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머나 먼 고용 회복의 길

지역내일 2011-07-20
윤만하 전 한국은행 외화자금국장

미국의 경기회복이 더디어지면서 고용사정이 그다지 호전되지 않고 있다. 6월 실업률은 3개월 연속 상승해 9.2%에 이르고 있다. 2009년 10월 최고점(10.1%)에서 2년이 돼가는데 약 1%밖에 떨어지지 않고 있다. 상당히 느린 걸음걸이다.

비농업고용자수(nonfarm payroll)는 많지 않지만 9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기대하는 수치(whisper number)에는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기업들이 채용을 늘릴 수 있는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실업률이 올라가는데 어쩐 일로 비농업고용자수는 나아지고 있을까. 이는 조사대상과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실업률은 가계를 대상으로, 비농업고용자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한다. 실업률은 16세 이상만을 조사한다. 비농업고용자수는 한 사람이 겸직을 하는 경우 이중으로 계산된다.

금리와 실업률의 관계를 보면, 자산버블이나 물가앙등을 잡기 위해 정책금리를 올리는 처음 단계에는 실업률이 떨어진다. 그러나 금리가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경기침체 속으로 접어든다. 이 침체와 함께 낮아졌던 실업률이 급하게 상승하기 시작한다.

경기침체에서 벗어났다 하더라도 실업률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다음 최고점에 도달한다.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노동시장으로 다시 돌아오는 인력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실업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고용없는 성장' 받아들이는 세태도 문제

경기회복의 기미가 짙어지면 실업률이 점차 하락하는 추세로 전환된다. 처음에는 빠른 속도로 떨어지다가 점차 느린 속도로 떨어진다. 경기가 좋아진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최저 4~5% 수준까지 하락한다.

과거의 경험에서 볼 때, 미국이 정책금리를 올리는 시점은 실업률이 6%대 이하로 진입하는 때이다. 이런 템포라면 6%대에 도달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 같다. 이런 더딘 하락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주택 등 부동산의 버블붕괴는 그 여파가 가라앉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고용 없는 성장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세태도 한몫한다. 기업들이 국내투자보다 인건비가 싼 해외투자에 눈을 돌리면서 국내고용은 제자리걸음을 한다.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방향으로 산업구조와 기술을 바꾼다.

여기에 기업의 수익과 가계의 고용을 연결하는 고리가 약해지고 있다. 기업들이 벌어들인 수익을 세금으로 거두어들여 공평히 분배한다고 한다. 기업들은 수익을 현금으로 쌓아가고 있지만, 문제는 이 수익의 상당 부분이 인력을 감축하거나 덜 채용해 얻은 수익이라는 것이다.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실무회의가 열렸다. '늙은 아버지가 젊은 아들을 부양하는 세상'을 이구동성으로 한탄했다.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장기적인 대책으로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캠페인으로 되돌아가자"고 했다. 그러면서 대학원까지 의무적으로 교육받도록 하고 초중고대 학년제를 연장하자고 말했다. 다들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늙은 아버지가 젊은 아들 부양"

다른 사람이 뒤를 이었다.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서 고용한 사람들을 우리 취업자에 포함시키자"고 했다. 그리고 "방에 틀어박혀 증권시장의 현물 선물 옵션거래에 빠져 있는 젊은이들을 개인사업자로 분류하자"고 했다.

마지막으로 "가족 중에 한사람이라도 취업하고 있으면 가족 모두 취업한 걸로 간주하자"고 말했다. 참석자 모두 힘찬 박수를 보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