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개인투자자 유치 성공 잇따라
대만·일본·스위스 부유층 공략 … 차입시장 다변화 가속도
수출입은행은 지난 11일 일본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6000만 브라질 헤알화 표시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미 달러화 기준으로 3800만달러에 이르는 규모로 5년 만기에 발행금리 8.17%인 채권은 일본내 주간사가 발행자인 수은으로부터 발행채권 전액을 사들인 뒤 일본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소액으로 나눠 판매하는 '우리다시 본드'다. 헤알화 채권은 발매 2주일만에 모두 소진될 정도로 일본 개인투자자들의 호응이 높았다.
수은의 우리다시본드 발행은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로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는 와중에 이뤄졌다. 외화자금 공급원 확대가 절실한 국내 금융기관이 기존의 해외 기관투자자 위주의 해외차입을 넘어 부유한 개인투자자들을 유치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수은의 우리다시 본드 발행은 이번이 두 번째다. 올 1월 한국계 금융기관으론 최초로 400억엔(미 달러화 4억8000만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일본은 오랜 초저금리로 이른바 '와타나베' 부인으로 불리는 일본 개인투자자들의 부동자금이 1500조엔에 이를 정도로 유동성이 풍부했다. 수은은 이런 정황에 착안했다. 일본 개인투자 시장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로 투자자들은 투자의 상당 부분은 일본국채에 투자하고 있으나 투자 수익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였다.
수은은 6개월여에 걸쳐 일본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현지 투자설명회 등 적극적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발행금리는 1.05%로 일본 개인투자자들에겐 매력적 조건이지만 한국계 기관 사무라이본드 금리보다는 40bp 이상 낮아 수은과 투자자들이 함께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였다.

이처럼 수은의 외화자금 조달 전략은 해외 개인투자자들로의 투자층을 확대하는 투자자 기반 다변화로 변신하고 있다. 기존엔 해외발행 채권의 주요 구매자가 해외 연기금 펀드 등 대형 기관투자자로, 전문지식과 협상력이 강해 금리협상이 어려웠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한국경제나 수은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반면, 채권에 대한 요구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특징이 있다. 수은은 이들 개인투자자를 투자층으로 끌어들일 경우 저리의 안정적 외화조달원이 추가로 확보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런 전략 아래, 수은이 해외에서 개인투자자들 대상으로 처음 발행한 채권이 지난해 6월 대만 포모사본드다. 포모사본드는 대만에서 외국기관이 대만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수은은 외환보유고 세계 4위인 대만의 개인들이 1200억달러에 이르는 외화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당시 대만정부는 과도한 달러 유동성 때문에 내국인들에게 해외투자를 장려하고 있었다.
수은은 6개월 이상 노력해 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발행자격을 얻어낸 끝에 미화 2억7000만달러 규모의 포모사 본드를 2.65%의 금리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국제금융부 이진균 팀장은 "한국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을 적극 설명했고, 한국 가수와 배우 등의 연예인 사진이 신문 1면을 장식할 정도였던 한류열풍도 활용했다"고 말했다.
수은은 채권발행 모집 때 걸그룹 소녀시대의 음반을 홍보용품으로 사용했다.
수은의 해외 개인투자자 유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일본의 부유층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15억엔(미화 2000만달러) 규모의 사모중기채 발행을 위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모채는 우리다시 본드와 달리 일본 금융당국의 사전승인이 면제되고 판매 주간사 앞 수수료 등 부대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 또 스위스의 거액 개인투자자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PB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주 한차례 이상 정기적으로 의견을 듣고 있다.
수은은 지난해 해외에서 83억달러 규모의 외화를 조달했고, 올해엔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달 24일 현재까지 해외에서 조달한 외화 60억달러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을 모집해 조달한 규모가 5억3800만달러로 지난해 2억7000만달러보다 두배 이상 늘어났다.
