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남과 북, 끊어진 ‘호국의 다리’

지역내일 2011-07-01
김명전 성균관대 초빙교수 / 삼정KPMG부회장

장마가 온 산하를 덮었다. 그리고 온갖 오염물과 묶은 찌꺼기들까지 씻어갔다. 그 와중에 하필이면 6월 25일, 6·25를 기억하기 위해 재건한 '호국의 다리'가 끊어졌다.

우리의 6월은 6·15 남북정상회담, 6·25, 6·29 등 역사를 격동치게 했던 기록들로 차고 넘친다. 그런 6월을 이 정부가 출범하고 네번째, 4년을 흘려보냈다.

지난달 21일, 이명박 대통령이 민주평통 간부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통일은 도둑같이 올 것이다. 통일까지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정말로 통일이 도둑처럼 와 통일을 도둑맞으면 어쩌나 걱정된다.

내년은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선거가 겹쳐 선거로 시작해 선거로 끝나게 되어있다. 어찌 보면 남북문제에 있어 이 정부가 일할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올 6개월이다. 우선, 당장 현안이 되어 있는 것은 금강산 관광특구 문제다. 북한이 금강산특구에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우리 기업의 재산 처리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기존의 '금강산관광지구법'을 무효화하고 중국 등 외국인에 대한 금강산 관광 개방을 목적으로 제정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을 발효시키기 위한 최종 수순을 밟고 있다.

어떻게든 풀어야 한다. 정부는 전 재산을 금강산 관광에 쏟아 붓고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우리 기업인들의 피해를 방치해서는 안된다.

MB "통일은 도둑같이 올 것"

정부가 주장하는 금강산관광 재개의 3대 조건(금강산 자산몰수 및 동결조치 철회, 관광객 피격사건의 진상규명과 신변안전보장 및 재발방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및 북핵에 대한 태도변화)도 이제는 유연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북측의 변화를 유도하면서 관광객의 숫자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등 북의 호응에 응답하는 단계적인 대응으로 전환했으면 싶다. 특히, 단기간에 해결이 어려운 북핵이나 천안함 및 연평도 포격 같은 정치 군사적인 문제와 연계시킬 경우 금강산 관광 재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현대아산의 금강산관광독점권의 박탈로 인한 국익의 손실도 엄청나다. 금강산관광에서 북측으로 흘러 들어가는 현금이 걱정이라면 이 또한 적절한 수준으로 통제하는 장치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북한의 변화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 또한 금강산 말고도 많다.

최근 북한의 남북비밀접촉 폭로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는 확인됐다. 기왕에 정부가 그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굳이 '남북정상회담' 같은 대형 이벤트로 일거에 남북관계를 개선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점진적이면서 안정성 있는 관계 정상화가 더 바람직하다.

통일이 도둑처럼 와 우왕좌왕하는 것보다는 시민사회 차원에서 평화적 교류과 정서적 통합을 확고히 함으로써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금강산 관광, 포기해선 안돼

중국은 북한으로 다리를 놓고 길을 닦는데 정작, 남북은 길도 막히고 다리도 끊겼다. 호국의 다리가 무너진 것도 역사는 기억하되 상처는 지우라는 뜻 같다.

정부가 과거에 내세웠던 조건에 얽매어 남북문제를 진전시키지 못한다면, 이 정부의 대북정책은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기 위한 하나의 이벤트일 뿐이라는 불신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북한에 대한 실효적 지배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만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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