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턱없이 부족 … 빈집정보센터 '무용지물'
농어촌 인구감소로 빈집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전남 지자체들이 진행하는 '빈집정비사업'이 예산 부족으로 성과를 못내고 있다.
게다가 석면 슬레이트 지붕 때문에 환경폐기물 처리비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빈집정비사업이 위축될 전망이다.
전남지역 농어촌 빈집은 지난해 8821동. 2009년 1만1864동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편이다. 소유자들은 만만치 않은 철거 비용 때문에 빈집을 그대로 방치해 놓고 있다.
흉물처럼 방치된 빈집은 주변 미관을 크게 해치고 탈법 장소로 악용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 등이 빈집 철거에 나서고 있지만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남 17개 군은 빈집 철거 때 50만~100만원을 지원한다. 빈집이 가장 많은 고흥군(1431동)은 올해 예산 1억원으로 100동을 철거할 계획이다.
하지만 중장비 대여료, 건축폐기물 처리비, 철거 후 청소 및 정비 비용으론 크게 부족하다.
더군다나 폐기물인 석면 슬레이트 지붕의 처리비용이 크게 올라서 철거에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고흥군 한 관계자는 "예산이 없어서 슬레이트 가옥에 대해선 손도 못 대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정부와 지자체 등이 올해부터 석면 슬레이트 빈집 처리비로 224만원(국비 50%, 시·군비 50%)을 지원할 방침이지만 소유자 부담이 만만치 않아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철거 정책'이 주를 이루면서 빈집 활용 방안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전남발전연구원 '농어촌지역 빈집 활용방안'에 따르면 전남지역 빈집 8821동 가운데 활용 가능한 것이 4054동이다. 그러나 이중 243동 소유자만 활용에 동의하고 있다.
빈집 활용을 위해 만들어진 '빈집정보센터'도 무용지물이다. 보성군은 소유자 정보유출을 이유로 빈집정보센터를 아예 없앴다.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고흥군도 활용 가능한 빈집 221동 중 달랑 두 동의 정보만 올려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나강열 전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빈집 관리정책이 철거 위주로 짜여있다"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활용 위주로 정책을 바꿔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자체는 1년 이상 아무도 거주하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고 방치된 주택을 빈집으로 분류한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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