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순위채 청약 모회사 도움받아 간신히 성공계열사 비우량 회사채 36% 떠안아 재정위험 확대
(서울=연합뉴스) 고유권 기자 = 동부증권이 최근 수년간 투자은행(IB)과 파생상품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계열사의 비우량 채권을 과도하게 인수한 탓에 재무건전성과 신용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증권업계의 내부 경쟁이 과열된 환경에서 계열사를 무리하게 돕다가 곳간이 비어 돈을 빌리는 처지에 놓였다.동부증권은 지난달 말 자본 확충을 위해 대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했으나 청약에 어려움을 겪다가 모회사인 동부화재의 지원으로 간신히 목표치를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후순위채는 발행기관이 파산했을 때 다른 채권자의 부채가 모두 청산된 다음에 상환받을 수 있는 채권으로 금리가 시중금리보다 더 높다.금융기관이 자본을 늘리려면 유상증자를 해야 하지만 재무구조가 부실할 때는 증자가 어려워 후순위채를 발행해 계열사 등을 통해 소화하는 사례가 잦다.
증권사들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낮아지면 종종 후순위채를 발행해 위험에 대비한다. NCR는 증권사의 재무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의미가 있다. ◇ `NCR 추락'' 후순위채로 간신히 방어= 19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동부증권은 지난달 28일 만기 5년6개월짜리 1천3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청약을 했다.청약 건수는 719건, 물량은 1천300억5천600만원, 청약비율은 100.04%로 파악됐다. 목표치를 겨우 달성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작년 8월 중순 800억원의 후순위채 청약 때 1천754억원이 몰렸던 것과 비교하면`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회사인 동부화재가 500억원 어치나 인수해 줘 미달사태를 힘겹게 막을 수 있었다는 소문이 증권업계에 나돈다.모회사가 재정 지원에 나선 것은 증권사의 재무건전성 감독지표인 NCR가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히 낮아져 비상이 걸린 탓으로 분석된다. 작년 말 기준으로 동부증권의 NCR는 332.8%에 불과했다.
자기자본 규모가 절반에 불과한 이트레이드증권(441.1%), 한양증권(739.6%), 골든브릿지증권(434.1%)보다 한참 뒤진다.
NCR가 150% 미만이면 금감원에서 적기 시정조치를 받고, 200%와 300%를 넘어야 각각 신탁업과 파생상품 인가를 유지할 수 있다. NCR 332.8%는 재정상태가 좀 더 나빠지면 주식워런트증권(ELW) 등과 같은 파생상품 취급에 제한을 받을 정도로 위험한수치다.동부증권이 삼화저축은행 사태로 후순위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진 상황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의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후순위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우여곡절 끝에 후순위채 발행으로 NCR를 400%대로 높여 일단 한숨은 돌리게 됐다.
하지만, 자본적정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자본에서 후순위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데다 공격적인 영업으로 총위험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후순위채를 뺀NCR는 200% 중후반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운용규모가 늘고 신규사업 추진 등으로 사업위험이 증가한 탓에 자본확충과 함께 체계적인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계열사 회사채 인수ㆍ파생영업 확대도 `뇌관''= 2008년 3월 말 기준 동부증권의 NCR는 711%에 달했다.
그러나 2009년부터 추락을 거듭해 2009년 3월 말에는 452.5%로 급락했다. 작년 3월 말에는 412.6%로 더 낮아지더니 6월 말에는 330%대까지 떨어졌다.
회사채 인수 등 IB 사업과 파생상품 영업을 공격적으로 하면서 자기자본 대비 총위험액이 급속히 늘어난 탓이다.
주식위탁매매 부분의 시장점유율이 워낙 낮은데다 증시의 변동성 위험을 보완하려고 IB와 파생영업 부문을 강화했지만, 자본적정성이 되레 나빠졌다.
동부그룹 계열사들의 비우량 회사채를 대거 인수한 것도 재정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동부메탈, 동부건설, 동부한농, 동부제철 등 동부그룹 계열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9천300억원 중 52%가 넘는 4천850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올해도 동부그룹 계열사의 4천300억원 회사채 중 1천550억원 어치를 떠안았다.전체의 36%다.
계열사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BBB'', ''BBB+''로 신용위험이 큰 채권으로 분류돼 시장에서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증권이 가장 많은 회사채를 인수하다 보니 계열사에 대한 우회 지원이라는 얘기까지 나돈다.
