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부엌에서 희망을 만들자

지역내일 2011-07-06
안평환 광주YMCA 사무총장

지역의 중소기업을 방문한 적이 있다. 대표이사와 이야기를 마치고 나니 점심시간이 되어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다.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식사를 마친 후 퇴식구에 잔반그릇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회사 식당이면 퇴식구에 남은 음식물들이 잔득 쌓여 있었을 텐데 이 회사는 달랐다.

대표이사에게 연유를 물었더니 몇 년 전에는 타 회사들과 다를 것이 없이 잔반이 많았다고 한다. 이걸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직원들과 결의를 모아 잔반을 줄이는 운동을 추진하였지만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대표이사가 직접 퇴식구에 서서 "왜 아까운 음식을 남기느냐, 우리부터 잔반을 없애자"고 외쳤다고 한다. 1개월이 지나니 잔반통이 자연스레 사라졌다고 한다. 남은 음식물이 버려지지 않으니 예산이 절약되었고, 그만큼 좋은 식재료를 구입하여 직원들에게 더 좋은 식단을 제공하게 되었다고 한다. 기업의 대표와 직원들이 일심동체가 되어 음식물 쓰레기를 원천적으로 없애버린 좋은 예이다. 이걸 보고 느낀 바가 많은 필자도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도 잔반 없애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문명의 이기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발달에 따른 소비 지향적인 생활방식은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는데, 일례로 자본주의의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그 이면에 쓰레기나 폐기물의 발생 및 처리 문제로 곤란함을 겪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 발생이 증가하는 것은 인구 증가 및 핵가족화에 따른 세대수 증가, 그리고 소득수준의 증가로 외식 및 웰빙 문화 확산, 푸짐한 상차림을 선호하는 국민의식도 한몫하고 있다.

한해 낭비되는 식량자원 18조원

지난해 녹색성장위원회의 자료에 의하면 2000년 1만4000톤이던 전국의 하루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2012년이 되면 1만7000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생활쓰레기 발생량 중 음식물 쓰레기가 23%(2001년 기준)나 차지한다고 한다. 게다가 음식물 쓰레기로 낭비되는 식량자원이 18조원에 이르며 이것의 처리에도 6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하루에 1만1315톤으로 8톤 트럭 1400대 분량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한 사정은 국민 모두가 음식물 쓰레기 등의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우리나라 음식물쓰레기 처리 방법으로는 매립, 소각, 퇴비화, 혐기성 소화, 사료화, 소멸화 등이 있다.

최근에는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에 대한 정책과 기술이 추진되고 있으나 국내실정에 적합한 기술이 미비하여 어려움을 격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원천적으로 음식물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책이 아닐까?

음식물 쓰레기 문제의 가장 기초적이고 실천적인 운동이 잔반 없애기 운동인 것 같다. 먼저 우리 가정에서부터 실천해야 한다.

먹을 만큼 알맞게 식재료를 구입하는 것, 조리과정에서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는 것, 구입한 것은 모두 조리하여 먹을 수 있도록 하되, 가급적 음식을 남기지 않는 것, 조리한 음식량이 많으면 한꺼번에 식탁에 올릴 것이 아니라 소형 그릇을 이용하여 먹을 만큼만 담고, 남은 음식은 추후에 다시 먹을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재료 구입에서부터 처리까지 그 어느 하나라도 등한시 하지 않아야 한다. 외식을 할 경우에도 먹을 만큼만 시키고, 남은 음식을 챙겨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자녀들에게도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습관을 갖게 해야 한다.

잔반 없애기 운동부터 실천하자

이러한 가정에서의 실천은 관공서, 일선학교, 대학, 기업,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점 등으로 퍼져나가야 한다.

물론 시민들이 잔반 없애기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먹을 만큼 주문하기 쿠폰제, 잔반제로(0)현금보상제, 우수 실천고객 인센티브 제공 등 재미있고 유익한 유인책들이 강구되어야할 것이다.

같은 민족이면서 남쪽에서는 영양이 넘쳐 비만 때문에 문제인데, 북쪽에서는 식량이 부족하여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을 한번이라도 깊이 생각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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