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제천시 한수면과 덕산면에 걸쳐 있는 해발 1094m의 월악산은 설악산의 현란한 아름다움과 지리산의 장엄함을 모두 갖춘 산이다. 깎아지른 절벽이 장쾌하지만 부드러운 능선의 푸근함도 함께 가지고 있다.
문수봉, 하설산, 매두막, 대미산, 황정산 마폐봉 등과 함께 1984년 월악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고봉준령 사이로 송계계곡, 용하구곡, 선암계곡이 굽이져 흐르며 산악공원의 장관을 보여준다. 또한 신라 말 마의태자와 덕주공주가 마주보고 망국의 한을 달래고 있다는 중원미륵리사지의 석불입상과 덕주사의 마애불, 덕주산성 등 많은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어 문화와 역사, 자연경관을 두루 갖춘 산악공원이다.
●신령스러운 산 ‘영봉’
월악산은 동서남북 네 방향에 산행 들머리가 있다. 동쪽으로는 덕산면 월악리 덕산매표소에서 신륵사를 거쳐 오르는 길이 있고, 서쪽으로는 한수면 소재지 부근 동창교 탐방지원센터에서 오르는 길, 남쪽은 덕주사와 마애불을 거쳐 오르는 길이 있다. 이 세 곳은 산불예방 기간 중에도 개방되는 등산로다.
만수휴게소에서 만수 봉에 올랐다가 암릉을 거쳐 월악산 960봉까지 이어지는 길은 대단히 험난하지만 흡사 설악산 공룡능선의 축소판 같아서 등반의 묘미가 있다. 그러나 장장 7시간 이상 걸리는 힘든 코스라 로프 등 적절한 안전 장비를 갖추고 암릉 등반 경험자가 꼭 함께 가야 한다. 월악산 등산로 가운데 가장 쉬운 길은 동창교탐방지원센터에서 능선 안부까지 올랐다가 영봉에 오른 후 신륵사로 하산하는 코스로 4.3km에 약 3시간 정도 걸린다. 이 코스는 변화는 별로 없지만 계단이 대부분인데다 급경사를 이룬 덕주사 쪽보다는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어서 좋다.
국사봉으로도 불리는 월악산의 정상은 신령스런 산으로 여겨 영봉이라 부른다. 영봉은 바위 둘레 4킬로미터에 높이만도 150미터다. 거대한 암봉으로 이루어진 영봉 꼭대기에 서면 월악산 그림자를 담고 있는 충주호반이 한눈에 들어와 장관을 이룬다. 한수면 마을에서 영봉을 바라보면 영봉은 가로수 위로 떠 있는 한 척의 거대한 범선 모습이다.
영봉을 오르는 길은 백여 미터 이상 90도로 치솟은 암벽을 한 바퀴 돌아서 오르는 급경사 계단의 연속이다. 영봉 일대의 암벽은 경사가 가파르고 낙석이 잦은 편이므로 주의를 요한다. 안전을 위해 높은 철망을 튼튼하게 둘러놓았지만 암벽 아래를 지나는 길은 가급적 빨리 통과하는 게 좋다.
●마의태자의 전설이 남아있는 덕주사 마애불
정상인 영봉 남쪽 아래 덕주사 터에 높이 13m의 화강암에 보물 406호인 마애불이 새겨져있다. 덕주사는 신라 진평왕 때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나 6.25 한국 전쟁으로 훼손되었던 것을 1970년대에 산 좀 더 아래쪽에 새로이 중창했다.
덕주사라는 명칭은 신라 마지막 왕자인 마의태자와 누이동생인 덕주공주의 전설에서 비롯된다. 마의태자가 국권회복을 위한 병사를 양성하기 위해 금강산으로 떠났을 때 누이동생인 덕주공주가 동행했다. 이들이 북쪽으로 가던 중 지금의 문경에 머물렀는데 꿈에서 관음보살을 만나 절을 세우고 석불을 새기라는 현몽을 꾸게 된다. 마의태자와 덕주공주는 월악산 영봉 아래 덕주사와 마애불을 만든 뒤, 공주는 그곳에 머물면서 오빠와 아버지를 위해 예불을 드렸고 마의태자는 신라 재건의 꿈을 안고 금강산으로 떠났다고 전해진다. 덕주공주의 이름을 따서 골짜기 이름도 덕주골인데 덕주산성과 덕주루 등 문화유산과 수경대를 비롯한 절경을 간직한 계곡이 유명하다.
월악산 주변의 관광지로는 20분이면 닿는 수안보온천을 비롯해 우리나라 최고의 저수지인 의림지, 조선시대 선비들의 과거길인 박달재, 아름다운 금수산과 탁사정, 옥순봉 등 볼거리가 다양하고 여름피서지로 각광받는 송계계곡과 천하 절경인 용하구곡이 있다.
도움말 : 제천시청 문화관광과, 월악산국립공원
문의 : 043-641-5146
홍순한 리포터 chahyang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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