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신청 철회, 정상화 일환 … 헌인마을 사업은 주도키로
삼부토건이 김포 풍무지구 아파트 사업을 포기했다. 포기 대가는 가혹했다. 공동 사업자인 한화건설에 위약금조로 500억원을 토해냈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 2개월만에 이를 철회한 결과는 참담하다. 채권단으로부터 신규자금을 지원받아 급한 불은 껐지만 후유증은 매우 크다.
경영진간 의견차이가 극명히 갈리면서 내부 갈등도 커졌고 임직원들은 구조조정 불안에 떨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신용도가 떨어져 각종 공사 수주는 물론 아파트 분양사업도 녹록치 않다. 줄줄이 자산을 매각할 가능성도 크다.
◆르네상스 호텔 매각 시점 놓고 이견차 =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부장판사 지대운)는 28일 삼부토건의 법정관리 철회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삼부토건과 채권자들 사이에 자금지원 등에 대한 현안이 해결돼 경영정상화가 가능하게 됐다"며 철회허가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은행과 농협 외환은행 수협 등은 75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기로 28일 오전 합의했다. 이에 따라 28일 오전 삼부토건과 채권단은 자금지원과 관련한 약정을 맺었다.
자금지원기간은 2년. 삼부토건은 계열사인 남우관광 주식 99.7%와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및 업무용 시설을 담보로 제공했다. 금리는 CD + 2.0%다.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애초 삼부토건과 채권단은 이달 중순부터 법정관리 신청 철회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르네상스호텔에 대한 매각 시점을 놓고 이견차가 컸다.
채권단은 자금지원 기간은 1년 추가연장할 수 있지만 2년안에 르네상스호텔 등 담보물을 팔아 자금을 상환할 것을 삼부토건에 요구했다. 만일 자금상환이 늦어지거나 호텔이 매각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이 직접 매각하겠다는 단서도 요구했다.
채권단이 2년 후 직접 매각하겠다는 요구에 삼부토건이 반발했고, 결국 이 내용은 자금지원과 관련한 약정에서 빠졌다.
삼부토건은 또 경기도 김포시 풍무지구 도시개발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PF 원리금 상환 및 사업비 조달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아파트 2620가구를 짓는 것으로 삼부토건과 한화건설이 각각 50%씩 지분을 투자하는 공동사업이다. 삼부토건의 보증금액만 2750억원이다.
삼부토건은 한화건설에 사업 포기 의사를 보였고 한화건설은 단독 시공을 하는데 필요한 비용으로 500억원을 요구했다.
삼부토건은 풍무지구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위약금조로 500억원, 조건변경 수수료(0.1%) 5억5000만원 등 505억5000만원을 한화건설에 지급했다. 이 비용도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으로 해결했다.
다만 삼부토건의 자구노력을 담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은 아직 맺지 않았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에는 추가 담보제공 및 자산 매각, 임직원 구조조정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급한 불이 꺼졌기 때문에 삼부토건의 신용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성 낮은 헌인마을 어찌되나 = 삼부토건은 서울 서초동 헌인마을 사업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애초 동양건설산업과 공동시공키로 했으나 동양건설산업의 재무 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5층 이하 대형 면적의 타운하우스로 개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이 장기 침체된 상황인데다가 공동사업자마저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커 분양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동양건설산업 채권단 관계자는 "계열사로부터 400억원을 차입해 오거나 추가 담보를 제공한다면 언제든 자금을 지원할 용의는 있다"며 "하지만 동양건설산업이 자구노력을 보이지 않아 자금지원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동양건설산업이 헌인마을에서 아예 배제될 수도 없다. 삼부토건이나 채권단이 동양건설산업을 사업에서 떼놓을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위약금 등을 지불하고 사업에 빠진다고 해도 수백억원의 자금을 단시일내 마련할 길이 없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아예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채무가 동결되기 때문에 삼부토건의 부담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헌인마을 주도권은 우리에게 넘어온 상태라고 볼 수 있다"며 "사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부토건은 이 지역이 보금자리주택 지구와 인접해 있어 보금자리주택으로 개발하는 쪽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 공공사업으로 전환될 경우 층고제한이 풀릴 수 있고 각종 인허가 통과도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예 이 부지를 한국토지공사나 SH공사에 매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관련 법안이나 비싼 토지비가 걸림돌이지만 민간분양이 아닌 공공분양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오승완 김상범 송현경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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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이 김포 풍무지구 아파트 사업을 포기했다. 포기 대가는 가혹했다. 공동 사업자인 한화건설에 위약금조로 500억원을 토해냈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 2개월만에 이를 철회한 결과는 참담하다. 채권단으로부터 신규자금을 지원받아 급한 불은 껐지만 후유증은 매우 크다.
