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1년째 〈상아치과〉에서 환자들의 ‘입 속 건강’을 돌보고 있는 윤흥렬(60) 박사. 희끗희끗한 머리, 나직나직한 목소리만 접하면 마음좋은 의사선생님이다. 그러나 윤 박사는 지난 9월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총회에서 세계치과의사연맹(FDI. 이하 연맹)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순수하게 개발도상국 대표로 회장에 선출됐다.
149개 회원국, 75만 여명의 회원을 둔 연맹은 보건의료 분야에서 세계보건기구 다음으로 큰 조직. 윤 박사는 최근까지 재무이사, 상임이사, 97년에는 총회 조직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왔다. ‘100만 마일’이 넘은 항공마일리지는 윤 박사의 활동폭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
선거는 치열했다. GNP와 치과의사 수에 따라 1표(후진국)에서 5표(선진국)까지 투표수를 정하는 선출방식은 개도국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 회원수 1만8000여명의 한국에 주어진 투표권은 3표였다.
“또 다른 후보가 벨기에 여성이었죠. 100년 역사에서 여성회장이 없었다는 지적이 명분과 설득력을 얻었어요. 저는 경험을 부각시켰죠. 연맹 살림을 살아본 경험, 무엇보다 한국인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전쟁과 가난, 선진국에서의 유학 등 다양한 경험은 연맹을 이끄는데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 말입니다. 가장 큰 힘은 한국 치과의료계의 전폭적인 지원이었습니다.”
돌아보면 눈물겨운 일도 많았다. 윤 박사는 그 동안 모국어를 공식어로 인정받지 못한 유일한 임원이었다. 왜소한 국력을 실감했다. 한국에서 총회를 유치하려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연맹의 가장 큰 일이 총회예요. 임원 선출만이 아니라 신기술 기자재가 망라되는 전시회, 발전된 치료기술 정보를 교환하는 학술회의 등 치과박람회거든요. 회의를 통해 유치할 수 있는 콩그레스 머니(Congress Money)도 엄청나고 한국을 알릴 수도 있고요.”
80년대부터 시작된 윤 박사의 총회 유치 노력은 그러나 번번이 허사가 됐다. 당시 영국에 본부를 둔 연맹에 신청서를 여러 차례 제출했지만 ‘너희 나라에 컨벤션센터는 있느냐’ ‘별 다섯 개 짜리 특급호텔에는 방이 몇 개냐’는 등의 ‘기막힌’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그리고 윤 박사와 한국은 이제야 그 설움을 보상받은 것이다. 윤 박사는 연맹의 미래도 자신의 이런 살아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이끌어갈 계획이다.
“세계 각 국민들이 최적의 구강위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죠. 균등한 교육제도도 시행하고요. 치과의사 1명당 1000명인 선진국이 있는가 하면 아프리카는 1백만 명이예요. 이 편차를 좁혀야죠.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입이 건강해야 해요. 생존의 기본인 먹고 말하는 것이 입이니까. 입안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치력(齒力)은 국력입니다.”
이를 위해 연맹에서는 후진국, 개도국에 인적·물적 자원을 지원할 수 있도록 ‘구강건강기금’을 만들고 있다. 윤 박사는 또 직접 세계를 다니면서 국민의 구강건강을 정책의 우선순위에 놓도록 설득할 예정이다.
윤 박사는 국내에 자일리톨 껌을 도입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1976년의 일이다.
“치과질환의 원인이 입 안 박테리아인데 대부분 설탕 때문에 생겨요. 설탕은 구강위생의 적이죠. 그런 차에 대체감미료인 자일리톨을 발견하고 소개했죠. 한편으로 소비자단체와 ‘설탕 덜 먹기운동’을 벌이고. 당시 제일 환영받는 선물이 설탕이었으니 제당업체로부터 욕을 배불리 먹었죠. ‘환자 늘어나 좋을텐데 왜 나서냐’는 거죠. 가장 싫어하는 말이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겁니다. 건강한 이를 지켜야지 무슨 말입니까.”
