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지주사에 자본확충 주문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지주사들에게 내부 유보를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이는 선진국 금융기관들은 규제 강화에 대비해 '기초체력'을 기르고 있는 반면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규제의 '사각지대'에 안주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KB, 우리, 신한, 하나 등 은행권 9개 금융지주사 경영진과 잇따라 면담을 하고 경영지표상 나타난 취약점을 보완하도록 지도했다고 20일 밝혔다.
금감원이 특히 강조한 부분은 금융감독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은 '바젤Ⅲ' 체제에서 중요한 연결 기본자본비율(Tier1 비율)이다. 이 비율은 금융지주사가 보유한 자본의 질적 수준을 나타낸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연결 Tier1 비율은 지난 3월 말 현재 우리(8.50%), 신한(8.66%), KB(9.96%), 하나(10.11%) 모두 바젤Ⅲ 기준을 사실상 밑돌았다.
바젤Ⅲ에선 Tier1의 최소비율을 8.50%로 정하고 여기에 경기대응 완충자본을 0~2.50%p 더 쌓도록 했다. 대형 금융기관은 추가로 0~1.00%p를 더 쌓아야 한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바젤Ⅲ 기준을 지금 당장 들이대면 4대 금융지주 모두 낙제점"이라며 "은행은 그동안 자본규제 강화에 충실히 대비해 온 반면 금융지주사들은 바젤Ⅲ 기준이 의무적으로 적용되지 않은 탓에 너무 방만했다"고 말했다.
당장 자본규제 강화가 먼저 적용될 선진국 금융지주사의 경우 Tier1 비율이 2009년 말 UBS 18.9%, 크레디트스위스 12.4%, 씨티그룹 11.2% 등이었으며 현재는 이보다 훨씬 높아졌을 것이란게 금감원의 추정이다.
이에 따라 최근 금융지주사들의 고배당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렸다. 금감원은 금융지주사들이 배당을 줄이고 내부유보를 더 쌓아 보통주 자본을 확충, Tier1 비율을 높일 것을 권고했다.
권혁세 금감원장도 19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방안'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KB와 신한 등 금융지주사들의 고배당 움직임에 대한 질문에 "그 부분은 좀 따져봐야 한다"며 "배당할 충분한 수준이 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대형 금융기관에 해당하는 금융지주사들이 강화된 자기자본비율을 충족하는 수준을 유지하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또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보호, 소비자호보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며 "사회공헌활동과 서민금융을 충분히 하고 나서 (고배당도) 논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사들도 머지 않아 '국내 SIFI(시스템적으로 중요한 대형 금융기관)'로 분류돼 자본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며 "바젤Ⅲ 기준 자기자본비율(Tier1)이 낮은 상황에서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주주 배당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금융위기 이후 고배당을 자제하는 국제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금융지주사가 자본 건전성에 비추어 지나치게 고배당을 추진하지 않는지 면밀하게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본홍 기자·연합뉴스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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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지주사들에게 내부 유보를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이는 선진국 금융기관들은 규제 강화에 대비해 '기초체력'을 기르고 있는 반면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규제의 '사각지대'에 안주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KB, 우리, 신한, 하나 등 은행권 9개 금융지주사 경영진과 잇따라 면담을 하고 경영지표상 나타난 취약점을 보완하도록 지도했다고 20일 밝혔다.
금감원이 특히 강조한 부분은 금융감독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은 '바젤Ⅲ' 체제에서 중요한 연결 기본자본비율(Tier1 비율)이다. 이 비율은 금융지주사가 보유한 자본의 질적 수준을 나타낸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연결 Tier1 비율은 지난 3월 말 현재 우리(8.50%), 신한(8.66%), KB(9.96%), 하나(10.11%) 모두 바젤Ⅲ 기준을 사실상 밑돌았다.
바젤Ⅲ에선 Tier1의 최소비율을 8.50%로 정하고 여기에 경기대응 완충자본을 0~2.50%p 더 쌓도록 했다. 대형 금융기관은 추가로 0~1.00%p를 더 쌓아야 한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바젤Ⅲ 기준을 지금 당장 들이대면 4대 금융지주 모두 낙제점"이라며 "은행은 그동안 자본규제 강화에 충실히 대비해 온 반면 금융지주사들은 바젤Ⅲ 기준이 의무적으로 적용되지 않은 탓에 너무 방만했다"고 말했다.
당장 자본규제 강화가 먼저 적용될 선진국 금융지주사의 경우 Tier1 비율이 2009년 말 UBS 18.9%, 크레디트스위스 12.4%, 씨티그룹 11.2% 등이었으며 현재는 이보다 훨씬 높아졌을 것이란게 금감원의 추정이다.
이에 따라 최근 금융지주사들의 고배당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렸다. 금감원은 금융지주사들이 배당을 줄이고 내부유보를 더 쌓아 보통주 자본을 확충, Tier1 비율을 높일 것을 권고했다.
권혁세 금감원장도 19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방안'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KB와 신한 등 금융지주사들의 고배당 움직임에 대한 질문에 "그 부분은 좀 따져봐야 한다"며 "배당할 충분한 수준이 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대형 금융기관에 해당하는 금융지주사들이 강화된 자기자본비율을 충족하는 수준을 유지하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또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보호, 소비자호보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며 "사회공헌활동과 서민금융을 충분히 하고 나서 (고배당도) 논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사들도 머지 않아 '국내 SIFI(시스템적으로 중요한 대형 금융기관)'로 분류돼 자본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며 "바젤Ⅲ 기준 자기자본비율(Tier1)이 낮은 상황에서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주주 배당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금융위기 이후 고배당을 자제하는 국제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금융지주사가 자본 건전성에 비추어 지나치게 고배당을 추진하지 않는지 면밀하게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본홍 기자·연합뉴스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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