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한보철강 현장을 가다

흉물처럼 버려진 공장 해풍에 날려버린 5조

지역내일 2001-11-21 (수정 2001-11-22 오후 2:48:14)
충남 당진군 송악면 고대리 120만평 공단. - 현정부의 실패한 구조조정 상징물인 한보철강이 흉물처럼 버려져 있다.
한보철강은 개혁과 구조조정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DJ정부 출범 1년 전에 부도나 무려 4년 10개월 동안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여전히 겉돌고 있다.
한보철강은 같은 시기에 부도를 맞았다가 현대차 그룹으로 넘어가 큰 이익을 내고 있는 기아차와는 묘한 대조를 보였다. 공장에서 만난 한보철강 관계자는 “꿈꿨던 일괄제철소는커녕 무용지물인 채로 몇 년이 지났다”며 “해를 넘길 때마다 감가상각비로만 수 천억원씩 까먹지만 매각 실패에 책임지는 관료는 찾을 수 없었다”고 정부를 원망했다.
한보철강 당진공장은 열연공장과 철근 공장이 들어선 A지구와 일괄 제철소 설비인 코렉스 라인과 열연·냉연 공장이 들어서 있는 B지구로 이뤄져 있다.
A지구는 그나마 철근공장으로 공장을 가동 중에 있다. 그러나 같은 A지구에 있는 열연공장은 98년 이후 생산 채산성을 이유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고, B지구도 한보철강 부도 이후 공장 건설이 중단된 채 방치돼 있다.
공장굴뚝에 연기가 나지않게 되자 거대한 장치설비가 좋은 배경이 되겠다 판단했던지 98년 영화 ‘쉬리’팀이 영화 촬영지로 꼽았고, 서태지가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겠다고 회사측에 요청했다고 한다.
한보철강 측은 많은 학생 등이 동원되는 행사에 혹 안전사고라도 날까봐 이런 종류의 요청을 거절했다 한다. 쓸모 없는 B지구의 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직원들은 녹슨 한보철강을 숨기고 싶어했다. 공장에서 만난 총무과 신승주 과장은 B지구를 방문한 기자에게 “외벽이 녹슬어 보이는 수소공장의 외벽을 제외하고는 5년 동안 바다바람에 노출된 공장치고는 관리를 잘한 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완공을 못 봐 기계설비를 가동할 수 없지만 유지보수는 계속하고 있다”며 “특히 냉연강판 설비는 외국 실사단들도 첨단시설에 감탄할 정도”라고 자랑했다.
그러나 세월의 흔적은 한보철강을 비켜가거나 결코 숨길 수 없었다. 한때 120여만평(조성완료 94만평, 조성중단 25만평)부지에 ‘세계적인 첨단공 법인 코렉스 공법’을 자랑삼았던 한보철강은 4조9120억원 투자를 끝으로 그야말로 해풍에 몸을 맡긴 채 고철 덩어리로 버겁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히려 B지구 설비 보존을 위해 매일 30여명의 관리인원이 투입되고 있고, 매년 유지보수비로만 40억원을 들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매각 지연으로 인한 설비자산의 가치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