한 증권사의 회사채 인수 담당자는 "대부분 증권사가 계열사의 회사채 물량을 받지만, 동부증권의 인수 규모는 다른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IB부문 임원은 "동부그룹 계열 회사채는 신용도가 낮은 채권으로기관에서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다. 금리가 높다는 이유로 개인 고객들을 상대로 판매하는데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pisces738@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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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유권 기자 = 동부증권이 최근 수년간 투자은행(IB)과 파생상품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계열사의 비우량 채권을 과도하게 인수한 탓에 재무건전성과 신용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증권업계의 내부 경쟁이 과열된 환경에서 계열사를 무리하게 돕다가 곳간이 비어 돈을 빌리는 처지에 놓였다.동부증권은 지난달 말 자본 확충을 위해 대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했으나 청약에 어려움을 겪다가 모회사인 동부화재의 지원으로 간신히 목표치를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후순위채는 발행기관이 파산했을 때 다른 채권자의 부채가 모두 청산된 다음에 상환받을 수 있는 채권으로 금리가 시중금리보다 더 높다.금융기관이 자본을 늘리려면 유상증자를 해야 하지만 재무구조가 부실할 때는 증자가 어려워 후순위채를 발행해 계열사 등을 통해 소화하는 사례가 잦다.
증권사들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낮아지면 종종 후순위채를 발행해 위험에 대비한다. NCR는 증권사의 재무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의미가 있다. ◇ `NCR 추락'' 후순위채로 간신히 방어= 19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동부증권은 지난달 28일 만기 5년6개월짜리 1천3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청약을 했다.청약 건수는 719건, 물량은 1천300억5천600만원, 청약비율은 100.04%로 파악됐다. 목표치를 겨우 달성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작년 8월 중순 800억원의 후순위채 청약 때 1천754억원이 몰렸던 것과 비교하면`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회사인 동부화재가 500억원 어치나 인수해 줘 미달사태를 힘겹게 막을 수 있었다는 소문이 증권업계에 나돈다.모회사가 재정 지원에 나선 것은 증권사의 재무건전성 감독지표인 NCR가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히 낮아져 비상이 걸린 탓으로 분석된다. 작년 말 기준으로 동부증권의 NCR는 332.8%에 불과했다.
자기자본 규모가 절반에 불과한 이트레이드증권(441.1%), 한양증권(739.6%), 골든브릿지증권(434.1%)보다 한참 뒤진다.
NCR가 150% 미만이면 금감원에서 적기 시정조치를 받고, 200%와 300%를 넘어야 각각 신탁업과 파생상품 인가를 유지할 수 있다. NCR 332.8%는 재정상태가 좀 더 나빠지면 주식워런트증권(ELW) 등과 같은 파생상품 취급에 제한을 받을 정도로 위험한수치다.동부증권이 삼화저축은행 사태로 후순위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진 상황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의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후순위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우여곡절 끝에 후순위채 발행으로 NCR를 400%대로 높여 일단 한숨은 돌리게 됐다.
하지만, 자본적정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자본에서 후순위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데다 공격적인 영업으로 총위험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후순위채를 뺀NCR는 200% 중후반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운용규모가 늘고 신규사업 추진 등으로 사업위험이 증가한 탓에 자본확충과 함께 체계적인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계열사 회사채 인수ㆍ파생영업 확대도 `뇌관''= 2008년 3월 말 기준 동부증권의 NCR는 711%에 달했다.
그러나 2009년부터 추락을 거듭해 2009년 3월 말에는 452.5%로 급락했다. 작년 3월 말에는 412.6%로 더 낮아지더니 6월 말에는 330%대까지 떨어졌다.
회사채 인수 등 IB 사업과 파생상품 영업을 공격적으로 하면서 자기자본 대비 총위험액이 급속히 늘어난 탓이다.
주식위탁매매 부분의 시장점유율이 워낙 낮은데다 증시의 변동성 위험을 보완하려고 IB와 파생영업 부문을 강화했지만, 자본적정성이 되레 나빠졌다.
동부그룹 계열사들의 비우량 회사채를 대거 인수한 것도 재정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동부메탈, 동부건설, 동부한농, 동부제철 등 동부그룹 계열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9천300억원 중 52%가 넘는 4천850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올해도 동부그룹 계열사의 4천300억원 회사채 중 1천550억원 어치를 떠안았다.전체의 36%다.
계열사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BBB'', ''BBB+''로 신용위험이 큰 채권으로 분류돼 시장에서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증권이 가장 많은 회사채를 인수하다 보니 계열사에 대한 우회 지원이라는 얘기까지 나돈다.
한 증권사의 회사채 인수 담당자는 "대부분 증권사가 계열사의 회사채 물량을 받지만, 동부증권의 인수 규모는 다른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IB부문 임원은 "동부그룹 계열 회사채는 신용도가 낮은 채권으로기관에서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다. 금리가 높다는 이유로 개인 고객들을 상대로 판매하는데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pisces738@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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