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양날의 칼날’]체감유가 떨어뜨려 유류소비 부추길수도

지역내일 2011-04-11 (수정 2011-04-11 오후 1:23:04)
정부, 물가 못 잡고 세수만 축소 우려 … 고소득층에 혜택집중도 부담

유가가 급등하면서 유류세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지만 행정부에서는 '효과'가 불확실하거나 부작용우려마저 있어 주춤거리고 있다.

11일 기획재정부 핵심관계자는 "현재 유가수준은 체감유가가 2008년 유류세를 인하했을 당시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며 "우리나라 유류세는 정액세이므로 유가가 올라도 세금이 오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가가 올랐다고 해서 세금을 내릴 필요가 없는 데다 유류세를 내리면 더 많은 기름을 사용하게 돼 오히려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유류세는 리터당 820원48전으로 고정돼 있다.

◆체감 유가, 50% 상승 = 정부는 체감 유가가 2008년과는 크게 달라 유류세를 인하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2004년 평균 두바이유가는 33.64달러였으며 2005년과 2006년에는 49.27달러, 61.55달러로 올랐고 2007년과 2008년에는 각각 68.43달러, 94.29달러로 치솟았다. 10개월간 유류세를 인하하기 시작했던 2008년3월엔 96.87달러였다.

2009년에는 배럴당 61.92달러로 떨어졌다, 2010년에는 하반기 들어 상승하기 시작해 연평균 78.13달러를 기록했으며 올들어서는 4월8일까지 114.08달러까지 뛰었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2008년에는 체감유가가 50달러에서 100%이상 올랐지만 최근엔 70달러대에서 110달러로 절반 수준밖에 오르지 않았다"면서 "아직 자동차 운행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은 만큼 체감하는 유가수준이 2008년수준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물가 잡기 어렵다" = 마지막 카드인 유류세 인하로 급격하게 오르고 있는 물가를 잡기 어렵다는 것도 정부의 고민이다.

정부는 유류세를 낮추더라도 2008년과 같이 리터당 100원보다 적은 20~30원정도를 생각하고 있어 빠르게 오르고 있는 물가를 잡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정유사에서 휘발유와 경유의 도매가격을 리터당 100원씩 낮춘 만큼 좀 더 지켜보자는 생각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2008년에도 유류세 인하정책이 별 효과를 못 봤다고 평가된다는 점도 정부의 운신의 폭을 좁혀놨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2008년 3월에 10개월간 대통령공약이었던 유류세 인하를 단행했지만 계속 유가가 올라 효과가 일주일도 넘어가지 못했다"면서 "언제까지 유가가 오를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유류세를 인하해봤자 서민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세수만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절약 강조 = 정부는 유류세를 낮춰 체감물가를 떨어뜨리는 것보다 유류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게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유류 소비가 줄기 시작했다. 기획재정부가 모니터링한 결과 지난 1월과 2월에 1년전보다 각각 5.5%, 5.7% 늘었던 유류 판매량이 3월에는 1.9%가 줄었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유류세를 인하하면 더 많이 소비하게 되기 때문에 정부의 에너지 절약정책과 반대되는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에너지 가격이 오르는 것에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물론 정부의 역할도 있지만, 에너지 절감이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 바 있다.

◆양극화 확대, 세수 감소도 부담 = 유류세 인하가 양극화를 확대할 가능성 역시 정부의 부담이다. 대형차, 다수차를 보유하고 있어 기름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 유류세 인하혜택이 많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유류세는 많이 쓰는 사람에게 많이 걷히는 시스템"이라면서 "유류세만 낮추면 부자가 많은 혜택을 받는 역진세 효과를 갖는다"고 말했다. 세수감소도 챙겨봐야 할 부분이다. 지난해 유류세로 걷은 세수만 18조4000억원이다. 820.45원의 5%정도는 40원정도만 낮춰도 1조원 가까운 세원이 줄어드는 셈이다. 올해 국가채무 4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어 정부로서는 세수감소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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