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인데도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황금 같은 주말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 중 하나가 원주 근교의 명산을 찾아 산을 오르는 것이다. 산을 오를 때는 힘들어도 산 정상에서 만나는 탁 트인 경치는 산행의 고단함은 물론 일상의 스트레스도 날려 버린다. 산을 내려와 계곡 물속에 발을 담그면, 때 이른 무더위는 멀찍이 달아난다.
●민간신앙, 천주교, 불교가 함께 자리한 성스러운 산
감악산은 해발 945m 높이의 산으로 원주시 신림면과 제천시 봉양읍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보통 감악산으로 부르지만 국립지리원 지도에는 감악봉으로 명시되어 있다. 소나무와 바위 봉우리들이 빚어내는 절경이 뛰어나 근처의 치악산과는 또 다른 산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봉양을 기점으로 오르는 방법과 신림을 원점으로 삼아 오르는 방법이 있는데, 신림 쪽 등산길이 잘 발달되어 있다.
감악산은 민간신앙, 천주교, 불교가 한데 자리한 성스러운 곳이다. 감악산의 소재지인 신림면의 이름도 신성한 숲이라는 뜻이다. 남쪽 봉양 쪽에는 대원군의 천주교 박해 시 천주교인들이 생활하던 곳을 성지화한 배론 성지가 있고, 감악산 정상 밑에는 신라 고찰 백련사가 자리 잡고 있다.
●계곡과 능선의 다채로운 산행
신림면 창촌 만남의광장에서 시작되는 산행은 능선길 코스와 계곡 코스로 나뉜다. 계곡을 따라 걷는 계곡 코스 산행은 가족과 함께 여유롭게 등산할 수 있어 온가족 나들이로 좋고, 북쪽 능선 코스는 경관 전망이 아름다워 전문 산악인들이 애호하는 등산 코스다.
산행을 정기적으로 다니는 등산 마니아들은 암벽과 노송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경치가 빼어난 능선길을 선호하지만, 초보 등산객은 급경사와 암벽 등반이 위험하므로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능선길로 올라 계곡 코스로 하산하는 일정을 잡으면 총 7.2km에 4시간 정도 소요된다.
능선길은 처음부터 가파르게 시작된다. 급경사에는 밧줄이 설치되어 있어 밧줄을 잡고 유격훈련 하듯이 급경사를 올라간다. 등산이라는 단어보다 등반이라는 단어가 제격인 구간도 즐비하다. 하지만 봉우리를 오르면서 펼쳐지는 아름답고 장쾌한 전망은 높은 해발의 유명 산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빼어나다.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소나무의 자태가 바위와 대비되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밧줄을 잡고 봉우리 두 개를 오르고 내리다 보면 원주시에서 설치한 정상 표지석이 있는 세 번째 봉우리 정상에 다다른다. 감악산의 실제 최정상은 이곳이 아니고 해발 945m 높이인 일출봉이다. 또 하나의 봉우리 월출봉을 오른 후 통나무 다리를 건너서 로프를 잡고 수직 절벽을 오르면 일출봉이다. 일출봉에는 넓은 바위와 멋스러운 소나무가 정상을 지키고 있고, 산 아래로 펼쳐진 능선들의 장관이 산을 오르며 힘들었던 수고로움을 잊게 한다.
●신라 고찰 백련사
감악산의 정상 조금 아래에 신라시대 고찰 백련사가 자리 잡고 있다. 백련사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조사가 창건했다. 절을 창건할 당시 아래 연못에서 백련이 피어나 백련사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절 뒤로는 주봉인 일출봉과 월출봉이 나란히 보인다. 아치형 일주문이 독특한 백련사는 여러 번에 걸친 중수와 6.25 동란의 폭격으로 반파된 것을 1957년에 중창했기 때문에 사찰의 역사에 비해 건물이 말끔하다.
백련사에서 내려오는 길은 계곡길을 선택한다. 바윗길과 흙길이 번갈아 나오는 계곡길은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산행을 즐길 수 있어 좋다.
감악산 주변 명소는 치악산 국립공원과 제천 의림지, 주천강과 배론 성지가 있다.
감악산 찾아가는 길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신림 I.C에서 88번 지방도(주천 방향)를 타고 신림터널을 지나 창촌에 다다르면 된다. 대중교통의 경우, 원주에서 주천이나 운학리 행 시내버스를 타고 창골에서 하차하면 된다. 1일 6회 운행하며 1시간 10분이 소요된다.
문의 : 742-4687
도움말 : 원주시 문화관광과
홍순한 리포터 chahyang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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