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에는 자연계열 수시를 지원했을 때, 인성면접에서 많이 다루는 주제인 ‘과학자가 윤리의식을 가지고 연구해야 하는가?’에 대해 의견을 말씀드릴까 합니다.예전에는 과학자가 발견하거나 발명한 것들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만 윤리의식을 요구해야만 하고, 지식 탐구에만 매진하는 과학자들은 윤리적 소명의식이 필요하지 않다고들 말하고는 했습니다. 과학자들도 자신의 연구 결과가 인류에 좋은 쪽으로 쓰일지 나쁜 쪽으로 쓰일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데카르트 시대가 아닙니다. 혼자 골방에서 자신의 능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연구하던 시대는 이미 끝이 났습니다.
즉, 21세기의 과학자들은 혼자서 연구하지 않습니다. 팀을 이루거나 컨소시엄을 결성하여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연구를 하게 됩니다. 쉽게 생각하면 이제 인류가 해결해 나가야 할 남은 문제들은 모두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한 가지 전문 분야에만 국한된 것들은 별로 없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연구들은 많은 자본이 필요하며, 때로는 엄청난 자본과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가나 큰 기업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사실상 연구를 실행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윤이 남지 않는 프로젝트에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할 지원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과학자들도 윤리의식이 필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자본’, ‘국가’, ‘기업’ 등의 이러한 단어들은 과학자들이 자신의 연구가 어떻게 활용될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게 만듭니다. 무기를 만드는 회사의 지원을 받는 연구들은 당연히 무기를 만드는데 사용할 테니까요.
몇 년 전 서울대 의대 모교수의 연구팀은 생쥐를 가지고 실험한 결과 “휴대폰 전자파 및 다른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는 세계보건기구 산하의 암연구센터에서 휴대폰 전자파가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된 것과는 완전 배치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국제 암연구센터는 25만 명을 대상으로 30년간의 추이를 추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발표한 것과도 상반되는 내용입니다.
재밌는 것은 서울대 의대 교수팀의 프로젝트를 후원한 곳은 ‘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 3사’라는 사실입니다.
미르아카데미학원 조형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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