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재벌들이 한국을 못 떠나는 이유

지역내일 2011-04-26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

최근 한 일간지가 '만일 삼성이 한국을 떠난다면'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해 논란을 불렀다. 칼럼은 높은 법인세 부담과 한국의 기업규제 정책, 법치주의와 노사관계 등의 문제를 근거로 삼성그룹이 한국을 떠나지 않도록 잘 대접(?)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전반적인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 우선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2%로 대만(20%), 싱가포르(17%), 홍콩(16.5%)에 비해 높다"며 한국의 법인세 부담이 높은 것처럼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의 법인세율은 2009년 기준 OECD 회원국 30개국 가운데 22번째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경제대국인 일본과 미국이 법인세율 1, 2위를 다투고 있으며, 한국보다 경제수준이 높은 대부분 국가들이 한국보다 법인세율이 높다. 오히려 헝가리 체코 터키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한국보다 경제수준이 낮은 나라들의 법인세율이 더 낮다.

OECD 국가들 가운데 법인세율이 가장 낮은 나라는 아일랜드와 아이슬란드인데, 이들 나라들은 심각한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 과도한 감세정책으로 유입된 투기자본이 부동산을 부풀려 결국 심각한 금융 및 재정위기로 이어진 것이다.

한국의 법인세율 높지 않아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은 인구가 작은 나라로 법인세를 낮춰 외국 자본을 활발히 유치해야 성장하는 나라다. 한국이 미국 중국과 같은 경제대국은 아니라도 이들 국가들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재벌기업들은 비과세 감면 혜택도 더 많이 받아 실효 법인세율은 사실상 10% 중후반에 머물고 있다. 법인세가 높아서 한국 재벌대기업들이 기업활동을 하기 어렵다는 주장은 한마디로 설득력이 없다.

한국의 부실한 법치주의를 기업하기 힘든 여건으로 지적했지만, 실은 부실한 법치주의의 가장 큰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삼성 등 재벌기업들이다. 삼성 등 재벌기업 총수들은 탈세 등 명백한 범법행위를 저지르고 세금 없는 경영권 승계를 버젓이 자행한다. 하지만 재벌 총수들이 제대로 처벌받은 사례는 사실상 없다.

더구나 현 정부는 서민들이 물가불안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재벌기업들을 위해 인위적인 고환율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재벌기업들은 경제위기 속에서도 사상 최대의 매출 잔치를 벌일 수 있었다.

또한 정부 당국과 검찰 등은 재벌건설업체들의 턴키 입찰 담합 관행 및 하도급업체들과의 불공정 거래도 방조해왔다. 지금 국내 재벌기업들이 누리고 있는 초법적 특권을 법치주의와 시장경제 질서가 확립된 선진국에서 과연 보장받을 수 있을까.

한국 재벌기업들도 미국이나 일본 기업들처럼 법인세를 지금보다 2배 가량 물고 사업해 보라. 경제위기 이후 환율이 가장 낮아진 일본에서 기업활동을 해보라.

허술한 법망 이용, 세금없는 대물림

탈세가 적발될 경우 감형 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거나 독과점과 담합을 벌일 경우 기업이 해체될 정도의 과징금을 물거나 처벌을 받아야 하는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에서 삼성그룹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삼성처럼 수십만명 직원을 거느리고도 '무노조 경영'을 지속할 수 있을까. 불과 1~2%의 지분으로 전 그룹을 지배하고 그룹의 자산을 개인 자산처럼 유용, 횡령하면서도 세금 없는 경영권 승계를 할 수 있을까.

한국과 같은 '재벌 천국'이 세상에 또 어디 있을까. 한마디로 국내 재벌기업들이 한국을 떠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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