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침체 등으로 민간사업 자산 회수 지연 때문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한창헌 이유미 기자 = 건설사들의 곳간에 적색등이 켜진 것은 부동산시장의 장기 불황 때문이다.
지방에서 미분양이 속출하고 수도권에서는 집값 하락세가 뚜렷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세계 경제위기까지 겹쳐 국내 부동산경기가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상황이 됐다.
건설사들이 무너지면 금융기관이 보유 중인 채권이 부실화되면서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는 점에서 당국이 건설업계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 중견건설업체들도 위험워크아웃 기업이 아닌 중견 건설업체들도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급기야 중견건설업체들은 민간부문 매출을 줄이는 비상카드를 꺼냈다. 공공부문매출보다 위험하다는 판단에서다. 작년 말 현재 민간부문 매출은 1조9천991억원으로전년 말 2조3천45억원보다 감소했다. 2008년 말 2조812억원보다도 작은 규모다.
그럼에도, 위험노출자산이 늘어난 것은 주택경기 침체 등으로 민간사업 관련 자산의 회수가 지연된 탓이다.
더 큰 문제는 중견건설업체들이 위험자산에 대한 손실을 제대로 회계처리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한신정평가는 중견건설업체들이 부실을 제대로 반영한다면 부채비율이 작년 말 214.1%에서 286.2%로 급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부채비율은 리먼 사태가 발생했던 2008년 당시에 워크아웃기업들이 기록했던 부채비율(303.5%)과 비슷하다.
신용평가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거의 모든 건설사가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했다.
◇ 건설사들 신용평가시장서도 ''찬밥'' 신세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신용평가시장에서는 이미 수차례 옥석 가리기가 진행됐다.
현재 평가 대상자로 남은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우량한 기업들이다.
한국신용평가 노익호 건설팀장은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기업은 신용평가 시장에서 자동으로 퇴출당한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로만 40개 정도의 기업이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우량업체가 아니면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한다.
노 팀장은 "등급평가 의뢰가 들어오더라도 ''BBB-'' 미만이 될 만한 곳은 아예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우량 업체가 아니면 건설사들은 찬밥 신세가 된 지 오래됐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 선영귀 팀장은 "주택 전문 건설사들은 상당 부분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상태에 들어가 현재 등급을 보유한 건설사 대부분은 안정적인 업체로 보면 된다. 부동산 경기 악화에도 당장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이유다"고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시공능력 상위 20~50위권인 중견 건설사들은 주의할 대상으로 꼽힌다. 대부분 주택 전문 건설사들로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노 팀장은 "대부분 중견 건설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주택에 쏠려 있다. 이들은 워크아웃에 들어갔거나, 안 들어갔거나 모두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워크아웃 건설사들이 자금조달 연장 압박이 없다는 점에서 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세계 경기 나빠지면 건설사는 설상가상국내 건설사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실적이 나빠지고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등 이중고를 겪어왔다. 그나마 대형 건설사들은 국외건설 수주로 침체기를 버텨왔지만, 이마저도 악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건설 수주는 계속해서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작년 말 기준 국내 건설 수주액은 전년 대비 약 13%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줄었다.
게다가 국외 수주에서는 국내 건설사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외 수주 소식이 많이 들려오지만, 국내 업체 간에 저가 경쟁이 나타나는 점은 우려할만하다. 외국에 새로 진출하는 회사는 내세울 실적이 없어 저가로 도전하고 기존 건설사들도 국내 부진을 만회하고자 저가 수주전에 뛰어든다"며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세계 경기가 악화하면 국외 수주가 줄어 국내 건설사 간 출혈 경쟁은 더 심해질수 있다.
IBK증권 윤진일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 등 경기 우려가 확산하면 유가 하락으로 중동권의 수주가 위축되고 파이낸싱 어려움까지 겹치면 수주가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keunyoung@yna.co.krchhan@yna.co.krgatsby@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저>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한창헌 이유미 기자 = 건설사들의 곳간에 적색등이 켜진 것은 부동산시장의 장기 불황 때문이다.
지방에서 미분양이 속출하고 수도권에서는 집값 하락세가 뚜렷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세계 경제위기까지 겹쳐 국내 부동산경기가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상황이 됐다.
건설사들이 무너지면 금융기관이 보유 중인 채권이 부실화되면서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는 점에서 당국이 건설업계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 중견건설업체들도 위험워크아웃 기업이 아닌 중견 건설업체들도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급기야 중견건설업체들은 민간부문 매출을 줄이는 비상카드를 꺼냈다. 공공부문매출보다 위험하다는 판단에서다. 작년 말 현재 민간부문 매출은 1조9천991억원으로전년 말 2조3천45억원보다 감소했다. 2008년 말 2조812억원보다도 작은 규모다.
그럼에도, 위험노출자산이 늘어난 것은 주택경기 침체 등으로 민간사업 관련 자산의 회수가 지연된 탓이다.
더 큰 문제는 중견건설업체들이 위험자산에 대한 손실을 제대로 회계처리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한신정평가는 중견건설업체들이 부실을 제대로 반영한다면 부채비율이 작년 말 214.1%에서 286.2%로 급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부채비율은 리먼 사태가 발생했던 2008년 당시에 워크아웃기업들이 기록했던 부채비율(303.5%)과 비슷하다.
신용평가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거의 모든 건설사가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했다.
◇ 건설사들 신용평가시장서도 ''찬밥'' 신세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신용평가시장에서는 이미 수차례 옥석 가리기가 진행됐다.
현재 평가 대상자로 남은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우량한 기업들이다.
한국신용평가 노익호 건설팀장은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기업은 신용평가 시장에서 자동으로 퇴출당한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로만 40개 정도의 기업이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우량업체가 아니면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한다.
노 팀장은 "등급평가 의뢰가 들어오더라도 ''BBB-'' 미만이 될 만한 곳은 아예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우량 업체가 아니면 건설사들은 찬밥 신세가 된 지 오래됐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 선영귀 팀장은 "주택 전문 건설사들은 상당 부분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상태에 들어가 현재 등급을 보유한 건설사 대부분은 안정적인 업체로 보면 된다. 부동산 경기 악화에도 당장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이유다"고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시공능력 상위 20~50위권인 중견 건설사들은 주의할 대상으로 꼽힌다. 대부분 주택 전문 건설사들로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노 팀장은 "대부분 중견 건설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주택에 쏠려 있다. 이들은 워크아웃에 들어갔거나, 안 들어갔거나 모두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워크아웃 건설사들이 자금조달 연장 압박이 없다는 점에서 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세계 경기 나빠지면 건설사는 설상가상국내 건설사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실적이 나빠지고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등 이중고를 겪어왔다. 그나마 대형 건설사들은 국외건설 수주로 침체기를 버텨왔지만, 이마저도 악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건설 수주는 계속해서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작년 말 기준 국내 건설 수주액은 전년 대비 약 13%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줄었다.
게다가 국외 수주에서는 국내 건설사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외 수주 소식이 많이 들려오지만, 국내 업체 간에 저가 경쟁이 나타나는 점은 우려할만하다. 외국에 새로 진출하는 회사는 내세울 실적이 없어 저가로 도전하고 기존 건설사들도 국내 부진을 만회하고자 저가 수주전에 뛰어든다"며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세계 경기가 악화하면 국외 수주가 줄어 국내 건설사 간 출혈 경쟁은 더 심해질수 있다.
IBK증권 윤진일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 등 경기 우려가 확산하면 유가 하락으로 중동권의 수주가 위축되고 파이낸싱 어려움까지 겹치면 수주가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keunyoung@yna.co.krchhan@yna.co.krgatsby@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저>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