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중 금남정맥의 끝부분에 위치한 계룡산은 845.1m의 천황봉을 중심으로 관음봉, 연천봉, 삼불봉 등 28개의 봉우리와 동학사계곡, 갑사계곡 등 7개소의 계곡으로 형성되어 있다. 자태와 경관이 매우 뛰어나 삼국시대에는 백제를 대표하는 산으로 널리 중국까지 알려졌으며, 통일신라시대와 조선시대에는 국가의 발전과 안녕을 비는 산신제를 올리던 영산이었다.
계룡산은 행정구역 상으로는 충청남도 공주시에 주로 위치하면서 일부가 대전광역시와 논산시, 계룡시에 위치하고 있다. 지리산에 이어 1968년 두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무학대사가 조선 태조 이성계와 도읍을 정하려고 이 지역을 답사하였을 때 산의 모습이 금닭이 알을 품는 형국이면서 용이 날아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이라 일컬어 계룡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동학사와 갑사, 신원사 등 고찰이 자리 잡고 있다.
●동학사와 남매탑
계룡산은 국가시설물 때문에 상봉인 천황봉에는 오를 수 없어 갑사와 동학사를 잇는 산행이 주를 이룬다. 동학산 입구에서 남매탑 방향으로 올라가 삼불봉을 경유하여 갑사로 내려가는 길은 빠르고 완만한 길로 4.7km에 3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동학사에서 은선폭포를 경유하여 관음봉을 오른 뒤 삼불봉으로 내려가 갑사로 향하면 5시간 정도 소요된다. 남매탑코스는 짧고 길이 평탄해 초보자와 가족들이 이용하기 좋고, 관음봉과 삼불봉 코스는 등산에 숙련된 산악인들에게 알맞다.
천년고찰 동학사는 신라 성덕왕 때 지은 사찰로 비구니 사찰이다. 동학사 옆에는 정몽주, 길재, 이색 등 고려 역대 충신들을 기리는 삼은각과 단종과 사육신, 생육신 등 충신 89위의 위패를 모신 숙모전이 있다. 숙모전은 김시습이 세조에게 죽임을 당한 사육신에 대한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동학사에서 남매탑까지는 등산로 정비가 잘 되어 있어 험한 구간은 없다. 길의 오르막이 거의 끝나는 지점 200미터 정도 남긴 곳에 남매탑이 서있다. 남매탑의 전설은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데, 옛날에 수도생활을 하고 있던 스님이 짐승 뼈가 목에 걸린 호랑이를 구해주었다고 한다. 호랑이는 은혜를 갚기 위해 규수를 물어다 주었고, 수도 중인 스님은 규수와 부부의 연이 아닌 오누이의 연을 맺고 수도에 정진하다가 한날한시에 열반에 들었다고 한다. 규수를 연상시키는 5층석탑은 여성스럽고 스님을 떠올리게 하는 7층석탑은 남성스러운 모습이다.
●갑사로 가는 길
남매탑을 지나 세 개의 봉우리가 부처의 형상 같아 이름을 지었다는 삼불봉에 오른다. 삼불봉 정상에 오르는 길은 돌계단으로 이루어져 힘들지만, 한눈에 들어오는 관음봉과 계룡산의 봉우리들의 장관에 산행의 피로를 잊는다. 계룡산 풍광의 백미 중 하나로 계룡산 2경이다. 동학사와 갑사계곡이 발아래로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삼불봉을 내려와 갑사로 가는 길에 만나는 금잔디 고개는 넓고 평평해 점심이나 간식을 먹으며 쉬어가기 좋다.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는다는 용문폭포를 지나 갑사로 가는 길은 계룡산 산길에서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통일신라시대 때 화엄종 10대 사찰 중 하나였을 정도로 융성했었던 갑사는 백제 구이신왕 때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되었다. 천년고찰의 웅장함을 체험할 수 있으며, 보물 제257호인 부도와 보물 제256호인 철당간 및 지주, 보물 제478호인 동종 등의 문화재가 있다. 세조가 1459년에 간행한 ‘월인석보’를 찍어낸 목판도 갑사에 소장되어 있다. 갑사는 가을 단풍이 특히 운치 있다. 10월이면 붉게 물드는 단풍과 고즈넉한 사찰의 모습은 등산객 뿐 아니라 일반 탐방객의 발길을 잡아끈다.
공주가 백제의 수도였던 만큼 계룡산 주변에는 국립공주박물관과 무녕왕릉, 공산성 등 볼거리와 문화유적이 많다. 무녕왕릉 출토 유물과 웅진시대 유물을 볼 수 있는 국립공주박물관은 특히 빼놓지 않고 들를 명소다. 박물관 앞에 현대조각공원처럼 꾸며놓은 야외전시장도 있어 가족나들이로도 제격이다.
도움말 : 공주시청, 산림청, 계룡산국립공원
문의 : 041-840-2114
홍순한 리포터 chahyang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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