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으로 떠오른 아프리카·중남미] 중산층 늘고 경제성장률 높은 ‘기회의 땅’

지역내일 2011-07-28 (수정 2011-07-28 오후 1:43:49)
기업, BRICs·동남아 이어 아프리카·중남미 공략 … 내수 한계, 지속적 해외시장 개척으로 극복
삼성전자 '아프리카 포럼 개최' '브라질에 가전 생산단지 설립' … 1등 브랜드 위상 높여

[미국과 유럽의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동남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흥시장이 부각되고 있다. 삼성전자 기아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국내 글로벌 기업들의 신흥시장 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 내일신문은 신흥시장의 현황과 글로벌 기업의 진출 전략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6일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남아프리카공화국. 한쪽인 더반에서는 '평창'이 울려퍼졌고 한쪽에서는 한국산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샌드턴 컨벤션센터에서 '한국상품전'이 열렸다. 아프리카에서 한국 상품을 대대적으로 소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선진시장에 구름이 낀 가운데 신흥시장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신흥시장을 '기회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선진시장의 침체 = 지난 2008년이후 미국 유럽 등 전통 선진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일본은행 이사회는 과도한 국가부채 등으로 미국과 유럽의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엄청난 재정적자에 빠진 미국은 8월 2일까지 채무 한도를 증액하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를 받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현재 AAA인 미국의 신용등급이 AA로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뉴욕증시는 지난 26일(현지 시간) 다우지수가 전날보다 91.5%포인트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주택관련 경기지표도 좋지 않다.

미국 실업률은 9.2%로 조만간 두자리수 실업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크게 악화됐다. 톰슨로이터·미시간대는 소비심리평가지수가 2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도 재정위기로 성장세 둔화가 점쳐지고 있다. 그리스를 비롯 이탈리아 등 남유럽이 심각한 재정위기에 빠져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선진 7개국 경제전문가 3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세계 경제에 대한 분기별 전망' 설문조사 결과, 재정위기에 빠진 유럽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가 세계 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인이 될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뜨는 신흥시장 = 미국의 민간경제 분석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비-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신흥국의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7%로 예상된다. 반면 OECD 선진국은 2.2%에 그쳐 비-OECD 신흥국의 성장률이 2.6배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경제는 상대적으로 작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안고 있다. 이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해외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일본을 비롯 전 세계 기업과 정부가 신흥국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어 선제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세계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신흥국 경제는 지난 2001~2008년 연평균 6.5%의 높은 성장률을 보인 반면 선진국은 2.1% 성장에 그쳤다. 선진국과 신흥국간 투자율 격차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신흥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조기에 탈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신흥국의 역동적 성장은 위기 이후 선진국 경제의 정체를 보완하면서 세계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현실이다. 신흥국의 경제성장으로 신흥국의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선진국의 경기침체를 보완해주는 세계경제의 시장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신흥국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앞으로 수년 동안 10억명 이상의 인구가 비필수재를 소비하는 계층으로 부상할 것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으로의 수출이 급증했다. 대 신흥국 수출비중은 지난 1990년 19.6%에서 2008년 55.6%로 무려 36%포인트가 늘었다. 전체 수출비중에서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총 수출규모는 18.4배 증가한 2347억달러에 달했다.

특징으로는 신흥국 가운데 중국 편중이 심하다는 것이다. 신흥국 대상 수출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42.4%에 달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한국이 소비시장으로서 관심을 가져야 할 유망 신흥국 'KEM(한국을 위한 주요 이머징 시장) 30'을 선정한 바 있다.

한국 수출잠재력이 크고 진입비용이 낮은 국가들을 최종 선별한 것이다. KEM30에는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을 말하는 브릭스(BRICs)를 비롯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포함돼 있다.

아시아 11개국, 동유럽 6개국, 중남미 4개국, 중동 5개국, 아프리카 4개국 등이다.

◆현지 생활·환경 맞춤형 상품 인기 = 지난해 남아공월드컵을 계기로 아프리카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은 한국상품전을 기획하고 적극적인 아프리카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09년 12월 지역총괄 가운데 기존 '중아총괄'을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분리해 아프리카 총괄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는 아프리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아프리카총괄을 별도로 분리해 성장시장인 아프리카지역 현장 밀착형 영업역량을 강화하고 기존 주요 국가와 대도시 중심에서 주변국 및 중소도시로 판매망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3월 16일 아프리카 출장에서 돌아와 "그동안 프리미엄 및 선진국 시장에 주력하느라 아프리카 진출이 늦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지금이라도 교두보를 확보해 '삼성의 푸른 깃발'이 휘날리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두 배는 성장해야 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당시 최 부회장은 나이지리아 가나 잠비아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케냐 등을 방문하고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11~15일 케냐 나이로비에 위치한 케냐타 국제컨퍼런스센터에서 '삼성 아프리카 포럼'을 개최해 아프리카 공략을 가속화했다.

