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만 집중하는 한국금융
눈길 동쪽으로 돌려야 … 이미 폴란드·헝가리서 성공적 안착사례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보다도 늦도록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유럽을 국내 금융기관이 진출하기엔 부담스러운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한-EU FTA가 정식 발효되고 국내 서비스 시장이 열리는 만큼 한국 금융사들도 보다 공격적으로 유럽 진출을 꾀할 필요가 있다. 이미 현지화에 성공해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신청과 그리스 채무재조정 가능성으로 유로존 재정부채 위기가 다시 떠오르고 있고 오는 6월 발표될 범유럽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평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유럽은 메이저 금융회사의 앞마당이나 마찬가지여서 언어·문화적 장벽을 뚫고 한국금융기관이 개척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 때문에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유럽에 진출한 한국 금융기관의 압도적 다수는 서유럽, 그 중에서도 영국에 집중해 있다(표 참조). 중유럽을 넘어 미지를 개척하고 있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이미 90년대 LG가 현지 금융사를 인수한 LG 페트로 은행으로 폴란드에서 소매영업을 했을 만큼 초석을 잘 닦았고 헝가리에 진출한 산업은행(KDB 헝가리)은 성공적으로 안착해 현지 금융기관보다 뛰어난 실적을 시현하고 있다. KDB 헝가리는 헝가리 내 30개 은행 중 자산기준 14위, 자본기준 11위이며 2010년 결산 결과 약 971만 달러 상당의 세전 순이익을 얻었다.
이에 따라 한국인의 특성을 현지화하고 뛰어난 IT분야를 잘 접목할 경우 EU 금융기관보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폴란드 국책은행 BGK의 이코노미스트 토마쉬 카초르씨는 "이미 금융시장 상당부분을 외국계 거대은행이 차지하고 있는 상태여서 한국 금융기관이 니치(틈새)시장을 찾기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폴란드 사람들이 금융 서비스 이용률이 저조하기 때문에 GE처럼 현지 금융기관 인수합병 또는 합작투자 등의 방식이 먹혀들 수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의 경우 GDP 대비 예금 비중은 52%, 대출 비중은 57%에 지나지 않는다.
카초르씨는 "현지 금융사에 매각됐지만 LG처럼 현지 은행 인수를 통한 방식을 본격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싱크탱크인 폴란드 국제문제연구소 패트릭 토포로프스키 연구원도 "독일보다 평균 금리가 2~3%씩 높고 시중은행의 이율이 10~15%에 달하는 만큼 옛 동구권은 한국 금융기관들이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며 "모기지(주택담보) 시장도 잘 검토하면 진출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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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동쪽으로 돌려야 … 이미 폴란드·헝가리서 성공적 안착사례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보다도 늦도록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유럽을 국내 금융기관이 진출하기엔 부담스러운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한-EU FTA가 정식 발효되고 국내 서비스 시장이 열리는 만큼 한국 금융사들도 보다 공격적으로 유럽 진출을 꾀할 필요가 있다. 이미 현지화에 성공해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신청과 그리스 채무재조정 가능성으로 유로존 재정부채 위기가 다시 떠오르고 있고 오는 6월 발표될 범유럽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평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유럽은 메이저 금융회사의 앞마당이나 마찬가지여서 언어·문화적 장벽을 뚫고 한국금융기관이 개척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 때문에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유럽에 진출한 한국 금융기관의 압도적 다수는 서유럽, 그 중에서도 영국에 집중해 있다(표 참조). 중유럽을 넘어 미지를 개척하고 있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이미 90년대 LG가 현지 금융사를 인수한 LG 페트로 은행으로 폴란드에서 소매영업을 했을 만큼 초석을 잘 닦았고 헝가리에 진출한 산업은행(KDB 헝가리)은 성공적으로 안착해 현지 금융기관보다 뛰어난 실적을 시현하고 있다. KDB 헝가리는 헝가리 내 30개 은행 중 자산기준 14위, 자본기준 11위이며 2010년 결산 결과 약 971만 달러 상당의 세전 순이익을 얻었다.
이에 따라 한국인의 특성을 현지화하고 뛰어난 IT분야를 잘 접목할 경우 EU 금융기관보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폴란드 국책은행 BGK의 이코노미스트 토마쉬 카초르씨는 "이미 금융시장 상당부분을 외국계 거대은행이 차지하고 있는 상태여서 한국 금융기관이 니치(틈새)시장을 찾기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폴란드 사람들이 금융 서비스 이용률이 저조하기 때문에 GE처럼 현지 금융기관 인수합병 또는 합작투자 등의 방식이 먹혀들 수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의 경우 GDP 대비 예금 비중은 52%, 대출 비중은 57%에 지나지 않는다.
카초르씨는 "현지 금융사에 매각됐지만 LG처럼 현지 은행 인수를 통한 방식을 본격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싱크탱크인 폴란드 국제문제연구소 패트릭 토포로프스키 연구원도 "독일보다 평균 금리가 2~3%씩 높고 시중은행의 이율이 10~15%에 달하는 만큼 옛 동구권은 한국 금융기관들이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며 "모기지(주택담보) 시장도 잘 검토하면 진출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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