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대비 8배 늘어 … "성과측정·위험관리 필수적인 벤치마크 없어"
국민연금공단이 미국 뉴욕 맨하탄의 햄슬리 빌딩 지분 49%를 매입했다. 매입가격은 밝히지 않았지만 전 소유주인 골드만삭스가 인수 당시 지불했던 금액이 10억달러(한화 약 1조800억원)임을 감안하면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연금기금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2008년 5600억원에서 2011년 6월 현재 4조5300억원(햄슬리 빌딩 매입 제외)으로 8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운용이 필수적인 연금투자가 수익추구를 위해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정확한 자산운용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도 없는 상황에서 투자액을 계속 증가시키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선진국, 부동산 투자로 큰 손실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해봉 의원(한나라당)은 지난 22일 상임위원회에서 "부동산투자는 채권이나 주식 등에 비해 '고위험-고수익'의 특성이 강하다"며 "안정적인 운용이 필수적인 연금투자에 있어 수익추구를 위해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실제 선진국 기관투자자들도 세계 오피스 빌딩 호황기에 많은 부동산에 투자를 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손실을 봤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인 캘퍼스(CalPERS)는 2008년에 무려 23.4%의 손실을 냈고, 네덜란드 공무원연금인 ABP는 같은해 20.2%의 손실을 기록했고, 캐나다 국민연금인 CPP도 18.6%의 손실을 봤다.
당시 전문가들은 해외 연기금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유난히 취약했던 이유가 주식과 부동산 등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도 유럽발 경제위기와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의 재발 가능성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해외 부동산 투자 확대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평가 장치 만든 후 투자해야 = 강명순 의원(한나라당)은 27일 "해외 부동산투자를 포함한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규모는 총 20조 4000억원 규모로 2009년보다 8조원가량 증액됐다"며 "하지만 객관적이고 정확한 자산운용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인 벤치마크 지수가 없는데도 대체투자를 이렇게 증액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벤치마크 지수란 투자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미리 정한 기준 지수로 투자의 성과를 측정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가령 펀드의 경우 절대 수익률이 높더라도 벤치마크 수익률을 밑돌면 우수한 펀드로 볼 수 없으며, 반대로 손실을 내더라도 벤치마크보다 손실 폭이 적으면 양호한 펀드로 볼 수 있다.
주식과 채권투자의 경우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벤치마크 지수가 있지만, 대체투자의 경우는 세부자산군별 가중평균을 사용하고 있으나 사회적으로 합의된 벤치마크 지수가 없다.
◆"투자다변화 정책 불가피" = 성과측정과 위험관리에 필수적인 벤치마크 지수가 없는 상황에서 국민연금공단은 해외 부동산투자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
2008년 5642억원에서 2009년 2조 4474억원, 2010년엔 4조 1033억원, 2011년엔 상반기가 끝나지 않은 6월 16일까지 4조 5340억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공단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기금 규모의 확대 속도와 국내시장 규모, 낮은 채권수익률 등을 감안할 때 주식, 대체투자, 해외투자확대와 같은 투자다변화 정책은 불가피하다"며 "해외 부동산은 장기안정적 임대수익이 보장되는 랜드마크형 위주로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민연금공단은 2011년 10월까지 벤치마크 지수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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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이 미국 뉴욕 맨하탄의 햄슬리 빌딩 지분 49%를 매입했다. 매입가격은 밝히지 않았지만 전 소유주인 골드만삭스가 인수 당시 지불했던 금액이 10억달러(한화 약 1조800억원)임을 감안하면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연금기금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2008년 5600억원에서 2011년 6월 현재 4조5300억원(햄슬리 빌딩 매입 제외)으로 8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운용이 필수적인 연금투자가 수익추구를 위해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정확한 자산운용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도 없는 상황에서 투자액을 계속 증가시키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선진국 기관투자자들도 세계 오피스 빌딩 호황기에 많은 부동산에 투자를 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손실을 봤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인 캘퍼스(CalPERS)는 2008년에 무려 23.4%의 손실을 냈고, 네덜란드 공무원연금인 ABP는 같은해 20.2%의 손실을 기록했고, 캐나다 국민연금인 CPP도 18.6%의 손실을 봤다.
당시 전문가들은 해외 연기금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유난히 취약했던 이유가 주식과 부동산 등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도 유럽발 경제위기와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의 재발 가능성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해외 부동산 투자 확대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평가 장치 만든 후 투자해야 = 강명순 의원(한나라당)은 27일 "해외 부동산투자를 포함한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규모는 총 20조 4000억원 규모로 2009년보다 8조원가량 증액됐다"며 "하지만 객관적이고 정확한 자산운용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인 벤치마크 지수가 없는데도 대체투자를 이렇게 증액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벤치마크 지수란 투자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미리 정한 기준 지수로 투자의 성과를 측정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가령 펀드의 경우 절대 수익률이 높더라도 벤치마크 수익률을 밑돌면 우수한 펀드로 볼 수 없으며, 반대로 손실을 내더라도 벤치마크보다 손실 폭이 적으면 양호한 펀드로 볼 수 있다.
주식과 채권투자의 경우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벤치마크 지수가 있지만, 대체투자의 경우는 세부자산군별 가중평균을 사용하고 있으나 사회적으로 합의된 벤치마크 지수가 없다.
◆"투자다변화 정책 불가피" = 성과측정과 위험관리에 필수적인 벤치마크 지수가 없는 상황에서 국민연금공단은 해외 부동산투자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
2008년 5642억원에서 2009년 2조 4474억원, 2010년엔 4조 1033억원, 2011년엔 상반기가 끝나지 않은 6월 16일까지 4조 5340억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공단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기금 규모의 확대 속도와 국내시장 규모, 낮은 채권수익률 등을 감안할 때 주식, 대체투자, 해외투자확대와 같은 투자다변화 정책은 불가피하다"며 "해외 부동산은 장기안정적 임대수익이 보장되는 랜드마크형 위주로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민연금공단은 2011년 10월까지 벤치마크 지수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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