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당선 후 7개월 "패배주의 극복" … "두루뭉술 중도 위험" "말 다이어트 필요"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이번에는 '변화'를 보여줄 리더십 시험대에 섰다.
지난해 10월 당 대표로 당선된 후 지난 7개월간은, 그가 당에 안착하고 분위기를 바꾼 시기로 평가된다. 천막투쟁과 '희망대장정', 다른 야당 및 시민사회와의 공조 그리고 4·27 재보선 분당 승리가 이를 뒷받침한다. 민주당 '쇄신연대' 소속 한 의원은 "당 전반에 퍼져있던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 손학규 대표의 지난 7개월간 가장 큰 성과"라고 평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재보선 승리 직후부터, 2012년을 준비해야하는 또 다른 도전에 직면했다. 민주당의 변화가 그것이다. 이 과제의 시급성은 지난 4·27 재보선 민심에서 이미 드러났다. 내일신문과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디오피니언 안부근연구소의 5월 정례여론조사에서, 이번 재보선의 여당 패배 및 야권 승리 이유로 국민 대다수는 '한나라당이 여당 역할을 제대로 못해서(38.6%)'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국정운영을 잘못해서(37.5%)'를 꼽았다. '범야권 정당과 후보가 잘했기 때문'이란 응답은 5.5%에 불과했다. 3선인 원혜영, 박병석 의원도 재보선 결과에 대해 "민주당이 잘해서라기 보다는 MB정부 실정이 너무 심해서" "서민의 삶이 고달퍼서" 등으로 분석했다.
이에 '잘해서 선택받는 민주당'이 되기 위한 변화는 불가피한 수순으로 꼽힌다. 먼저 '정체성'에 대해서는 '서민을 위한 민주당의 정책 강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영춘 최고위원은 최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변화란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지향점을 뚜렷하게 잡는 것"이라며 "최근 중도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정체성이 없고 두루뭉술한 중도는 뼈 없는 연체동물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은 서민과 대중에게 먼저 다가서, 손으로 만져지는 정책을 우선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석 의원도 "정치권에서 말하는 주류, 소장파 이런 논쟁이 국민들에게는 관심거리가 아니다"라며 "서민들의 삶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대한 대책부터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디오피니언 안부근연구소의 백왕순 부소장도 "물가, 일자리, 주택 문제 등에 대해 정부와 한나라당이 최근 주도적으로 정책을 내놓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양극화를 해결하고 서민을 위한 정책을 어떻게 차별화하고 선보일지가 과제"라고 지적했다.
당의 인적 변화를 통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부산 지역 유일한 재선인 조경태 의원은 "지난 10년간 민주당이 여당을 하면서 몸집이 무거워졌다"면서 "참신한 인물을 적극 영입해 당을 젊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혜영 의원은 "민주당이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며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젊은 지도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변화가 기득권의 발목에 잡혀, 주춤할 것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개혁은 싫고 좋고의 문제가 아니라 해야만 하는 과제"라며 "기득권층이 싫다고 해도 국민이 원한다면 인재영입과 개혁을 해야 하고, 그것이 민주당 정치인들의 경쟁력도 높이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손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의 '정치 스타일'을 바꾸자는 의견도 있다. 김영환 의원은 15일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야당은 말의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비유했다. 그는 "'나를 따르라' 식의 리더십과 누구라도 가르치려고 드는 정치문화와 언어 습관을 버려야 한다"며 "그 자리에 경청과 섬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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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이번에는 '변화'를 보여줄 리더십 시험대에 섰다.
지난해 10월 당 대표로 당선된 후 지난 7개월간은, 그가 당에 안착하고 분위기를 바꾼 시기로 평가된다. 천막투쟁과 '희망대장정', 다른 야당 및 시민사회와의 공조 그리고 4·27 재보선 분당 승리가 이를 뒷받침한다. 민주당 '쇄신연대' 소속 한 의원은 "당 전반에 퍼져있던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 손학규 대표의 지난 7개월간 가장 큰 성과"라고 평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재보선 승리 직후부터, 2012년을 준비해야하는 또 다른 도전에 직면했다. 민주당의 변화가 그것이다. 이 과제의 시급성은 지난 4·27 재보선 민심에서 이미 드러났다. 내일신문과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디오피니언 안부근연구소의 5월 정례여론조사에서, 이번 재보선의 여당 패배 및 야권 승리 이유로 국민 대다수는 '한나라당이 여당 역할을 제대로 못해서(38.6%)'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국정운영을 잘못해서(37.5%)'를 꼽았다. '범야권 정당과 후보가 잘했기 때문'이란 응답은 5.5%에 불과했다. 3선인 원혜영, 박병석 의원도 재보선 결과에 대해 "민주당이 잘해서라기 보다는 MB정부 실정이 너무 심해서" "서민의 삶이 고달퍼서" 등으로 분석했다.
이에 '잘해서 선택받는 민주당'이 되기 위한 변화는 불가피한 수순으로 꼽힌다. 먼저 '정체성'에 대해서는 '서민을 위한 민주당의 정책 강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영춘 최고위원은 최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변화란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지향점을 뚜렷하게 잡는 것"이라며 "최근 중도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정체성이 없고 두루뭉술한 중도는 뼈 없는 연체동물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은 서민과 대중에게 먼저 다가서, 손으로 만져지는 정책을 우선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석 의원도 "정치권에서 말하는 주류, 소장파 이런 논쟁이 국민들에게는 관심거리가 아니다"라며 "서민들의 삶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대한 대책부터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디오피니언 안부근연구소의 백왕순 부소장도 "물가, 일자리, 주택 문제 등에 대해 정부와 한나라당이 최근 주도적으로 정책을 내놓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양극화를 해결하고 서민을 위한 정책을 어떻게 차별화하고 선보일지가 과제"라고 지적했다.
당의 인적 변화를 통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부산 지역 유일한 재선인 조경태 의원은 "지난 10년간 민주당이 여당을 하면서 몸집이 무거워졌다"면서 "참신한 인물을 적극 영입해 당을 젊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혜영 의원은 "민주당이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며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젊은 지도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변화가 기득권의 발목에 잡혀, 주춤할 것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개혁은 싫고 좋고의 문제가 아니라 해야만 하는 과제"라며 "기득권층이 싫다고 해도 국민이 원한다면 인재영입과 개혁을 해야 하고, 그것이 민주당 정치인들의 경쟁력도 높이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손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의 '정치 스타일'을 바꾸자는 의견도 있다. 김영환 의원은 15일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야당은 말의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비유했다. 그는 "'나를 따르라' 식의 리더십과 누구라도 가르치려고 드는 정치문화와 언어 습관을 버려야 한다"며 "그 자리에 경청과 섬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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