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물품 대신 보관해드려요"
주민 300명 여론조사 통해 맞춤서비스 선정
지하철역 건강진단·야간민원실 확대 운영
"부부가 같이 직장생활을 하는데 택배 물품을 대신 받아 줘서 너무 좋습니다. 예전에는 주말에 물품을 받거나 다른 주민들에게 어렵게 부탁을 했는데 구에서 서비스를 해주니 가끔 이용해야겠어요."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 가면 맞벌이들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서비스가 인기다. 택배 물품을 대신 받아 일정 기간 보관해주는 '통장댁 택배간이보관 서비스' 사업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경제 활동의 중심에 있는 맞벌이 젊은 세대를 위한 맞춤서비스다. 대조동 통장과 함께 주민센터에서도 같은 내용의 서비스를 시범 실시하고 있다.
한 맞벌이 김 모(40)씨는 "택배가 와도 받을 사람이 없어서 걱정이었는데 통장댁이나 주민센터에서 물건을 대신 받아줘서 도움이 된다"며 "구에서 이런 서비스를 생각한 것을 보니 주민과 소통을 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맞벌이 젊은 세대에 인기 = 대조동은 지역특성상 단독주택 밀집지역이면서 맞벌이 가구 등 직장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택배를 대신 받아줄 곳이 마땅치 않다. 이런 지역 특성을 고려해 구는 통장단과 공동으로 이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서비스 신청대상은 대조동에 주소를 두고 있는 주민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사전에 전화로 해당지역 통장에게 위탁보관을 요청하면 된다. 다만 쉽게 썩거나 악취가 나는 물품, 부피가 크거나 값비싼 물품 등은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된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보름도 안됐는데 이용건수가 32건이나 됐다.
은평구 관계자는 "처음에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잘 될까 걱정했는데 생각과 달리 호응이 좋다"며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 직장인들을 위해 서비스를 할 수 있어서 1~2개월 시범 시행한 뒤 모든 동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하철역이 건강관리 장소로 = 또 은평구는 출·퇴근 직장인들을 위해 지하철역에서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는 퇴근시간대를 이용해 요일별로 주요 지하철역에서 대사증후군 관리, 비만체크 및 운동요법 등을 조언해주는 '건강 체크 부스'를 운영하고, 지역내 택시·버스회사(13곳), 지하철역 등에서 '이동 검진' 서비스를 실시한다. 열악한 환경에 있는 직장인들의 건강 관리를 위해 평소에 쉽게 점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것이다.
훼손된 우산을 수거, 수선해 재사용하는 사회적기업을 활용해 지하철역에서 우산을 빌려주는 서비스도 진행한다.
◆직장인 위한 서비스 발굴 = 아울러 기존 2·4주 목요일에만 운영해 왔던 여권업무 야간민원실을 6월부터는 매주 목요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그만큼 이용자가 많다는 얘기다. 여권발급 야간 예약제 시행 결과 지난 3월 10일 하루 처리건수가 3건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 7일에는 31건으로 늘었다.
이와 함께 기존 연신내역 1곳에만 있던 무인민원발급기를 구파발역에 추가 설치했을 뿐만 아니라 바쁜 생활로 취미생활을 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예능, 스포츠, 교양 등 권역별로 다양한 야간강좌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은평구가 발굴해 시행하고 있는 서비스는 동별로 20명씩 300여명의 30~4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평소 행정서비스가 사회적 약자를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경제력 있고 세금을 많이 내는 직장인을 위한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왔다"며 "구 홈페이지·트위터 등을 통해 새로운 행정서비스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등 직장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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