경영진간 의견차이가 극명히 갈리면서 내부 갈등도 커졌고 임직원들은 구조조정 불안에 떨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신용도가 떨어져 각종 공사 수주는 물론 아파트 분양사업도 녹록치 않다. 줄줄이 자산을 매각할 가능성도 크다.

재판부는 "삼부토건과 채권자들 사이에 자금지원 등에 대한 현안이 해결돼 경영정상화가 가능하게 됐다"며 철회허가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은행과 농협 외환은행 수협 등은 75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기로 28일 오전 합의했다. 이에 따라 28일 오전 삼부토건과 채권단은 자금지원과 관련한 약정을 맺었다.
자금지원기간은 2년. 삼부토건은 계열사인 남우관광 주식 99.7%와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및 업무용 시설을 담보로 제공했다. 금리는 CD + 2.0%다.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애초 삼부토건과 채권단은 이달 중순부터 법정관리 신청 철회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르네상스호텔에 대한 매각 시점을 놓고 이견차가 컸다.
채권단은 자금지원 기간은 1년 추가연장할 수 있지만 2년안에 르네상스호텔 등 담보물을 팔아 자금을 상환할 것을 삼부토건에 요구했다. 만일 자금상환이 늦어지거나 호텔이 매각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이 직접 매각하겠다는 단서도 요구했다.
채권단이 2년 후 직접 매각하겠다는 요구에 삼부토건이 반발했고, 결국 이 내용은 자금지원과 관련한 약정에서 빠졌다.
삼부토건은 또 경기도 김포시 풍무지구 도시개발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PF 원리금 상환 및 사업비 조달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아파트 2620가구를 짓는 것으로 삼부토건과 한화건설이 각각 50%씩 지분을 투자하는 공동사업이다. 삼부토건의 보증금액만 2750억원이다.
삼부토건은 한화건설에 사업 포기 의사를 보였고 한화건설은 단독 시공을 하는데 필요한 비용으로 500억원을 요구했다.
삼부토건은 풍무지구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위약금조로 500억원, 조건변경 수수료(0.1%) 5억5000만원 등 505억5000만원을 한화건설에 지급했다. 이 비용도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으로 해결했다.
다만 삼부토건의 자구노력을 담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은 아직 맺지 않았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에는 추가 담보제공 및 자산 매각, 임직원 구조조정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급한 불이 꺼졌기 때문에 삼부토건의 신용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성 낮은 헌인마을 어찌되나 = 삼부토건은 서울 서초동 헌인마을 사업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애초 동양건설산업과 공동시공키로 했으나 동양건설산업의 재무 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5층 이하 대형 면적의 타운하우스로 개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이 장기 침체된 상황인데다가 공동사업자마저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커 분양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동양건설산업 채권단 관계자는 "계열사로부터 400억원을 차입해 오거나 추가 담보를 제공한다면 언제든 자금을 지원할 용의는 있다"며 "하지만 동양건설산업이 자구노력을 보이지 않아 자금지원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동양건설산업이 헌인마을에서 아예 배제될 수도 없다. 삼부토건이나 채권단이 동양건설산업을 사업에서 떼놓을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위약금 등을 지불하고 사업에 빠진다고 해도 수백억원의 자금을 단시일내 마련할 길이 없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아예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채무가 동결되기 때문에 삼부토건의 부담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헌인마을 주도권은 우리에게 넘어온 상태라고 볼 수 있다"며 "사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부토건은 이 지역이 보금자리주택 지구와 인접해 있어 보금자리주택으로 개발하는 쪽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 공공사업으로 전환될 경우 층고제한이 풀릴 수 있고 각종 인허가 통과도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예 이 부지를 한국토지공사나 SH공사에 매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관련 법안이나 비싼 토지비가 걸림돌이지만 민간분양이 아닌 공공분양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오승완 김상범 송현경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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