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위주 대출' 지도
8월 가계대출 6조원 증가 예상
일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전면중단으로 파문이 일자 금융당국이 이를 철회하도록 요구했다. 당국은 각 영업점에 대출중단 공문을 보낸 농협에 대해 이를 취소하도록 요구했고, 이에 맞춰 대출을 중단한 다른 은행들에도 주의를 촉구했다. 다만 현재 추세라면 이번 달 가계대출이 6조원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우선순위에 따라 실수요자 위주로 대출하라는 방침을 전달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19일 "가계대출 증가세가 적정 경제성장률 수준에서 유지되도록 리스크 관리를 당부한 것이 잘못 전달돼 일부 시중은행에서 가계대출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영업점에 대출 중단 공문을 보낸 농협에 취소하도록 요구하는 등 가계대출을 재개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같은날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각 영업점에서 우선순위를 따져 불요불급한 대출은 자제하고, 서민을 중심으로 꼭 필요한 대출은 이뤄지도록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권 원장은 "어떤 경우라도 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상황이 생겨선 안 된다"며 은행들의 대출 중단 조치가 철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원장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보험사 사장들과 간담회를 갖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달에 대출 증가율을 못 맞추면 다음 달에 좀 줄이면 된다. 꼭 필요한 사람에겐 대출이 이뤄지도록 은행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정 경제성장률 내에서 가계대출이 과도하게 늘지 않도록 지도하는 방향은 유지된다"며 "앞으로는 월별로 각 은행 지점에 세밀한 운용기준을 만들어서 대출 수준을 적정히 관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이 대출 중단 조치는 철회하되 우선순위를 따져 대출하도록 주문한 것은 최근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최근 2주만에 2조2000억원이나 늘었고, 이대로 가다간 월말 마이너스통장 대출 수요 등을 감안하면 8월 한달 동안 무려 6조원이나 증가하는 사태가 올 것으로 우려돼 강력한 지침을 전달했던 것"이라면서 "대출을 중단하라는 게 아니고 심사를 제대로 해 실수요자 위주로 대출해 주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루 전인 18일 오후 권 원장과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시중은행을 상대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전월대비 0.6% 이내로 관리하라는 '행정지도를 했다'고 답했다. 조문환(한나라당) 박병석(민주당) 의원이 농협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 신규 가계대출을 사실상 전면중단해 파문이 일게 된 경위를 묻자 권 원장은 "시중은행들에게 가계대출이 지나치게 늘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라며 "그렇게 (대출 전면중단 같이) 급격하게 하라고 한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0.6% 규제가 언제까지 시행되냐"는 고승덕 의원(한나라당)의 질문에 김 위원장은 "경제상황을 봐 가며 탄력성 있게 조절할 것이고, 시장친화적인 방법으로 해 가겠다"고 답했다.
여야 의원들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해야 하는 데는 동의하지만 경과규정을 두던가 연착륙을 시켜야지 이런 식으로 경착륙의 위험을 초래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구본홍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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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가계대출 6조원 증가 예상
일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전면중단으로 파문이 일자 금융당국이 이를 철회하도록 요구했다. 당국은 각 영업점에 대출중단 공문을 보낸 농협에 대해 이를 취소하도록 요구했고, 이에 맞춰 대출을 중단한 다른 은행들에도 주의를 촉구했다. 다만 현재 추세라면 이번 달 가계대출이 6조원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우선순위에 따라 실수요자 위주로 대출하라는 방침을 전달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19일 "가계대출 증가세가 적정 경제성장률 수준에서 유지되도록 리스크 관리를 당부한 것이 잘못 전달돼 일부 시중은행에서 가계대출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영업점에 대출 중단 공문을 보낸 농협에 취소하도록 요구하는 등 가계대출을 재개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같은날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각 영업점에서 우선순위를 따져 불요불급한 대출은 자제하고, 서민을 중심으로 꼭 필요한 대출은 이뤄지도록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권 원장은 "어떤 경우라도 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상황이 생겨선 안 된다"며 은행들의 대출 중단 조치가 철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원장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보험사 사장들과 간담회를 갖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달에 대출 증가율을 못 맞추면 다음 달에 좀 줄이면 된다. 꼭 필요한 사람에겐 대출이 이뤄지도록 은행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정 경제성장률 내에서 가계대출이 과도하게 늘지 않도록 지도하는 방향은 유지된다"며 "앞으로는 월별로 각 은행 지점에 세밀한 운용기준을 만들어서 대출 수준을 적정히 관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이 대출 중단 조치는 철회하되 우선순위를 따져 대출하도록 주문한 것은 최근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최근 2주만에 2조2000억원이나 늘었고, 이대로 가다간 월말 마이너스통장 대출 수요 등을 감안하면 8월 한달 동안 무려 6조원이나 증가하는 사태가 올 것으로 우려돼 강력한 지침을 전달했던 것"이라면서 "대출을 중단하라는 게 아니고 심사를 제대로 해 실수요자 위주로 대출해 주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루 전인 18일 오후 권 원장과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시중은행을 상대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전월대비 0.6% 이내로 관리하라는 '행정지도를 했다'고 답했다. 조문환(한나라당) 박병석(민주당) 의원이 농협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 신규 가계대출을 사실상 전면중단해 파문이 일게 된 경위를 묻자 권 원장은 "시중은행들에게 가계대출이 지나치게 늘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라며 "그렇게 (대출 전면중단 같이) 급격하게 하라고 한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0.6% 규제가 언제까지 시행되냐"는 고승덕 의원(한나라당)의 질문에 김 위원장은 "경제상황을 봐 가며 탄력성 있게 조절할 것이고, 시장친화적인 방법으로 해 가겠다"고 답했다.
여야 의원들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해야 하는 데는 동의하지만 경과규정을 두던가 연착륙을 시켜야지 이런 식으로 경착륙의 위험을 초래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구본홍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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