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오늘 새 대표 선출] 쇄신은 없었다

지역내일 2011-07-04 (수정 2011-07-04 오후 2:13:36)
줄세우기·상호비방 … 구태 반복
'당심'마저 싸늘, 선거인단 투표율 최악

한나라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4일 오후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다.

이번 전당대회는 지난 4·27 재보선 패배이후 안상수 전 대표 등 지도부가 총사퇴하면서 생긴 지도력 공백을 막고 내년 4월 총선을 대비한 성격이 짙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쇄신의 기치를 내걸고 21만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하는 전당대회를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 한 달 가까운 전당대회 진행과정을 보면 쇄신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것이 당 안팎의 평가다.

전당대회 '게임규칙'을 가지고 티격태격 하던 각 계파는 여전히 조직선거와 줄세우기로 쇄신의 흐름에 역행했다는 평가다. 친이 핵심들의 '원희룡 지원설'로 불거진 조직선거 논란은 선거 전 과정에서 충돌을 불러왔다.


한나라당, 오늘 전당대회 관심집중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가 4일 오후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다. 사진은 3일 오후 올림픽체조경기장 전당대회장 모습. 사진 왼쪽부터 원희룡, 권영세, 홍준표, 남경필, 박진, 유승민, 나경원 후보의 대형 사진. 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한나라당 한 의원은 "조직선거는 유승민 후보를 지원한 친박이 가장 공공연하게 한 것 아니냐"며 "친박은 되고 친이는 안된다는 법은 없는 것이고, 문제는 당내에 존재하는 계파간 불신의 벽이 여전히 높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실패한 전임 지도부가 대거 출마한 것을 놓고도 말이 많았다. 안상수 체제에서 '넘버 2'와 '넘버 3'를 한 홍준표 나경원 전 최고위원과 원 전 사무총장의 출마로 남경필 권영세 등 나머지 후보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남 후보는 "전임지도부 책임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민심이 한나라당으로부터 멀어지게 했던 분들이 계파선거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홍 후보와 원 후보 등을 겨냥해 공세를 폈다.

후보 상호간의 비방전도 위험수위를 넘나 들었다. 특히 선두권으로 평가 받는 홍 후보와 원 후보의 설전이 뜨거웠다.

홍 후보는 지난 달 26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특정계파에서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에게 사람을 보내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고 강요하고, 권력기관에서도 이를 유도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홍 후보는 권력기관이 어디인지 거명은 안했지만 청와대라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이에 대해 원 후보는 "좌충우돌 홍두깨 같은 예측불가 리더십을 당 대표로 세운다면 불상사가 생길 것"이라며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을 자신의 방으로 줄줄이 불러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받을 때까지 내보내지 않은 사람이 대체 누구냐"면서 이른바 '공천협박설'을 제기해 홍 후보에 반격을 가했다.

이밖에도 이번 전당대회는 너도 나도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에 편승하려 해 '박심'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전국위원회의 당헌당규 개정 절차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와 회의를 다시 여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한나라당 한 의원은 "당초 대선후보들의 출전이 원천적으로 가로 막혀 '2부리그'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며 "선거인단 투표율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는 것이 이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3일 하루 전국적으로 실시한 선거인단 투표율은 25.9%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당원들 내에 내년 총선 참패와 정권재창출 실패라는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위기에서 단합하는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게임규칙을 둘러싼 논란과 선거전이 과열돼 상호 비방의 수위가 높아지면서도 당이 단합해야 한다는 대원칙에 각 계파와 후보진영이 자제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한편 4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새 대표와 최고위원은 40~50대가 주축이 돼 기존 한나라당의 노쇄한 이미지를 바꾸고, 내년 총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돼 위기의 한나라당을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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