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아파트, 건설사 직원 짓누른다

지역내일 2011-08-04
직원에게 넘긴 물량 수도권만 1300여 가구
"건설업체 직원 가계부채 수천억원 될 것"

워크아웃중인 A건설의 ㄱ과장은 최근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회사의 미분양 아파트를 하나 떠안았기 때문이다.

분양가의 10%인 계약금은 본인이 냈지만 중도금 이자는 회사측이 대신 내주고 있다. 추가 비용은 없지만 준공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정해진 기간 내에 잔금을 치르지 않으면 계약금은 허공에 날아간다. 입주할 경우에는 기존에 살던 집을 팔아야 한다. 중도금과 이자 잔금까지 수억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분양 아파트가 건설사 직원의 가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를 직원들에게 판매했기 때문이다. 시세차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 소비자들은 아파트 계약자들 중 허수가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계약을 했다가 낭패를 당하기도 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벽산건설 신동아건설 등 수도권에 아파트를 분양한 건설사들이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직원들에게 판매한 물량은 1300가구가 넘는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건설사들이 일제히 유동성 위기를 겪자 직원들에게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했다. 이들 중에는 애사심 차원에서 직원 스스로가 분양받은 경우도 있지만 강매당한 경우도 있다.

일부 건설사는 직원 명의만 빌려 계약금과 중도금을 대신 내주기도 한다. 회사 경영이 정상화되면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들은 이자 지원을 중단하게 되고 직원들은 갑자기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일부 건설사 직원 중에는 신용불량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수도권 지역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자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인 임직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초 분양가보다 싸게 팔려고 해도 매수자가 나오지 않고, 중도금에 잔금까지 수억원씩 빚을 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때는 건설회사 직원들이 앞다퉈 미분양 물량을 계약하려고 했다. 계약금과 중도금 대출 이자만 내면 1~2년 후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이를 전매할 경우 부수입이 들어오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이 임직원에게 떠넘긴 미분양 아파트 문제가 장기화할 경우 수천명 이상의 신용불량자가 생겨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중견건설사 한 임원은 "업체별로 수십명에서 수백명까지 미분양 아파트를 회사 직원들에게 넘기는 게 일반적"이라며 "이들이 안고 있는 가계부채가 수천억원이 될 것"이라고 털어놨다.

건설기업노련 이용규 정책부장은 "경영실패를 직원들에게 전가하는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며 "개인들에게는 위험부담이 크지만 이를 보호할 제도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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