이 팀장은 "해외 개인투자자 시장은 초기 개척과 홍보에 많은 노력이 들지만 일단 고객이 되면 충성도가 강하다"며 "이들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 전략으로 외화조달 기반의 저변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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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일본·스위스 부유층 공략 … 차입시장 다변화 가속도
수출입은행은 지난 11일 일본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6000만 브라질 헤알화 표시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미 달러화 기준으로 3800만달러에 이르는 규모로 5년 만기에 발행금리 8.17%인 채권은 일본내 주간사가 발행자인 수은으로부터 발행채권 전액을 사들인 뒤 일본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소액으로 나눠 판매하는 '우리다시 본드'다. 헤알화 채권은 발매 2주일만에 모두 소진될 정도로 일본 개인투자자들의 호응이 높았다.
수은의 우리다시본드 발행은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로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는 와중에 이뤄졌다. 외화자금 공급원 확대가 절실한 국내 금융기관이 기존의 해외 기관투자자 위주의 해외차입을 넘어 부유한 개인투자자들을 유치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수은의 우리다시 본드 발행은 이번이 두 번째다. 올 1월 한국계 금융기관으론 최초로 400억엔(미 달러화 4억8000만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일본은 오랜 초저금리로 이른바 '와타나베' 부인으로 불리는 일본 개인투자자들의 부동자금이 1500조엔에 이를 정도로 유동성이 풍부했다. 수은은 이런 정황에 착안했다. 일본 개인투자 시장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로 투자자들은 투자의 상당 부분은 일본국채에 투자하고 있으나 투자 수익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였다.
수은은 6개월여에 걸쳐 일본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현지 투자설명회 등 적극적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발행금리는 1.05%로 일본 개인투자자들에겐 매력적 조건이지만 한국계 기관 사무라이본드 금리보다는 40bp 이상 낮아 수은과 투자자들이 함께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였다.

이처럼 수은의 외화자금 조달 전략은 해외 개인투자자들로의 투자층을 확대하는 투자자 기반 다변화로 변신하고 있다. 기존엔 해외발행 채권의 주요 구매자가 해외 연기금 펀드 등 대형 기관투자자로, 전문지식과 협상력이 강해 금리협상이 어려웠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한국경제나 수은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반면, 채권에 대한 요구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특징이 있다. 수은은 이들 개인투자자를 투자층으로 끌어들일 경우 저리의 안정적 외화조달원이 추가로 확보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런 전략 아래, 수은이 해외에서 개인투자자들 대상으로 처음 발행한 채권이 지난해 6월 대만 포모사본드다. 포모사본드는 대만에서 외국기관이 대만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수은은 외환보유고 세계 4위인 대만의 개인들이 1200억달러에 이르는 외화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당시 대만정부는 과도한 달러 유동성 때문에 내국인들에게 해외투자를 장려하고 있었다.
수은은 6개월 이상 노력해 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발행자격을 얻어낸 끝에 미화 2억7000만달러 규모의 포모사 본드를 2.65%의 금리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국제금융부 이진균 팀장은 "한국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을 적극 설명했고, 한국 가수와 배우 등의 연예인 사진이 신문 1면을 장식할 정도였던 한류열풍도 활용했다"고 말했다.
수은은 채권발행 모집 때 걸그룹 소녀시대의 음반을 홍보용품으로 사용했다.
수은의 해외 개인투자자 유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일본의 부유층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15억엔(미화 2000만달러) 규모의 사모중기채 발행을 위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모채는 우리다시 본드와 달리 일본 금융당국의 사전승인이 면제되고 판매 주간사 앞 수수료 등 부대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 또 스위스의 거액 개인투자자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PB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주 한차례 이상 정기적으로 의견을 듣고 있다.
수은은 지난해 해외에서 83억달러 규모의 외화를 조달했고, 올해엔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달 24일 현재까지 해외에서 조달한 외화 60억달러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을 모집해 조달한 규모가 5억3800만달러로 지난해 2억7000만달러보다 두배 이상 늘어났다.
이 팀장은 "해외 개인투자자 시장은 초기 개척과 홍보에 많은 노력이 들지만 일단 고객이 되면 충성도가 강하다"며 "이들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 전략으로 외화조달 기반의 저변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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