터 축산분야와 결합해 북측의 자립 순환형 농축산단지 조성을 단계적으로 추진했다. 또 체계적인 산림조성 사업도 진행했다.
협력사업이 진행되면서 북측도 변하기 시작했다. 2005년 평양시 룡성구역 농업과학원에서 진행한 벼농사 및 시설채소 협력사업을 통해 남측의 농업생산성에 놀란 북측은 사업구역을 확대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민화협, 농업과학원, 강남군 당곡리·장교리 협동농장, 조선화초연구소 등과 함께 진행한 사업은 룡성구역 농업과학원 안에 3ha의 포전을 조성해 시작했다. 남과 북이 각자의 종자와 재배법으로 벼농사를 했다. 남측은 볍씨, 영농기술, 비료·농약, 농기계를 제공하고 북측은 토지 및 인력(파종·육묘·이앙·방제), 벼생육관리를 담당했다.
홍 국장은 "남측 재배지역에서 10a당 494kg의 쌀이 수확돼 북측은 이후 우리에게 벼농사 지역을 확대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06년 강남군 당곡리 협동농장에서 100ha의 벼농사와 13ha 규모의 시설채소 농사를 시작해 본격적인 농업기술 이전 사업을 실시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긴급식량지원에서 시작, 개발협력으로 발전 … 지자체 협력창구 역할도
다시 한반도공동농업 실천을 제안한다
남과 북의 들녘에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유난히 길었던 겨울이었지만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천안함·연평도 사건으로 긴장이 높았던 한반도에도 자연의 봄과 함께 평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북·미 관계도 남·북 당국자 사이에도 끊이지 않는다. 세계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 등이 북의 식량사정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곧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자연의 봄은 기다리면 오지만 사람 사는 세상의 봄은 우리의 노력없이 오지 않는다. 몇몇 당국자들 사이의 밀실합의나 국제관계에 의해 별안간 주어지는 평화가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지 역사를 통해 우리는 안다.
이에 내일신문은 지난 2008년 이후 중단된 남북 농업협력을 다시 시작하고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을 이어갈 남북경제공동체 건설을 재개하길 희망한다. 이를 위해 지난 2007년 남측의 농업계가 제안했던 '한반도공동농업'을 실천할 것을 제안한다.
그동안 많은 기관, 단체, 지방자치단체들이 농업협력을 실천했다. 여기엔 보수도 진보도 따로 없다. 지난 성과를 이어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을 이어갈 남북경제공동체 건설의 밑돌을 다시 쌓자. 바로 지금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상임공동대표 윤여두 영담 인명진 등)은 1996년 창립 이후 북한의 농업분야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진행했다.
홍상영(44)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국장은 "농업분야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가장 대표적인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의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분야에 대한 지원은 처음에는 긴급구호 차원에서 식량을 제공하는 방식을 출발했다. 홍 국장은 "1996년 당시에는 북측의 대량 아사를 막는 게 최우선 과제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곧 식량난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북의 농업생산성을 올리는 길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운동의 사업은 북의 근본적인 변화를 점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개발지원 방식으로 바뀌었다.
운동은 2001년부터 대북농업기술협력사업을 시작했다. 첫해에는 북측 전역에 이앙기 50대를 지원했고 경운기, 중고콤바인, 부속작업기 등 농기계를 지원했다.
2002년에는 북측 농업과학원과 공동으로 평양시 사동구역 농업과학원 농기계화연구소 내에 첫 번째 농기계수리공장을 건설했고 2003~2004년에는 각각 평안남도 대동군과 황해남도 신천군에 농기계 수리공장을 건설하고 이앙기 11대, 경운기 608대, 콤바인 270대와 각종 중소형 농기계 등 50억원 규모의 물자를 지원했다.
이듬해인 2005년에는 농기계의 단순 수리가 아닌 농기계 생산기반 조성을 위해 평안남도 강서군 금성뜨락또르공장 안에 '우리민족·금성·동양 농기계공장'을 건립, 같은 해 하반기에 콤바인 50대의 조립·생산을 시작으로 2006년 남측에서 지원한 이앙기 1200대를 조립생산하기에 이르렀다.
2007년에는 평양시 강남군 당곡리의 농촌주택개보수, 소학교·유치원·탁아소 개보수 및 신축, 도로포장, 벼농사 및 채소사업을 위한 농기자재를 지원하는 등 농촌현대화작업을 지원했다. 또 경기도와 함께 개성시 개풍군에 양묘장사업도 시작했다. 2008년에는 평양시 대성구역 대성동에 시설채소온실 건설을 지원했다.
2003년부터는 국내 지방자치단체 남북협력사업의 가교역할을 하며 본격적인 대규모 개발지원 사업의 틀을 마련했다.
2007년부터 축산분야와 결합해 북측의 자립 순환형 농축산단지 조성을 단계적으로 추진했다. 또 체계적인 산림조성 사업도 진행했다.
협력사업이 진행되면서 북측도 변하기 시작했다. 2005년 평양시 룡성구역 농업과학원에서 진행한 벼농사 및 시설채소 협력사업을 통해 남측의 농업생산성에 놀란 북측은 사업구역을 확대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민화협, 농업과학원, 강남군 당곡리·장교리 협동농장, 조선화초연구소 등과 함께 진행한 사업은 룡성구역 농업과학원 안에 3ha의 포전을 조성해 시작했다. 남과 북이 각자의 종자와 재배법으로 벼농사를 했다. 남측은 볍씨, 영농기술, 비료·농약, 농기계를 제공하고 북측은 토지 및 인력(파종·육묘·이앙·방제), 벼생육관리를 담당했다.
홍 국장은 "남측 재배지역에서 10a당 494kg의 쌀이 수확돼 북측은 이후 우리에게 벼농사 지역을 확대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06년 강남군 당곡리 협동농장에서 100ha의 벼농사와 13ha 규모의 시설채소 농사를 시작해 본격적인 농업기술 이전 사업을 실시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