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남북 비핵화 회담 그후

지역내일 2011-07-29 (수정 2011-07-29 오후 1:24:16)
남북 비핵화 회담에 이어 북미접촉이 이루어지면서 한반도 주변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이루어진 남북 비핵화 회담 직후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원칙을 지키는 남북회담이 얼마나 어려운지 토로했다. 이번 회담은 우리 측이 연초 6자회담 재개 과정으로 제시한 3단계 접근법인 남북 비핵화 회담→북미 대화→6자회담의 첫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회담은 사실상 남북 상견례 성격이 강했다. 추가 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논의해 나갈 때 완결성을 가질 수 있다. 남북 회담을 북미회담으로 가는 '통과의례' 혹은 '징검다리' 정도로 여기는 북한을 다시 회담장으로 끌어내야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대북 지원을 통해 대화를 이끌어낸 지난 정부의 협상 방식을 비판해온 정부는 어떤 지렛대를 사용할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북한 추가대화로 끌어낼 지렛대 있나

남북 비핵화 회담에 이어 북미 대화가 진행되면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2단계 국면이 진행되고 있다. 한미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테스트 해나갈 것이다. 이번 북미접촉에서 미국은 북한의 6자회담 재개 전제조건으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을 포함한 모든 핵개발 활동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9·19 공동성명 이행 확약 △남북관계의 진전 등을 제시하며 북한 속내를 파악할 것이다.

첫 회담이기 때문에 큰 진전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미국이 기존의 대북기조를 '전략적 인내'에서 '전략적 개입' 정책으로 선회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 경우 미국과 북한, 중국을 중심으로 한 대화재개 국면에서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자회담 당사국인 중국, 러시아, 일본의 사정도 남북 비핵화 회담 이전과 크게 다르다. 중국의 입장은 양자 혹은 다자회담을 병행해 조속히 6자회담을 재개하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한국이 제시한 '3단계 접근법'을 수용하고 지지했다. 남북 비핵화 회담이 성사된 상황에서 중국은 신속한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할 명분이 생겼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도 지난 22일 박의춘 북한 외무상과 회담한 뒤 북한의 전제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 입장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는 발리에서 양자회담을 통해 5만 톤의 식량 지원 약속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함께 한국의 입장을 강력히 지원한 일본도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아시아의 두 동맹인 한국과 일본이 합의한 사항은 적극 지지해야 한다는 미국 외교가의 기류를 활용했다. 일본을 챙겨 역할을 높이는 전략은 효과를 발휘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최근 북한과 일본인 납치자 문제 협의를 계기로 대화국면으로 선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지율이 바닥인 간 나오토 총리가 납치 문제 재조사를 북한에 요구하라는 납치 피해자 가족의 요청을 받아들여 반전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5자공조 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러한 흐름은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5자공조의 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오랜 힘겨루기 끝에 남북 비핵화 회담을 성사시킨 정부 고위당국자는 회담직후 인도네시아 발리의 해변에서 삼국지연의 서문을 인용해 소회를 밝혔다. 그는 과거 6자회담 당시 회담장인 중국 조어대의 방비원에 걸린 삼국지연의 서문에 나온 문장 중 '싸움의 옮고 그름과 승패는 일순간이며 영원하지 않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향후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압박과 대화이다. 물론 양자는 병립하는 것이지만 어디에 무게를 두고 운용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국제적인 대화국면의 모멘텀을 잘 살릴 수 있는 유연한 대응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김기수 국제통일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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