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전산장애 일주일째 '진행형'
"복구 끝나야 손실규모 확인 가능"
농협이 사상 초유의 전산장애 사태와 관련, 계속 말 바꾸기를 해 불신을 키우고 있다. 주말사이 고객의 '신용카드 결제 원장 훼손' 여부가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올랐다.
농협측은 "대부분 업무가 정상화되었고, 인터넷뱅킹을 통한 카드 거래내역 조회와 선결제 등 일부 업무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인터넷 카드업무의 10% 정도만 복구가 안 된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이 말대로라면 업무정상화가 곧 이뤄져야 하지만, 농협은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사태가 보다 더 장기화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원장'에 도달하기도 전에 정보훼손 = 이번 전산망 사고로 실행파일이 삭제됐을 뿐 아니라 고객의 카드 거래내역도 훼손된 것으로 확인돼 하루 이틀에 복구될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농협은 17일 "서버가 다운돼 원장에 기록되어야 할 경로상의 거래내역 일부가 손상됐다"고 인정했다. 고객이 가맹점에서 물품을 구매하면서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할 때 생성되는 거래내역 정보가 카드결제대행 서비스업체(VAN)을 거쳐 농협 원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사라졌다는 것이다. 고객이 결제를 하면 이 내역이 IBM 중계서버에 있는 임시저장소 역할을 하는 거래로그에 기록되고, VAN을 거쳐 농협의 HP 원장 서버로 전달되는데, 원장 서버에 도달하기도 전에 정보가 훼손됐다는 것.
훼손된 거래내역 정보에는 카드구매, 현금서비스를 비롯해 청구내역, 결제내역, 마일리지 등 다양한 내용이 두루 포함돼 있고 사용주기도 다양하다는 게 농협측 설명이다.
이 때문에 농협은 고객들에게 카드대금 납부요청서를 보내지 못하고, 가맹점에 대한 대금결제도 하지 못하고 있다. 농협 카드 회원은 540만명에 이른다.
농협은 이날 저녁 해명자료를 통해 "현재 원장에 반영되기 전 거래로그와 VAN의 제공정보, 고객원장 등을 기반으로 일부 거래내역을 확인 한 뒤 복구하고 있다"면서도 "손상된 거래내역에 대한 내용과 훼손량은 복구 후에나 최종확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원장에 기록되기도 전에 거래내역이 손상된 게 사실이고,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도 파악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로써 최원병 농협 회장이 지난 14일 대고객 사과문 발표 때 "소중한 고객 정보와 금융거래 원장은 모두 정상이며, 전혀 피해가 없었음을 확실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던 내용은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
◆집단소송 움직임 속 '고객 사은행사' = 피해 고객들의 쌓인 불만은 집단소송 추진으로 번지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과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는 17일 "지난 15일 개설한 '현대캐피탈 정보유출 및 농협전산마비 소비자피해 신고센터에서 25건의 피해사례를 접수했다"며 "금융회사가 전산망을 전면 재점검하도록 하고, 향후 금융소비자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집단소송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농협 전산장애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사실상 지난 주부터 시작됐고, 금감원과 한국은행도 18일 오전부터 농협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한다.
한편, 농협은 18일부터 29일까지 고객 사은 행사를 통해 채움정기예금과 정기적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각각 최고 연 4.60%의 특별금리를 제공키로 했다. 또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하나로마트 등 농협 판매장에서 농협카드로 결제한 고객에게 안심계란 15개를 증정하기로 했다.
김상범 정연근 기자 claykim@naeil.com
[관련기사]
- 농협 전산장애 22일까지 복구예정
- 노트북에 '삭제명령' 비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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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 끝나야 손실규모 확인 가능"
농협이 사상 초유의 전산장애 사태와 관련, 계속 말 바꾸기를 해 불신을 키우고 있다. 주말사이 고객의 '신용카드 결제 원장 훼손' 여부가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올랐다.
농협측은 "대부분 업무가 정상화되었고, 인터넷뱅킹을 통한 카드 거래내역 조회와 선결제 등 일부 업무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인터넷 카드업무의 10% 정도만 복구가 안 된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이 말대로라면 업무정상화가 곧 이뤄져야 하지만, 농협은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사태가 보다 더 장기화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원장'에 도달하기도 전에 정보훼손 = 이번 전산망 사고로 실행파일이 삭제됐을 뿐 아니라 고객의 카드 거래내역도 훼손된 것으로 확인돼 하루 이틀에 복구될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농협은 17일 "서버가 다운돼 원장에 기록되어야 할 경로상의 거래내역 일부가 손상됐다"고 인정했다. 고객이 가맹점에서 물품을 구매하면서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할 때 생성되는 거래내역 정보가 카드결제대행 서비스업체(VAN)을 거쳐 농협 원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사라졌다는 것이다. 고객이 결제를 하면 이 내역이 IBM 중계서버에 있는 임시저장소 역할을 하는 거래로그에 기록되고, VAN을 거쳐 농협의 HP 원장 서버로 전달되는데, 원장 서버에 도달하기도 전에 정보가 훼손됐다는 것.
훼손된 거래내역 정보에는 카드구매, 현금서비스를 비롯해 청구내역, 결제내역, 마일리지 등 다양한 내용이 두루 포함돼 있고 사용주기도 다양하다는 게 농협측 설명이다.
이 때문에 농협은 고객들에게 카드대금 납부요청서를 보내지 못하고, 가맹점에 대한 대금결제도 하지 못하고 있다. 농협 카드 회원은 540만명에 이른다.
농협은 이날 저녁 해명자료를 통해 "현재 원장에 반영되기 전 거래로그와 VAN의 제공정보, 고객원장 등을 기반으로 일부 거래내역을 확인 한 뒤 복구하고 있다"면서도 "손상된 거래내역에 대한 내용과 훼손량은 복구 후에나 최종확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원장에 기록되기도 전에 거래내역이 손상된 게 사실이고,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도 파악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로써 최원병 농협 회장이 지난 14일 대고객 사과문 발표 때 "소중한 고객 정보와 금융거래 원장은 모두 정상이며, 전혀 피해가 없었음을 확실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던 내용은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
◆집단소송 움직임 속 '고객 사은행사' = 피해 고객들의 쌓인 불만은 집단소송 추진으로 번지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과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는 17일 "지난 15일 개설한 '현대캐피탈 정보유출 및 농협전산마비 소비자피해 신고센터에서 25건의 피해사례를 접수했다"며 "금융회사가 전산망을 전면 재점검하도록 하고, 향후 금융소비자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집단소송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농협 전산장애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사실상 지난 주부터 시작됐고, 금감원과 한국은행도 18일 오전부터 농협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한다.
한편, 농협은 18일부터 29일까지 고객 사은 행사를 통해 채움정기예금과 정기적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각각 최고 연 4.60%의 특별금리를 제공키로 했다. 또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하나로마트 등 농협 판매장에서 농협카드로 결제한 고객에게 안심계란 15개를 증정하기로 했다.
김상범 정연근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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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에 '삭제명령' 비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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