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3:달의 어둠’이 29일 전격 개봉, 이날 하루 관람객 64만명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이끌어냈다.
전작 ‘패자의 역습’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영화 ‘트랜스포머3’는 시리즈 최초로 3D로 제작된데다 스펙타클함과 함께 역동적이면서도 디테일한 영상은 올 여름 최고의 오락영화임을 입증하는데 손색이 없다.
전편인 '트랜스포머2 : 패자의 역습'이 식상하고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고도 국내 스크린 점유율 60%를 기록한 만큼 그 흥행성은 논란의 여지는 없다.

새로운 메카닉의 등장으로 무장한 '트랜스포머3'는 3D영상의 미학을 극도로 끌어올리며, 시리즈의 최종장인 만큼 등장하는 메카닉의 수와 그 파괴력에서 시리즈 전편을 단연 압도했다. 전작에서 빠르게 흘러가기만 해 자세히 보기 어려웠던 메카닉의 액션 장면도 슬로우모션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자연스럽고 디테일해졌다. 지난 '아바타'에서 느꼈던 3D의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것이었다. 흥행이 순조로울 경우 국내에서만 1300만명을 동원한 '아바타'에 버금가는 기록을 올릴수도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생각.

하지만 엄청난 '시각적 쾌감'에 비해 스토리라인은 일반 오락영화가 그렇듯 '그저 그런 수준'이라는 것이 평단의 반응이다.
복잡하고 산만한 스토리는 놀라운 영상미와 극한 대조를 이루며 '극과 극의 평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
전편 '트랜스포머2 : 패자의 역습'에서도 동일한 비난을 받았던 마이클 베이 감독은 "시나리오 작가 파업으로 급조했다"라는 변명으로 여론의 비난을 비껴갔었다. 그는 3편에서는 “스토리 라인에 공을 들이겠다”고 장담했지만 '트랜스포머3'도 메카닉의 화려한 액션에 스토리를 짜집기 했다는 평가를 벗어나긴 어려울 것 같다.

스토리 라인은 크게 달의 뒷편에서 발견한 오토봇의 잔유물로 부터 시작되는 오토봇vs디셉티콘의 대결 구도와 지구를 구한 영웅에서 취업준비생 백수로 전락한 주인공 샘의 일상과 사랑 이야기다.
영화 내내 이 두 이야기는 접점을 찾아 헤메지만 정작 그 합류지점에서 스토리는 일상에서 액션으로 급작스럽게 비약한다. 주인공 샘은 일약 백수에서 히어로로 급변하지만, 이와같은 유기적이지 못하고 반복되는 이중구조가 극 중반까지 이어진다. 물론 '대중성 짙은 오락영화가 다 그렇지'라고 치부해버린다면 어쩔수 없겠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스토리를 기대했던 또 다른 부류의 관객들에겐 '153분 내내 전개되는 폭발적인 액션'에 만족하기에는 '뭔가 허전함'이 뒤따른다.
'압도적인 영상미'는 이미 다양한 할리우드 영화에서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로지 헌팅턴 휘틀리, 페트릭 뎀시, 존 말코비치 등 다양한 배우들을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시키며 공을 들인 초반 인물설명에 비해 이들을 스토리에 엮어가는 방법도 엉성해 아쉬움이 남는다.

극 종반 30분을 남겨두고 펼쳐지는 일명 '시카고 전투'장면에서는 익히 보아온 장면들이 눈에 띈다.
영화 '인디펜던스데이'나 '스카이라인' 등에서 종종 보아온 외계 거함에 의해 점령당한 도시의 모습이다. 또 영화의 하일라이트에서 압도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전투 장면을 보여준 것에 비해 결정적인 승리를 거머쥐는 과정은 지나치게 식상하고 단순하다. 고층건물을 파괴하고,오토봇마저도 압도하는 엄청난 파괴력의 강력한 적대 로봇 '쇼크웨이브'이 무너져 내리는 장면은 너무 의외인 것. 로봇만을 내세운 대리전이 아닌 작지만 강한 '인간의 승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겠지만, 비장미까지 느끼게 한 오토봇의 결사적인 싸움이 허무해지는 순간이다.
그럼에도 '트랜스포머3'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오락영화임에 틀림없다. 산만한 편집과 액션에 묻혀버린 기승전결이 아쉬운 감이 없진 않지만 발전된 CG와 스펙타클한 영상을 3D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올 여름 영화팬들에겐 최고의 선물이 아닐수 없다. 그래도 '개봉 첫주 일정수준을 올려야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영화관계자의 말에서 엄청난 영상에 가려진 이 영화의 또 다른 과제를 느끼게 한다.
[이슈데일리 박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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