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물가상승 높을 3분기까지 하락 용인할 것"
다음 지지선 1050원 … 연말 1015~1020원 전망
물가를 잡기 위해 원달러 환율 하락세를 허용했던 정부가 1080선이 위협받자 25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대규모 개입에 나섰다. 앞으로 환율은 어디까지 어떤 속도로 내려갈까. 외환시장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최소한 물가 걱정이 클 상반기까지는 당국이 환율하락을 용인하는 지금의 태도를 바꾸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80.3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말 1100원을 깬 지 3주일만이고, 지난 2008년 8월25일(1078.9원) 이후 2년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당국의 대규모 달러 매수가 없었다면 이미 1070원선으로 내려왔을 것"이라며 "외환당국을 빼면 환율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당국의 개입 규모가 올들어 가장 큰 25억달러 정도로 추정된다"며 "1080원선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지만 대내외 여건상 추가하락은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다음 번 지지선이 1050원이고, 연말에는 1015원~1020원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고 글로벌 시장도 달러 약세 기조인데다, 당국의 환율하락 용인 분위기가 여전해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다음 지지선을 달러당 1050원으로 진단했다. 전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당국이 계속 개입할 가능성이 있고, 선물환포지션 추가 축소 가능성이 있어 '속도조절'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개입을 빼면, 대내외 여건 모두가 달러화의 전반적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간 연구기관들도 같은 배경에서 환율하락이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2011년 경제전망'을 내놓은 삼성경제연구소는 "엔캐리 트레이드 재개, 미국 재정적자 문제, 국제통화질서 개편 논의 본격화 등으로 달러화는 약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국내적으로도 경상수지 흑자, 기준금리 인상,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 약화 등으로 원화 강세 요인이 우세한 여건"이라고 진단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평균 환율 예상치를 지난 연말보다 20원 내린 1060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7일 경제전망을 내놓은 LG경제연구원도 연평균 환율을 지난 연말보다 20원 낮춘 1070원으로 조정했다.
정부 당국의 개입 강도와 관련, LG경제연구원은 "인위적으로 환율을 하락시켜 원화의 고평가 상태를 유도하는 정도에 이르지는 않겠지만, 금리인상과 더불어 원화환율 하락을 통해 물가안정을 기하려는 정책당국의 정책 조화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신창목 수석연구원은 "현재의 물가상승은 비용측면의 압력이 강하고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 환율"이라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을 2~3분기에 당국의 원화강세 용인은 더 적극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를 지나 "하반기 물가상황이 최악의 고비를 지났다는 판단이 서고"(LG경제연), "물가걱정보다 수출을 더 염려해야 하는 시점이 되어야" 당국의 입장이 달라질 것이란 게 두 기관의 분석이다.
다만, 당국의 태도와 입장이 바뀌더라도 환율 하락 기조는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원은 분기별 평균 원달러 환율이 2분기 1070원에서 3분기 1035원으로 크게 떨어진 뒤 4분기엔 1015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 중에는 하루 중 환율이 달러당 900원대로도 내려갈 수 있다는 뜻이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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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지지선 1050원 … 연말 1015~1020원 전망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80.3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말 1100원을 깬 지 3주일만이고, 지난 2008년 8월25일(1078.9원) 이후 2년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당국의 대규모 달러 매수가 없었다면 이미 1070원선으로 내려왔을 것"이라며 "외환당국을 빼면 환율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당국의 개입 규모가 올들어 가장 큰 25억달러 정도로 추정된다"며 "1080원선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지만 대내외 여건상 추가하락은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다음 번 지지선이 1050원이고, 연말에는 1015원~1020원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고 글로벌 시장도 달러 약세 기조인데다, 당국의 환율하락 용인 분위기가 여전해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다음 지지선을 달러당 1050원으로 진단했다. 전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당국이 계속 개입할 가능성이 있고, 선물환포지션 추가 축소 가능성이 있어 '속도조절'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개입을 빼면, 대내외 여건 모두가 달러화의 전반적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간 연구기관들도 같은 배경에서 환율하락이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2011년 경제전망'을 내놓은 삼성경제연구소는 "엔캐리 트레이드 재개, 미국 재정적자 문제, 국제통화질서 개편 논의 본격화 등으로 달러화는 약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국내적으로도 경상수지 흑자, 기준금리 인상,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 약화 등으로 원화 강세 요인이 우세한 여건"이라고 진단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평균 환율 예상치를 지난 연말보다 20원 내린 1060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7일 경제전망을 내놓은 LG경제연구원도 연평균 환율을 지난 연말보다 20원 낮춘 1070원으로 조정했다.
정부 당국의 개입 강도와 관련, LG경제연구원은 "인위적으로 환율을 하락시켜 원화의 고평가 상태를 유도하는 정도에 이르지는 않겠지만, 금리인상과 더불어 원화환율 하락을 통해 물가안정을 기하려는 정책당국의 정책 조화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신창목 수석연구원은 "현재의 물가상승은 비용측면의 압력이 강하고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 환율"이라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을 2~3분기에 당국의 원화강세 용인은 더 적극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를 지나 "하반기 물가상황이 최악의 고비를 지났다는 판단이 서고"(LG경제연), "물가걱정보다 수출을 더 염려해야 하는 시점이 되어야" 당국의 입장이 달라질 것이란 게 두 기관의 분석이다.
다만, 당국의 태도와 입장이 바뀌더라도 환율 하락 기조는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원은 분기별 평균 원달러 환율이 2분기 1070원에서 3분기 1035원으로 크게 떨어진 뒤 4분기엔 1015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 중에는 하루 중 환율이 달러당 900원대로도 내려갈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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