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지역복지네트워크로 복지사각지대 없앤다

지역내일 2011-08-30
"빨리 생을 마감하고 싶어요"
통장이 찾은 길동 80대 노인 갈 곳 없어
공적지원외 지역민간기업 연계방안 모색

"집주인이 4년간 월세도 안받고 살 수 있게 해줬는데 더 이상은 살 수가 없습니다. 비용이 지원되면 큰아들이 있는 고시원이라도 가겠습니다."

김 모(80)씨는 강동구 길동에 있는 한 연립주택의 옥상에 있는 옥탑방에서 6년째 홀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집주인이 더 이상은 봐 줄 수 없다며 오는 8월 말 집을 비우라고 요구하자 김씨는 동 직원이 방문했을 때 "빨리 생을 마감하고 싶다"며 이렇게 하소연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보증금 300만원에 월 20만원짜리 방이지만 사람이 사는 곳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정도로 비참했다. 바퀴벌레, 파리, 개미 등 벌레 투성인데다 청소를 안하고 햇빛도 들지 않아서인지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지난 겨울 수도 계량기가 추위에 동파됐지만 수리비가 없어서 수돗물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얼마 전까지 지냈다고 한다. 그동안 물은 인근 초등학교에서 길어 먹었다고 한다.

통장이 복지대상자 발굴 = 그의 한달 수입은 정부에서 저소득 노인들에게 지원하는 노령연금 9만1200원이 전부다. 이마저도 전과자인 큰 아들이 '신용불량자'여서 아버지 통장을 이용하는 바람에 한푼도 쓰지 못했다고 한다. 김 노인은 부양의무가 있는 아들이 둘이여서 기초생활수급자 대상도 안돼 노인복지시설 입소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월 25만원인 고시원비라도 지원되면 거처를 옮길 생각이다.

이처럼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김 노인을 찾아낸 것은 지난해까지 길동의 한 통장이었던 진 모(51)씨다. 김씨는 주소를 자신이 살고 있는 곳으로 옮겨놓지 않아서 동 주민센터에서도 확인할 수 없는 곳에서 살고 있었다. 진씨가 김씨를 찾아낸 것은 지난해 9월이었다. 강동구가 모든 통장들에게 요청해 어려운 이웃 발굴에 적극 나서면서다. 이른바 '동 중심 지역복지네트워크 조성 계획'이 그것이다.

이렇게 통장복지도우미들이 지역을 발로 뛰어다니며 발굴한 복지서비스 대상은 지난 5~6월 동안 191가구 309명이었다.

동장·직능단체원은 방문·사후관리 = 이들에게는 지속적으로 동장을 비롯한 주민센터 직원들이 주 2~3회 이상 정기적으로 방문해 상담과 지원방안을 마련해 조치하고 있다. 동 주민센터와 복지위원·주민자치위원회는 이렇게 발굴한 복지사각지대 주민들에게 지원방안과 실행방안을 마련해 공적지원 외에도 지역 민간기업과 연계해 지원해준다.

지원방안 고민 중 = 특히 강동구는 한국야쿠르트 천일점과 MOU를 체결해 통장이 발굴한 홀몸노인 53가구를 위해 야쿠르트 전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센터에서 추천한 노인들에게 야쿠르트를 매일 1회 방문해 전달하면서 안부를 확인하는 등 변동 사항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발굴된 가구 중 45가구는 공적지원 대상이며, 민간서비스를 연계해 지원해 준 가구도 132가구였고 사례관리와 기타 검토대상이 11가구이다.

현재 길동 주민센터는 김씨에 대한 지원방안을 고민 중이다. 1회성이긴 하지만 이웃돕기 성금 30만원, 적십자 일반구호 쌀 10kg 지원, 도시락 지원, 구호물품 연계 등을 찾고 있다. 또 서울시 특별구호 대상자로 선정되면 월 20만원씩 지원되는데 해당사항이 있는지, 차상위계층에 해당되는지 등등.

박종극 길동 동장은 "공적지원이 되는 복지대상자 외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위기가정을 찾기 위한 실질적인 복지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민·관 협력체계의 안전망을 구축했다"며 "체계적인 관리로 사람을 위한 지속가능한 행복공동체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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