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상승압력 … 장마·성수기 겹쳐
빠른 추석·중국 고물가 전염도 복병
물가가 전방위로 오르고 있는데다 7, 8월 장마와 성수기까지 겹쳐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가 빠르게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갈수록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던 농축수산물 가격이 돼지고기 쌀값이 급등하면서 생각만큼 큰 폭의 하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농축수산물 중 채소류 가격은 하락한 반면 축산물 곡물가격이 상승하면서 전월대비 보합수준에 머물렀다"면서 "국내산 삼겹살 공급물량의 제한과 성수기 도래에 따른 수요량 증가로 돼지고기 가격의 높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동희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3%정도 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소비자물가를 0.1%p 올렸다"면서 "7~8월, 폭우 등으로 농산물 가격은 대체로 상승세를 탄다"고 말했다.
◆유류가격 100원 인상 = 석달전 단행된 휘발유가격 100원 인하조치가 이달 7일 복원되고 가공식품 가격상승까지 더해져 공업제품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할 전망이다.
정부는 7월초부터 하루에 200만배럴씩 한달간 6000만배럴을 방출하겠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의 비축유 방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방출된 비축유는 다시 채워야 하는 만큼 석유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100원 중 3분의 2 수준인 67원만 올라도 소비자물가는 0.19%p 뛰어오르게 된다. 100원 모두 반영되면 0.3%p 정도의 물가상승압박을 받게된다. 지난달 평균 1914원이었던 휘발유가격은 곧바로 2000원선을 넘어서게 된다.
가공식품도 골칫덩어리다. 기획재정부는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연초부터 가공식품이 물가상승을 이끌고 있다"면서 "설탕 밀가루 등 재료가 되는 가공식품의 가격인상이 시차를 두고 다른 가공식품의 가격인상으로 파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탕과 말가루 가격은 지난 3월과 4월에 올랐으나 아이스크림(전월대비 5.0%) 스낵과자(5.9%) 빙과(1.6%)의 가격은 지난달부터 뛰기 시작했다.
◆무서운 외식비와 집세 = 개인서비스 중 외식비가 무섭게 오르고 있다. 통계청 양 과장은 "외식비가 과거와 달리 지난해 11월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면서 "삼겹살 가격을 측정하는 150여 식당의 가격이 모두 오르는데 2~3년정도 걸리는데 올 상반기에만 한번씩 모두 올렸고 일부 가게는 두 번 올린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 과장은 "7~8월에는 피서지 등에서 가격이 많이 올라 물가를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는 "외식비는 돼지고기 등 일부 원재료의 가격상승과 인플레 기대심리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 3월이후 상승세가 다소 진정된 집세의 강세도 만만치 않다. 2001~2010년까지 10년간 상반기 중 월간평균 집세 상승률은 전월대비 0.2%였으나 올해는 0.3~0.6%에 달했다. 특히 전세값은 매월 0.3~0.5%씩 상승하며 1년전에 비해 4.6%나 뛰어 올랐다.
양 과장은 "가공식품과 집세가 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개인서비스와 집세가 상승추세에 있어 집세 안정이 물가잡는 데 관건"이라고 말했다.
◆공공요금도 물가압박 = 공공요금 인상을 막아왔던 정부의 '둑'이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터질 전망이다. 지역별로 이미 공공요금이 오르고 있다. 지난달 광주는 지역난방비가 한달만에 3.4% 뛰었고 경북과 경기도는 하수도료가 각각 30.2%, 7.2%나 상승했다. 경북은 도시가스요금도 0.8% 인상됐다. 강원과 제주의 도시가스요금 인상률은 각각 1.8%, 7.4%였다. 충북은 상수도요금을 한달전보다 1.1% 올렸다.
정부는 추가적인 공공요금인상폭을 3년 평균인 3.5% 이내로 제한하되 시기를 분산할 계획이다. 지자체 상하수도, 대중교통, 정화조, 쓰레기봉투, 도시가스, 전철, 시내버스, 택시 등 물가상승에 영향을 주는 8개 품목의 가격이 3개년 평균치만큼 오르면 물가는 0.176%p 뛰어 오른다.
◆9월엔 좀 나아질까 = 정부는 9월에는 지난해 9월 물가가 3.6%나 오르며 본격적인 상승세가 시작됐다는 점을 들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물가상승률이 3%대로 낮아지는 '기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9월부터 이동통신료가 하락, 물가안정을 지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추석이 9월 중순으로 예년에 비해 빨라 제수용품이나 선물용품에 들어가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국의 물가전염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기획재정부는 "대중 수입비중이 지난해 16.8%로 중국 물가상승은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국내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면서 중국 소비자물가가 1%p 상승하면 국내 소비자물가를 0.06%p 끌어올린다고 봤다. 특히 "국산대체가 쉽지 않고 대중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상승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섬유(58.3%)와 생활용품(54.8%)은 수입액의 절반이상을 중국에서 들여와 중국물가상승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중국 물가는 3월부터 석달간 5%대를 이어가고 있으며 5월에는 5.5%를 기록했고 6월에는 6%대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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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추석·중국 고물가 전염도 복병
물가가 전방위로 오르고 있는데다 7, 8월 장마와 성수기까지 겹쳐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가 빠르게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갈수록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던 농축수산물 가격이 돼지고기 쌀값이 급등하면서 생각만큼 큰 폭의 하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농축수산물 중 채소류 가격은 하락한 반면 축산물 곡물가격이 상승하면서 전월대비 보합수준에 머물렀다"면서 "국내산 삼겹살 공급물량의 제한과 성수기 도래에 따른 수요량 증가로 돼지고기 가격의 높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동희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3%정도 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소비자물가를 0.1%p 올렸다"면서 "7~8월, 폭우 등으로 농산물 가격은 대체로 상승세를 탄다"고 말했다.
