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헌인마을 PF 만기연장 안돼 … 금융권 담보요청 수용못해
창립 68년을 맞은 삼부토건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만기 연장을 금융권이 응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출 문제로 진통이 있다는 얘기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돌기는 했으나 너무나 갑작스러웠다. 이 회사 박명호 노조위원장은 지방 사업장 노조원을 격려하고 있다가 이날 오후 급하게 서울로 상경했다. 박 위원장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남 알짜땅 개발 사업이 발목 잡아 =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지대운 수석부장판사)는 12일 삼부토건에 대해 보전 처분 및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삼부토건은 13일 공시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도모하기 위해 회생절차개시신청, 보전처분신청 및 포괄적 금지명령신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금융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13일 만기 도래하는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의 PF 대출 4720억원을 갚지 못했다.
금융권에 만기 연장을 요청했으나 금융권은 담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삼부토건은 자사가 보유한 담보 대신 공동시공사인 동양건설산업에 담보를 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이 마저도 거부당했다. 동양건설산업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으나 삼부토건에 대한 신뢰도는 이미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결국 우리은행 등 20개 금융회사로 구성된 대주단은 만기연장을 거부했다.
동양건설산업은 헌인마을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삼부토건과 각종 마찰을 겪었다. 문제가 된 헌인마을 개발사업은 서울 내곡동 무허가 판잣집 마을을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하는 것이다. 이 지역은 각종 규제 때문에 5층 이하의 빌라와 단독주택 중심으로 구성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이 힘들기 때문에 사업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담보 놓고 내부 이견 = 동양건설산업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초까지는 삼부토건을 배제하고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고민할 정도였다. 동양건설산업은 올해 초 헌인마을을 분양하자고 했으나 삼부토건은 내년으로 사업을 미뤘다. 결국 올해 하반기로 의견이 좁혀지는 과정이었다.
채권금융회사들로 구성된 대주단은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와 동시에 삼부토건에 대해 채권추심을 추진키로 했다. 물론 대주단 손실은 불가피하다.
대주단 관계자는 "삼부토건은 르네상스 서울 호텔 등 담보를 제공할 여력이 충분한데도 이를 거부했다"며 "오너 일가간 지분 구조가 복잡한데다가 최고 경영진 사이에서도 담보 제공을 놓고 이견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주단에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포함돼 자동연장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동양건설산업에 삼부토건 사업 지분은 인수하게 하는 방안 등 다양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사업자인 동양건설산업도 삼부토건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부토건의 법정관리가 알려지자 동양건설산업은 12일 밤늦게까지 회의를 열어 대주단과 꾸준히 협상을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동양건설산업 관계자는 "우리는 17년간 적자를 낸 적이 없는 우량회사"라며 "임직원들은 4000억대 PF대출로 회사가 어렵지 않느냐는 세간의 의혹에 자존심이 상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김포 오스타파라곤 아파트의 경우 공동사업자인 현대성우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갔지만 문제 없이 준공한다"며 "사업 파트너의 재무적 문제가 우리에게까지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승완 김상범 송현경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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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68년을 맞은 삼부토건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만기 연장을 금융권이 응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출 문제로 진통이 있다는 얘기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돌기는 했으나 너무나 갑작스러웠다. 이 회사 박명호 노조위원장은 지방 사업장 노조원을 격려하고 있다가 이날 오후 급하게 서울로 상경했다. 박 위원장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남 알짜땅 개발 사업이 발목 잡아 =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지대운 수석부장판사)는 12일 삼부토건에 대해 보전 처분 및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삼부토건은 13일 공시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도모하기 위해 회생절차개시신청, 보전처분신청 및 포괄적 금지명령신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금융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13일 만기 도래하는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의 PF 대출 4720억원을 갚지 못했다.
금융권에 만기 연장을 요청했으나 금융권은 담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삼부토건은 자사가 보유한 담보 대신 공동시공사인 동양건설산업에 담보를 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이 마저도 거부당했다. 동양건설산업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으나 삼부토건에 대한 신뢰도는 이미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결국 우리은행 등 20개 금융회사로 구성된 대주단은 만기연장을 거부했다.
동양건설산업은 헌인마을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삼부토건과 각종 마찰을 겪었다. 문제가 된 헌인마을 개발사업은 서울 내곡동 무허가 판잣집 마을을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하는 것이다. 이 지역은 각종 규제 때문에 5층 이하의 빌라와 단독주택 중심으로 구성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이 힘들기 때문에 사업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담보 놓고 내부 이견 = 동양건설산업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초까지는 삼부토건을 배제하고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고민할 정도였다. 동양건설산업은 올해 초 헌인마을을 분양하자고 했으나 삼부토건은 내년으로 사업을 미뤘다. 결국 올해 하반기로 의견이 좁혀지는 과정이었다.
채권금융회사들로 구성된 대주단은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와 동시에 삼부토건에 대해 채권추심을 추진키로 했다. 물론 대주단 손실은 불가피하다.
대주단 관계자는 "삼부토건은 르네상스 서울 호텔 등 담보를 제공할 여력이 충분한데도 이를 거부했다"며 "오너 일가간 지분 구조가 복잡한데다가 최고 경영진 사이에서도 담보 제공을 놓고 이견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주단에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포함돼 자동연장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동양건설산업에 삼부토건 사업 지분은 인수하게 하는 방안 등 다양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사업자인 동양건설산업도 삼부토건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부토건의 법정관리가 알려지자 동양건설산업은 12일 밤늦게까지 회의를 열어 대주단과 꾸준히 협상을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동양건설산업 관계자는 "우리는 17년간 적자를 낸 적이 없는 우량회사"라며 "임직원들은 4000억대 PF대출로 회사가 어렵지 않느냐는 세간의 의혹에 자존심이 상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김포 오스타파라곤 아파트의 경우 공동사업자인 현대성우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갔지만 문제 없이 준공한다"며 "사업 파트너의 재무적 문제가 우리에게까지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승완 김상범 송현경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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