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색한지는 검정색 한지를 탈색해 오래된 나무 느낌을 주고 낡은 듯한 빛깔이 예스러운 풍치를 더하죠. 만들기도 수월해서 누구나 배울 수 있고 인테리어 소품뿐만 아니라 서랍장, 경대, 탁자까지 간단한 생활 가구 제작이 가능해요. 낡은 가구를 리폼하기도 손쉬워 나무가구라면 떡살을 붙인 후 고색한지를 붙이는 작업만으로 운치 있는 작품이 탄생하죠”
유희진(37) 대표가 고색한지공예의 특별한 멋을 전한다. 유 대표가 고색한지공예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유치원 원감으로 근무하던 시절이다. 2003년 원아들과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견학하기 위해 방문한 그곳에서 유 대표는 유독 눈길을 끄는 공예작품을 만났다.
“고색한지로 만든 경대였어요. 은은하고 고풍스러운 멋이 느껴졌어요. 꼭 사고 싶었는데 값을 매길 수 없는 작품이라며 팔지 않더군요.”
친구가 운영하던 제천의 한지공방에서 그 경대를 우연히 마주친 것은 그로부터 한참 후의 일이다. 고색한지 경대를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친구의 말에 주중에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주말이면 제천으로 가는 날들이 반복되면서 유치원 원감에서 고색한지공예 작가로 인생의 진로를 바꿨다.
2007년 유희진 대표는 자신의 공방을 열었다. 그해 오사카에서 열린 국제한지디자인공모전에 출품한 벽 전등으로 특선을 수상하는 결실도 얻었다. 지난 2월에는 동경에서 개최한 제 2회 한지공예전에 ‘사각액자바람꽃등’을 출품하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며 현재는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고색한지공예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김윤희 리포터 yoonij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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