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누구를 위한 침묵과 부동자세인가?

지역내일 2011-07-18
곽태원 (사)한국노동경제연구원 원장

1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버냉키 의장은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금융위기 당시 미국은 두차례에 걸쳐 모두 2조35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채권매입 방식으로 찍어낸 바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중국은 그간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과 적극적 대응을 해왔다. 달러의 공급량이 늘어나면 달러로 결제되는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한다. 인플레이션을 통해 미국의 문제가 전 세계에 전가되는 것이다.

고성장을 하는 중국으로서는 심각한 부담이다. 또한 달러 공급량의 확대는 다른 나라 화폐의 가치상승, 곧 환율하락을 유도한다. 중국입장에서 위안화 환율하락은 미국에 대한 수출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중국제품의 수출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1, 2차 양적완화조치 때 중국은 위안화 환율하락을 막기 위해 엄청난 달러를 사 모았다. 오바마의 입에서 환율전쟁이라는 말이 나온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지난 3월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달러를 넘어섰다.

중국은 이 외에도 고민거리가 많다. 미국이 달러를 많이 찍어낼수록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의 가치가 떨어진다. 앉은 자리에서 돈을 까먹는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미국 내에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가치 역시 떨어진다.

중국, 미국 3차 양적완화 비판

침묵하고 있지만 중국이 직면한 모든 문제를 우리나라도 고스란히 안고 있다. 물가상승, 환율하락에 의한 수출경쟁력 약화, 보유달러자산 가치의 하락 ….

미국은 답답할 것이 없다. 우리는 외환위기때 재벌개혁을 하고 은행을 구조조정하고 실업자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고통을 통해 IMF가 요구하는 위기극복의 조건을 만들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런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미국의 위기 극복 방식은 구조조정이 아니라 달러를 찍어내는 것이었다. 도덕적 해이의 극단을 갔던 대부분의 경제범죄자들은 모두 구조됐다.

우리나라가 경험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은 물론 없었고, 재정위기에 처해 세금을 올리고 각종 복지예산을 삭감하면서 국민들의 저항에 직면한 유럽국가들과도 대조를 이룬다.

미국은 지금 부채한도 증액이라는 과제를 두고 오바마와 공화당 사이에 치열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정부부채의 축소를 위해 부자감세를 축소하자는 오바마의 견해와 사회복지프로그램을 축소하자는 공화당의 견해에 차이가 있을 뿐, 부채한도 증액에는 동의가 이루어져 있다.

현재 미국연방정부의 부채는 법정한도인 14조3000억달러를 넘어선 상태이다. 부채한도가 증액되지 못하면 국채이자를 제때에 지급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미국 정부의 디폴트, 즉 국가부도사태를 의미한다.

뼈깎는 구조조정 없이 달러만 찍어내

15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한국은행은 물가안정목표의 상한선인 4%로 물가전망을 상향조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4일 기준금리는 동결했다. 한국은행 총재가 이명박정부 경제수석 출신이니 기대할 것도 없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현실화된다면 세계경제는 또 다시 원자재 가격폭등과 인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그러나 양적완화와 상관없이 우리가 정말 걱정하는 것은 강대국에 대해 침묵하고 정권 눈치 보기에 급급한 부동자세가 부를 파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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