삼성은 이 자리에서 아프리카 생활 환경에 맞게 설계된 각종 제품을 소개해 호응을 얻었다.

전력이 불안정한 아프리카 현실에 맞게 일정한 전류가 흐르도록 하는 기능인 과전력 보호장치를 내장한 TV를 들 수 있다. 또 항바이러스 기능을 강조한 에어컨, 태양광 충전기를 탑재해 뜨거운 아프리카 태양을 이용한 넷북 등 특화된 제품이 소개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삼성 아프리카 포럼'은 현지 거래선과 언론 등이 대거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아프리카에서 사랑받는 브랜드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심의 남부 아프리카 시장과 나이지리아 케냐 등 서·동부 아프리카 시장 매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TV 부문에서는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아프리카 평판TV 시장에서 지난 2009년 36.7%를 기록한 데 이어 2010년 40.5%로 40%를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2위인 LG전자(23%)와 격차를 크게 벌렸다.

LCD TV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38.7% 시장 점유율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 2006년 23.2%보다 1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2위업체인 LG전자는 지난해 19.6% 점유율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나이지리아 시장에서 더운 날씨와 불안정한 전력 수급 상황에서 잘 작동할 수 있는 삼중보호장치를 적용한 에어컨을 출시해 성과를 나타냈다. 이 에어컨은 고장을 피하고 실외기 녹을 방지해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했다. 이외에 갤럭시탭과 갤럭시S, LED TV 등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브라질에 생산법인 설립하고 공략 = 중남미 시장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경제개발을 추진해 연평균 경제 성장률이 선진국을 앞서고 있는 곳이다. 올해 베네주엘라를 제외한 중남미국가들이 4.4~6.8% 수준의 높은 GDP 성장률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브라질은 연 5~6%씩 성장을 해 주목되는 시장이다. 국가 경제 전체가 성장기조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극빈층 15%가 중산층으로 올라섰다는 통계가 있다. 브라질은 오는 2014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 등 세계인의 주목을 끄는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는 곳이다. 이에 따라 각종 인프라 투자가 이어져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한국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현대중공업은 브라질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건설장비 공장을 짓는다. 내년말 공장이 완공되면 2000대 규모의 굴삭기와 로더 등을 생산하게 된다.

기아차는 남미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코파아메리카 2011' 대회를 공식 후원했다. 3억달러 상당의 홍보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브라질에 가전제품 생산단지를 가지고 있다. 지난 1995년 브라질 현지 생산법인을 설립하고 3000만달러를 투자해 컬러TV와 VCR 생산 라인을 가동했다. 이어서 1997년 6월 전자레인지를, 1998년 6월 컬러 모니터를, 1999년 2월 휴대폰을 각각 생산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중남미 시장에서 지난해 65억달러 매출을 올렸고 올해 85억달러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1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은 TV와 휴대폰으로 시장을 키우고 고급제품 지붕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TV부문에서는 현재 LED 비중이 30%인데 이를 장기적으로 50~6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휴대폰은 중남미 시장이 아직 스마트폰 등 고급 기종 시장이 작기 때문에 피처폰에서 성과를 보인 뒤 프리미엄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평판TV와 휴대폰 모니터 등 주력 제품군에서 1위를 하고 있다. 이 밖에 블루레이, HDD, 프린터 복합기, 캠코더에서도 수위를 달리고 있다. 휴대폰 부문은 지난해 금액기준 31%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8년 4위 수준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중남미 전자업계 1등 위상을 확보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중남미를 북미와 유럽에 이어 3번째 규모의 지역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평판 TV와 휴대폰 등 1위 사업군에서 2위와 격찰를 넓히고 시장위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중남미 시장 특성을 고려해 지방상권 개척, 물류 서비스 개선, 스포츠 마케팅, 사회공헌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브라질에는 마나우스와 깜삐나스 2개의 생산거점이 있으며 48000명의 직원이 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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