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세, 대북정책 공감없인 ‘조세저항’

지역내일 2011-07-18
정부, 광복절 전후 직접세 신설방안 발표할 듯
여당서도 "대북정책 공감대 없는 추진 반대"

정부가 통일세 추진 방안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15일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일재원 마련 방안이 거의 마련됐다"면서 "정부 부처간 협의에 필요한 절차들을 밟아 3∼4주 내 발표할 목표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원마련은 '남북협력기금+세금' 방식이다. 이 고위당국자는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남북협력기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매년 1조 1000억원대의 남북협력기금을 편성해왔다. 이 가운데 사용하지 않은 불용액은 매년 국고로 귀속시켰다. 정부는 앞으로는 이 불용액을 국고에 귀속시키지 않고 통일재원으로 별도 적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방안은 사용하지 않는 납북협력기금이 많을수록 적립되는 액수가 커진다. 기금적립을 늘리려면 남북관계가 경색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 경우 통일재원 마련은 곧 남북관계 경색을 의미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남북관계의 변동과 상관없이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통일세 신설이 검토될 수밖에 없다.

이 고위당국자는 "또 한 가지는 세금으로 충당하는 문제"라며 "이는 초기부터의 구상이지만 세금이 일부 포함되더라도 서민에게 부담이 안 가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 방식이란 간접세보다는 직접세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정부는 부가가치세를 2~3% 올려 통일재원으로 삼는 간접세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저소득층일수록 세부담을 크게 느끼는 문제점이 있다.

남는 건 소득세나 법인세처럼 일정 자산을 가진 계층에게 직접 부과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법인세처럼 투자유발을 위한 감세논쟁이 벌어지는 영역에 새로운 부담을 얹는 방법은 특정계층이 반발을 살 수 있다. "정부 내에서 협의가 좀 더 필요하고 거쳐야 하는 절차들도 있다"고 이 당국자가 밝힌데서도 알 수 있듯이 경제부처들이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정부의 통일재원 마련 논의는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제 통일세 등 현실적인 방안을 준비할 때가 됐다"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통일세 신설의 근본적인 걸림돌은 국민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대북정책이다. 국민들은 대북정책에 따라 통일재원의 부담에 대한 체감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남북경제협력이 원활히 이뤄질 때는 통일비용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반면 경색국면이 장기화된 가운데 북한이 급변사태를 맞아 흡수통일을 해야하는 상황이면, 통일재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온전히 충당되어야한다.

지난해 이 대통령이 통일세 신설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직후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통일세 도입은 아직은 이르다'는 응답자가 55.3%였으며, '불필요하고, 논의할 단계도 아니다'는 응답자도 19.7%였다.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분위기였다.

통일부가 올해 3월하순 리서치&리서치에 의뢰한 결과도 통일재원 마련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견이 73.6%라고 밝히고 있으나, 단지 기금조성 방식을 선호할 뿐(46.6%) 세금을 신설하는 것은 9.8%만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공감대'가 없이 통일세 신설이 불가하다는 점은 여당인 한나라당 안에서도 나오고 있다.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인 한나라당 남경필 최고위원은 18일 "세금을 신설하는 것은 국민의 동의가 절대적인 사안"이라며 "통일세 신설은 정권따라 온탕냉탕을 오가는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는 결코 동의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진병기 기자 j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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