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그 장밋빛 홍보의 그늘(지영선)

지역내일 2011-05-31 (수정 2011-05-31 오후 1:29:55)

지영선 언론인·환경연합 공동대표


내일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전북도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주최하는 '2011 새만금 국제포럼'이 열린다. 미국 최대의 부동산그룹 트럼프의 수석부회장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글로벌 금융상황과 새만금의 국제적 개발 가능성'에 대해 발제를 한다는데, 전북도 관계자는 "이번 포럼을 통해 새만금 투자유치에 필요한 규제개혁과 인센티브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2010년 4월 27일)된지 1년, 새만금을 둘러싼 장밋빛 홍보가 요란하다. 지난주엔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의 초청을 받은 CNN USA투데이 폭스뉴스 워싱턴타임즈 등 미국 언론사 기자 8명이 헬기를 타고 새만금 일대를 둘러보았다.

기네스북에 세계 최장의 방조제로 등재하는데 1억9000만원을 썼다던가. 33.9km의 '바다 만리장성'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신시 배수갑문 앞 '아리울 아트센터'에서는 판소리뮤지컬 '아리울 아리랑' 상설공연도 시작됐다.

'아리'란 물의 옛말, 울이란 울타리의 줄임말로, '아리울'은 새만금 방조제 안에 들어설 신도시에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 3월 발표된 새만금종합개발계획에 따르면, 아리울은 22조원을 투입해 30%는 농지로, 70%는 관광리조트와 신재생에너지단지 등이 어우러진 '녹색 수변도시'로 개발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렇게 요란한 장밋빛 홍보가 새만금의 모두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스포트라이트가 눈부신 만큼 그 그림자는 더욱 어둡다 할까. 당면과제가 된 투자유치 등 재원마련이 여의치 않은 것도 문제지만, 20년에 걸쳐 공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던 과정에서 제기되었던 굵직한 문제들이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기반사업에만 22조원이 더 든다는데 …

우선, 개발을 위해선 서울 면적의 2/3에 이르는 방조제 안 바다를 메꿔야 한다. 서울 남산의 10배에 해당하는 그 많은 매립토를 어디서, 어떻게 가져오느냐부터가 문제다.

방조제 밖 바다에서 준설해 배로 실어오는 것이 가장 비용이 덜 드는 방법이지만, 애써 막은 방조제에 뱃길을 내야 한다는 진퇴양난의 모순에 부닥쳐 있다.

두번째는 수질문제다. 6조원을 투입하는 수질개선사업의 목표는 농지로 개발될 상류는 4급수, 수변도시가 조성될 하류는 3급수로 설정돼 있다. 하류 수질이 상류보다 더 좋게 한다는 얘긴데, 결국 해수 유통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다면 이 또한 방조제 건설의 무리함을 반증하는 셈이다.

셋째, 방조제가 완공된 후 갯벌의 죽음은 가속도가 붙고 있다. 드나들던 물이 갇혀 있으니, 바닥은 뻘이 되고, 조개며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한다. 백합은 생산량이 1/10로 줄었고, 지난 초봄엔 방조제 안에서 쇠돌고래(상괭이) 200여 마리가 떼죽음을 했다.

넷째, 이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삶의 터전을 잃고 몸과 마음이 병들어가는 지역 어민들의 문제다. 맨손어업은 완전히 죽었고 소형어선어업도 크게 줄었다. 택배 등 영세자영업, 콘도의 임시직 노동 등으로 생계수단을 바꾼 이들 중엔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들은 지금도 해수유통을 해서 바다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기를 애타게 바라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마당 100년 넘은 회화나무 앞에서 '새만금 타임캡슐 개봉'행사가 열렸다. 10년 전인 2001년 5월25일, 반대여론에 밀려 2년여 중단했던 새만금방조제 공사를 강행하기로 정부가 최종결정한 날, 결정을 했던 당국자의 발언이며, 그날의 신문기사 등을 캡슐에 담아 환경활동을 하던 청소년 33인의 이름으로 묻었던 것이다.

캡슐 위엔 새만금에서 채취한 조개껍질이 흙과 함께 덮혔다. 10년 뒤 그 결정을 다시 평가하기 위해서였다.


매립토 운반, 수질개선도 숙제

10년이 지났어도 새만금은 여전히 장밋빛 홍보를 앞세워 더욱 엄청난 재원조달과 개발을 국민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제 20대 사회인이 된 이승은 최은실 두 젊은이와 자리를 함께 한 환경활동가 종교인 학자 등은 타임캡슐을 다시 땅에 묻었다. 앞으로 10년 보다 생명을 중시하는 세상을 만들기를 다짐하면서.

다시 10년 후 새만금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홍보대로 장밋빛을 띠고 있을까, 아니면 어민들이 소원하는 대로 푸른 바닷물이 드나들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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