◆유류가격 100원 인상 = 석달전 단행된 휘발유가격 100원 인하조치가 이달 7일 복원되고 가공식품 가격상승까지 더해져 공업제품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할 전망이다.
정부는 7월초부터 하루에 200만배럴씩 한달간 6000만배럴을 방출하겠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의 비축유 방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방출된 비축유는 다시 채워야 하는 만큼 석유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100원 중 3분의 2 수준인 67원만 올라도 소비자물가는 0.19%p 뛰어오르게 된다. 100원 모두 반영되면 0.3%p 정도의 물가상승압박을 받게된다. 지난달 평균 1914원이었던 휘발유가격은 곧바로 2000원선을 넘어서게 된다.
가공식품도 골칫덩어리다. 기획재정부는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연초부터 가공식품이 물가상승을 이끌고 있다"면서 "설탕 밀가루 등 재료가 되는 가공식품의 가격인상이 시차를 두고 다른 가공식품의 가격인상으로 파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탕과 말가루 가격은 지난 3월과 4월에 올랐으나 아이스크림(전월대비 5.0%) 스낵과자(5.9%) 빙과(1.6%)의 가격은 지난달부터 뛰기 시작했다.
◆무서운 외식비와 집세 = 개인서비스 중 외식비가 무섭게 오르고 있다. 통계청 양 과장은 "외식비가 과거와 달리 지난해 11월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면서 "삼겹살 가격을 측정하는 150여 식당의 가격이 모두 오르는데 2~3년정도 걸리는데 올 상반기에만 한번씩 모두 올렸고 일부 가게는 두 번 올린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 과장은 "7~8월에는 피서지 등에서 가격이 많이 올라 물가를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는 "외식비는 돼지고기 등 일부 원재료의 가격상승과 인플레 기대심리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 3월이후 상승세가 다소 진정된 집세의 강세도 만만치 않다. 2001~2010년까지 10년간 상반기 중 월간평균 집세 상승률은 전월대비 0.2%였으나 올해는 0.3~0.6%에 달했다. 특히 전세값은 매월 0.3~0.5%씩 상승하며 1년전에 비해 4.6%나 뛰어 올랐다.
양 과장은 "가공식품과 집세가 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개인서비스와 집세가 상승추세에 있어 집세 안정이 물가잡는 데 관건"이라고 말했다.
◆공공요금도 물가압박 = 공공요금 인상을 막아왔던 정부의 '둑'이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터질 전망이다. 지역별로 이미 공공요금이 오르고 있다. 지난달 광주는 지역난방비가 한달만에 3.4% 뛰었고 경북과 경기도는 하수도료가 각각 30.2%, 7.2%나 상승했다. 경북은 도시가스요금도 0.8% 인상됐다. 강원과 제주의 도시가스요금 인상률은 각각 1.8%, 7.4%였다. 충북은 상수도요금을 한달전보다 1.1% 올렸다.
정부는 추가적인 공공요금인상폭을 3년 평균인 3.5% 이내로 제한하되 시기를 분산할 계획이다. 지자체 상하수도, 대중교통, 정화조, 쓰레기봉투, 도시가스, 전철, 시내버스, 택시 등 물가상승에 영향을 주는 8개 품목의 가격이 3개년 평균치만큼 오르면 물가는 0.176%p 뛰어 오른다.
◆9월엔 좀 나아질까 = 정부는 9월에는 지난해 9월 물가가 3.6%나 오르며 본격적인 상승세가 시작됐다는 점을 들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물가상승률이 3%대로 낮아지는 '기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9월부터 이동통신료가 하락, 물가안정을 지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추석이 9월 중순으로 예년에 비해 빨라 제수용품이나 선물용품에 들어가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국의 물가전염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기획재정부는 "대중 수입비중이 지난해 16.8%로 중국 물가상승은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국내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면서 중국 소비자물가가 1%p 상승하면 국내 소비자물가를 0.06%p 끌어올린다고 봤다. 특히 "국산대체가 쉽지 않고 대중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상승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섬유(58.3%)와 생활용품(54.8%)은 수입액의 절반이상을 중국에서 들여와 중국물가상승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중국 물가는 3월부터 석달간 5%대를 이어가고 있으며 5월에는 5.5%를 기록했고 6월에는 6%대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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