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사람-이완엽 광주프린스관광호텔 대표이사

고객에게 손발 되는 폼내지 않는 오너

지역내일 2001-11-29
광주시에는 관광호텔이 몇 개 안된다. 그나마 특급·1급으로 매겨진 대표 호텔조차 수년전부터 부도로 법정관리 상태다. 게다가 대출금 이자연체 등 경영난을 겪고 있어 ‘호텔업계 전멸’ 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다. 그 와중에 부도로 호텔을 다른 사람 손으로 넘긴지 6년만에 다시 사들여 재기에 성공한 중견 호텔리어가 있다. 바로 광주프린스관광호텔 이완엽(55) 대표이사다.
이 대표는 정통 호텔리어 출신은 아니다. 그의 호텔생활은 88년 광주로 내려와 시티힐 호텔(현 프린스 호텔)을 건립하고 전무로 근무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 이전에는 몇 년 동안 교편생활을 했고 서울 여의도에서 큰 식당을 운영했다. 이후 주택산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경영능력을 키웠다. 그 과정에서 이 대표는 서비스업에 대해 체득했다.
이 대표 스스로 “호텔은 서비스업이다. 서비스가 좋으면 손님은 찾아오게 돼있다. 호텔의 장단점,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기법이 필요한지, 서비스에 대한 모든 것이 머릿속에 있다”고 말한 것처럼 그는 호텔에 관한 한 모든 것을 꿰고 있다. 뿐만 아니다. 고객들의 자동차 문을 열어주고 인사하며 고객을 모시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 등 직접 고객의 손발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 이 대표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호텔 경영 7년 만에 부도를 맞은 것. “건립할 때 투자비용이 너무 많았던 거죠. 부채비율이 높은데다가 당시(95년) 고금리(12.5%)도 감당하기 어려웠어요. 거기다 다른 투자 비용도 경영에 부담이 됐죠.”
50대를 눈앞에 두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다 바친 호텔리어 인생을 일단 접어야 했다. 좌절과 고통의 세월. 그렇지만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지난해 8월 영업권을 인수한데 이어 올해 3월 경매에 붙여진 호텔을 오너로서 인수한 것이다. “그토록 애착이 같던 호텔을 그만둘 수 없었죠. 분리 매각으로 접촉을 했고 인수문제가 쉽게 풀렸습니다. 그동안 뒤돌아보거나 좌우를 살필 기회도 여유도 없었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왔어요. 아무래도 밑에 있는 직원들이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지난 2년동안 프린스 호텔은 시시각각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1층 공간과 매니저가 쓰던 2층 공간 200평에 각각 호프 바와 재즈 바를 만들었다. 라이브 무대와 악기 공연 등 삼삼오오 모여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가격은 일반 대중음식 값 수준. 또 쾌적한 환경을 위해 각 층의 엘리베이터 옆에 있는 재떨이를 식물 화분에서, 이제는 난 꽃으로 날마다 바꾸고 있다. “난 꽃으로 바꾸고 나니 고객들도 차마 담배꽁초를 버리지 못하더군요. 덕분에 객실 고객들이 아주 만족해 합니다.”
고객이 보고 느끼며 감동을 받는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수십년 동안 고정화된 침실 침구세트를 집에서 덮는 이불세트로 바꿔나가고 있다. “기존 침구세트는 깔끔한 반면 따뜻하게 감싸주는 느낌은 떨어지죠. 그래서 집에서 자고 일어났을 때 느끼는 포근함을 갖도록 변화를 준겁니다. 머리맡에 놓은 고객의견서마다 훨씬 좋다는 응답이었어요. 매달 객실 3∼4개씩 바꾸고 있습니다.” 커피숍의 화분들, 식사테이블의 냅킨조차도 날마다, 아침 점심 저녁때마다 각각 자리와 색상이 달라진다. 사우나 이용료도 8000원에서 3000원으로 대폭 인하해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나(간부)부터 솔선수범하고 모범이 되어달라”고 간부회의 때마다 강조한다는 이 대표는 실제 가장 먼저 일찍 출근하고 당직 지배인 올 때를 기다려 맨 나중에 퇴근한다. 오너지만 독립공간 없이 지하실에서 총무과 직원들과 함께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덕분에 생각지도 않은 운(?)도 따라줬다. 이를 둘러본 대출융자 은행원이 “경영력이 허세가 아니다. 믿고 돈 빌려줄 수 있겠다”고 한 것.
솔선수범도 좋지만 직원들이 너무 힘들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나부터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죠. 직원들 모두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인건비를 상승시켜 보상을 받으니까 힘들더라도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재 인수 후 새롭게 각오를 다지며 일하는 이 대표를 고객들은 ‘폼 내지 않는 오너, 일밖에 모르는 사람, 언제 와도 얼굴 볼 수 있는 호텔리어’라고 말한다. 그만큼 프린스 호텔을 찾는 고객이 많아지고 고객들의 신뢰도 크다.
임선진 기자 klim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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