요즘 한창 자일리톨 바람이 일고 있으니 윤 박사의 제안이 꼭 20년만에 받아들여진 셈이다. 윤 박사는 그러나 치아건강을 위해서나 ‘비용효과’면에서나 획기적인 수돗물 불소화사업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해 안타깝다.
149개 회원국, 75만 여명의 회원을 둔 연맹은 보건의료 분야에서 세계보건기구 다음으로 큰 조직. 윤 박사는 최근까지 재무이사, 상임이사, 97년에는 총회 조직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왔다. ‘100만 마일’이 넘은 항공마일리지는 윤 박사의 활동폭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
선거는 치열했다. GNP와 치과의사 수에 따라 1표(후진국)에서 5표(선진국)까지 투표수를 정하는 선출방식은 개도국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 회원수 1만8000여명의 한국에 주어진 투표권은 3표였다.
“또 다른 후보가 벨기에 여성이었죠. 100년 역사에서 여성회장이 없었다는 지적이 명분과 설득력을 얻었어요. 저는 경험을 부각시켰죠. 연맹 살림을 살아본 경험, 무엇보다 한국인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전쟁과 가난, 선진국에서의 유학 등 다양한 경험은 연맹을 이끄는데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 말입니다. 가장 큰 힘은 한국 치과의료계의 전폭적인 지원이었습니다.”
돌아보면 눈물겨운 일도 많았다. 윤 박사는 그 동안 모국어를 공식어로 인정받지 못한 유일한 임원이었다. 왜소한 국력을 실감했다. 한국에서 총회를 유치하려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연맹의 가장 큰 일이 총회예요. 임원 선출만이 아니라 신기술 기자재가 망라되는 전시회, 발전된 치료기술 정보를 교환하는 학술회의 등 치과박람회거든요. 회의를 통해 유치할 수 있는 콩그레스 머니(Congress Money)도 엄청나고 한국을 알릴 수도 있고요.”
80년대부터 시작된 윤 박사의 총회 유치 노력은 그러나 번번이 허사가 됐다. 당시 영국에 본부를 둔 연맹에 신청서를 여러 차례 제출했지만 ‘너희 나라에 컨벤션센터는 있느냐’ ‘별 다섯 개 짜리 특급호텔에는 방이 몇 개냐’는 등의 ‘기막힌’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그리고 윤 박사와 한국은 이제야 그 설움을 보상받은 것이다. 윤 박사는 연맹의 미래도 자신의 이런 살아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이끌어갈 계획이다.
“세계 각 국민들이 최적의 구강위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죠. 균등한 교육제도도 시행하고요. 치과의사 1명당 1000명인 선진국이 있는가 하면 아프리카는 1백만 명이예요. 이 편차를 좁혀야죠.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입이 건강해야 해요. 생존의 기본인 먹고 말하는 것이 입이니까. 입안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치력(齒力)은 국력입니다.”
이를 위해 연맹에서는 후진국, 개도국에 인적·물적 자원을 지원할 수 있도록 ‘구강건강기금’을 만들고 있다. 윤 박사는 또 직접 세계를 다니면서 국민의 구강건강을 정책의 우선순위에 놓도록 설득할 예정이다.
윤 박사는 국내에 자일리톨 껌을 도입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1976년의 일이다.
“치과질환의 원인이 입 안 박테리아인데 대부분 설탕 때문에 생겨요. 설탕은 구강위생의 적이죠. 그런 차에 대체감미료인 자일리톨을 발견하고 소개했죠. 한편으로 소비자단체와 ‘설탕 덜 먹기운동’을 벌이고. 당시 제일 환영받는 선물이 설탕이었으니 제당업체로부터 욕을 배불리 먹었죠. ‘환자 늘어나 좋을텐데 왜 나서냐’는 거죠. 가장 싫어하는 말이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겁니다. 건강한 이를 지켜야지 무슨 말입니까.”
요즘 한창 자일리톨 바람이 일고 있으니 윤 박사의 제안이 꼭 20년만에 받아들여진 셈이다. 윤 박사는 그러나 치아건강을 위해서나 ‘비용효과’면에서나 획기적인 수돗물 불소화사업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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