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 순익, 1년에 한계단씩 하락

지역내일 2011-08-03 (수정 2011-08-03 오후 1:49:28)
2007년 업계 7위서 2010년 10위로 미끄러져
부동산 PF 대손충당금 부담 컸던 탓
"은행 마인드 못 벗어나, 리스크 관리만 치중"

신한금융투자 실적에 볕들 날이 올까. 증권사 1분기 실적시즌이 도래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유독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신한금융투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다른 은행계 증권사들이 각자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데 반해 신한금융투자만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나온 지 오래다. 실제 신한금융투자는 순이익 기준으로 2007년 업계 7위에서 3년이 지난 2010년에는 10위로 미끄러지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위기 전 순익 절반만 회복 = 순익 기준으로 2006년 업계 9위에서 2007년 7위로 껑충 뛰면서 주목을 받았던 신한금융투자는 이후 매년 한 계단씩 추락하더니 2010년에는 10위에 간신히 턱걸이한 상태다. 신한금융투자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1096억원. 금융위기 전 최고실적을 기록한 2007년 2123억원의 절반 정도를 회복했다. 다른 증권사들이 금융위기 전 실적의 70~90%까지 회복한 것과 비교된다.

또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다른 은행계 증권사들과도 비교되는 측면이 있다. 물론 KB투자증권이나 IBK투자증권처럼 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소형 증권사는 논외다.

은행계 증권사 중 대형증권사인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자기자본 규모가 업계 수위라는 점을 이용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형 투자은행(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게 배타적인 업무를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실시되는 내년 6월 이후에는 더욱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흔히 은행계 증권사 중 자기자본규모가 비슷해 신한금융투자와 비교되곤 하던 하나대투증권은 서프라이스, 피가로 등의 브랜드를 내세우며 승승장구중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순익 기준 2009년 2위, 2010년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은행마인드, 증권에 안 맞았나 = 이처럼 신한금융투자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온다. 일단 지난 금융위기 이후 부실채권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손 충당금 부담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당기순이익이 1000억원 아래로 뚝 떨어진 2009년에는 19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것이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근본에는 은행 마인드를 버리지 못한 부분이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은행업과 증권업은 리스크관리와 리스크감수라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면서 "신한금융투자는 리스크를 감수하기보다는 은행마인드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아직도 센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다 보니 업계 변화를 쫓아갈 때 한발 느리다. 지난해 열풍이 몰아쳤던 자문형랩 시장에 뒤늦게 진출한 것도 빠르게 변화하는 신한금융투자가 증권업계 추세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 사례로 거론된다. 신한금융투자 고위 임원을 역임했던 한 인사는 "요즘 신한금융투자 상황을 들여다 보면 마음이 아플 지경"이라면서 "의사결정이 상대적으로 느린데다, 금융위기 때 크게 데였다고 생각하고 리스크 관리에 더욱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업계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익구조상 별다른 특징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다른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주식위탁매매, 금융상품 판매 등 리테일 경쟁에 치중하면서 전체 영업수익 중 단순 수수료 수익이 5분의 1을 차지한다. 중국 기업 등 외국기업의 국내시장 IPO를 잇따라 주관하면서 해외기업공개가 신한의 강점으로 부각되기도 했지만 해외기업들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면서 최근에는 해외기업 IPO도 사실상 올스톱된 상태다.

신한지주 "은행출신 CEO 증권에 안 보낸다" = 이 때문에 은행이 아닌 증권 마인드를 가진 CEO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연구원은 "은행 문화에 익숙한 사람은 한순간에 바뀌지 않는다"면서 "신한금융지주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지금까지 달리는 말이 은행 카드였다면, 다음 순서는 보험이나 증권이라는 점을 고려해 증권에 맞는 사람을 보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도 비슷한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한 고위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증권 및 비은행계열의 발전이 필요하다"면서 "은행 출신이 아닌 증권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사람을 CEO로 보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내부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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